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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동안 인터넷 언론에 꽤 글을 올리다가 두어달 정도 글을 올리지 않았었다. 개인적으로 공사다망하여 글을 쓸 여유가 나지 않았다. 좀 정리되면 써야지 하고 미루다 보니 훌쩍 두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꽤 오랜동안 글을 쓰지 않아서인지, 왜 글을 쓰지 않느냐는 우려의 메일을 몇 통 받았다. 나중에 보니 왜 글을 올리지 않는가 하는 문의도 몇 개 올라와 있었다. 그 중에 한 분의 메일은 기사를 중단하기 전 내 기사들에 따라붙던 안티 독자들의 비난에 상처를 입고 글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직접적인 질문이 들어있었다.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게 안티적인 한 독자가 이제 다시금 글을 쓰면서는 예전과 같은 '실수'는 하지말고 이러저러하게 쓰라는 충고를 올려놓았다. 그 의견을 읽으면서 사실을 밝혀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글을 한동안 쓰지 않은 이유는 오직 개인적으로 바빴던 것 외에 다른 이유는 없었음을 밝혔다.

언젠가 한번은 오마이뉴스의 의견 게시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사는 이야기 게시판에서 논쟁이 촉발된 것을 기화로 글을 쓰기로 했다. 아마도 오마이뉴스에서 가장 많고, 적극적인 안티 독자들을 가진 기자의 한 사람으로 이 이슈를 다루어보기에 충분한 경험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사실 기사 의견 게시판의 안티 독자들과 기자와의 대립 또는 논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 듯 하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겨우 반년 밖에 되지 않지만, 나뿐만 아니라 여러 기자들의 경우에서 이런 현상을 보았고, 현재도 진행중인 듯 하다.

이전에 내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대 양상에 대해 다른 기자가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당시 나 자신은 반박을 펴거나 해명을 할 생각이 그다지 없었다. 그저 다양한 독자들의 양상 정도로 간주하고 자유롭게 내버려두는 게 좋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심각도를 잘 못 느끼고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의견을 들어보거나 상황을 보면 많은 기자 및 독자들이 이런 안티 현상에 대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기사나 생각에 반대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일부 독자들의 반대 양상은 기형적 상태로 보인다.

그 기형적 상태에는 몇몇 양상이 있다. 우선 오마이뉴스 편집자와 기자와의 특별한 관계를 의심하는 것이다. 오마이 편집에서 선호하는 주제나 내용, 또는 기자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관계'를 가진 기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 지목받는 나도 생나무로 그쳐 버린 기사가 있고, 서브 또는 메인으로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온 기사도 있고, 내가 생각한 중요도와는 달리 잉걸에 그친 기사들도 있는 걸 보면 다른 기자들의 경우도 특별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 특별한 관계, 혹은 선호도가 형성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오마이뉴스에 실망했다 내지는 당장 바꾸라는 항의를 하는 독자들이 있다.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고 접속하는 공공언론에 개인의 호불호를 가지고 자신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해야만 한다는 놀라운 자의성이 발휘된다.

반대와 비판을 표현하는 걸 넘어서 자신들의 의견이 전적으로 옳다고 믿는 독자들 중에는, 자신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다른 독자들의 의견을 용납하지 못한다. 또한 용납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쓴 독자가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일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경우도 있다.

사실 독자들의 안티 양상 중에 가장 충격적인 모습이 바로 이것이었다. 사는 이야기 게시판에 온건하고 따뜻한 내용의 기사를 주로 쓰던 한 기자가 이런 의심을 집요하게 받았다. 물론 나도 이런 의심을 받았지만 신경쓰지 않았는데, 그 기자의 경우에는 상당히 충격이 컸었던 모양이다.

그 기자는 기사라는 공식적 글과 자신의 신분을 드러낸 채로 반대하는 독자들을 비판하는 의견을 올린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반대 의견을 올렸던 한 독자는 자신의 정체는 밝히지도 않은 채 자신에게 반대를 편 사람이 그 기자임이 분명하다고 부득부득 우겼다. 어떤 증거를 들이밀어도 믿지 않을 확신에 찬 태도였다.

그 사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나처럼 개인적인 '바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되, 그 기자의 글을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그 기자는 대체로 무난한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내 기사들처럼 충분히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기사를 쓰는 기자도 아니었는데, 그런 의심과 비난을 받는 걸 보면서 예외가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과 안티 독자를 생산시키는 것이 기사의 내용만도 아니고, 기자의 태도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독자들조차 이상한 사람들로 몰아붙이며, 심지어는 반대하는 독자의견을 쓴 사람은 해당 기자이거나 기자의 인척이거나 혹은 잘 아는 사람들임에 분명하다는 확신을 가지는 안티 독자들을 보면 해명의 가능성은 더 이상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하늘이 알고, 땅이 알뿐이다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나또한 기사 의견 게시판에 의견을 쓰기도 했지만, 대체로는 거의 쓰질 않는다. 안티 독자들에게 반대 의견을 올리는 독자들이, 나 자신도 아니고, 내 인척도 아니고, 내 아는 사람들도 아니니 다른 기자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한 해명도 굳은 생각을 바꿀 수 없다.

안티독자들의 또 다른 집요함은 자신이 반대하는 기자의 글마다 쫓아다니며 반대와 비난을 퍼붓는 것이다. 그것이 해당 기사와 상관이 있는 내용이라면 모르겠으되, 기실은 당 기사와는 상관없이 이미 이전의 기사에서 형성된 반감을 바탕으로 비난을 퍼붓기 일쑤다.

특별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음모론과 기사를 옹호하는 의견을 올리는 사람은 기자나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기사의 내용에 상관없이 싫어하는 기자를 쫓아다니며 비난을 퍼붓는 것은 기형적 양상이라고 밖에는 보기가 어렵다.

최근에 나는 사는 이야기에 거의 기사를 올리지 않았다. 바쁘기도 했고, 특별히 올릴 소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시판 논쟁과 더불어 이러한 기형적 안티 독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몇몇 기자들을 보면서 한번쯤은 이 문제를 언급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느꼈다. 기사를 올리지 않아도 어디에서나 준비하고 있는 안티 독자들의 존재가 확인된 만큼 적절한 예가 고루 갖추어졌다는 생각이다.

모든 기사, 모든 글, 모든 생각에는 반대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반대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한 반대와 비판은 글이나 생각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내용이나 해당 사안에 대한 반대와 비판을 넘어서 오직 '싫음'을 이유로 비정상적인 비난과 곡해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의견 게시판의 한 주류로 형성된 이러한 경향에 대해 다같이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대략 세가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가장 직접적으로 모두가 볼 수 있는 것은 기사 의견 게시판이고, 두번 째는 광고원고료 클릭 회수로 이는 기자만이 알 수 있겠다. 그 다음은 독자들이 보내는 메일일 것이다.

어느 기사나 어느 기자에 대한 반대를 하는 독자들이 간과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그 기사에 대해 동조하거나 찬성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대나 비판의견에 의견추천을 한 독자들의 수 만큼, 그 기사에 대해 찬동의 입장으로 간주될 수 있는 광고클릭 수도 그 정도는 된다.

지난 6개월 정도의 경험으로 보건대, 적극반대와 적극 찬성의 수는 대략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다.
개별 기사마다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러나 적극 찬성의 경우나 적극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많은 대다수는 비판적 지지 혹은 비판적 반대들일 것이다.

내 경우로 보건대, 일반적으로 잉걸의 경우는 조회수가 수백회 정도이고, 서브의 경우는 수천회, 메인의 경우는 1만회를 넘어간다. 적극 찬성이나 반대의 경우는 많아도 100 명 이상을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중도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게시판을 도배하고, 반대 의견 동조자들을 모으고, 자신들의 의견밖에 기사의견 게시판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밖에 존재하고 있는 다른 독자들의 생각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당신에게 '쓰레기' 같은 기사가, 다른 사람에게는 정말 동조할 만한 '좋은 기사'일 수도 있다.

내게 안티 독자들의 적극성을 부채질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기자로서 받아들이고 수긍하지 않고, 독자와 똑같은 태도로 반발하고 대응한다는 '괘씸죄'이다. 다시 기사를 쓰면서 안티 독자에 대한 비판을 쓴 내 의견에 어느 독자는 방침을 바꾸었냐고 묻기도 했지만,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예전에도 지금도 기사의견 게시판은 기자와 독자 상호교류의 장이어야 하며, 기자가 독자이고, 독자가 기자인 오마이의 특성대로 상호 의견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독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가 있듯, 내가 내 생각대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내 권리이다.

최근에 나는 안티 독자들의 스타일을 흉내내어 비판과 비난을 올렸다. 그랬더니 바로 그 태도를 가지고 자질 논쟁이 벌어졌다. 해서 되는 사람 따로 있고, 해서 안되는 사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독자들 눈에 그 모습이 꼴불견으로 보이듯, 다른 사람들의 눈에 함부로 말을 하는 안티 독자들의 모습이 꼴불견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는 이야기 게시판에 좋은 기사들이 많이 올라온다. 하지만, 예전에 볼 수 있던 기자들이, 그들만이 가졌던 독특한 글들이 보이질 않는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예전에도 이런 일들 때문에 글을 중단한 기자들이 종종 있었다며, 왜들 그러는 지 모르겠다는 오마이의 오랜 독자라는 한 독자의 의견을 본 적이 있다.

다양한 생각, 다양한 기사를 보고 싶다. 나는 나의 안티 독자들에게 혹은 다른 기자의 안티 독자들에게 말한다. 좋으실 대로 의견을 말하시라. 그 또한 다양한 생각들의 중의 하나니.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의 취향이나 권리에 대해서도 인정을 하시라.

반대와 비판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토론이란 좋은 형태가 있다. 그것을 통해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펼 수가 있다. 동시에 토론은 상대에게도 자신처럼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가능할 것이다. 일방적인 원색적 비난,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 우리는 정치권에서 우리 사회에서 그런 모습을 질리도록 보아오지 않았는가?

상호비판과 상호주장을 인정하고, 토론의 범위를 넘어서는 불필요한 음해 행동들이 자제되길 희망한다. 그래서 다양한 기자들의 다양한 기사를 읽을 수 있고, 찬성과 반대, 다양한 비판으로 활기가 넘치는 기사의견 게시판을 기대한다. 두 번째는 광고원고료 클릭 회수로 이는 기자만이 알 수 있겠다. 그 다음은 독자들이 보내는 메일일 것이다.

활발한 비판이나 혹은 비난도 좋다. 하지만, 그런 견해만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하나 더 바란다면, 독자들이 의견을 올리는 만큼 기자도 의견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는 비판이나 비난을 해도 되고, 기자는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열린 언론에서 주장할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언론은 기존 언론과는 다른 다양한 가능성의 시도를 목표로 시작되었다. 개별 사안에 대해 독자들의 반응에 대한 반박 기사를 쓴 몇몇 기자들을 본 적이 있다. 그 기사에 대해 기자가 개인 해명을 위해 기사를 쓰느냐고 비판하는 독자들이 있었는데, 기사 게시판에 대한 것인 만큼, 또한 기존 언론에서는 할 수 없는 기자와 독자 상호 교류간의 문제를 다룬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기사 후기
 
언젠가 한번 쯤은 공론화하여 다루어보고 싶던 주제였습니다. 이 기사가 공식기사화 된다면 아마 다양한 찬반의 의견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정도의 역할에서 저는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지리한 게시판 의견표현에 관한 논쟁을 이로써 끝낼까 합니다. 이런 시도, 저런 대응 다 해보았고,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통해 제가 가진 생각들은 얼추 다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개별적 반박을 쓴 기자들의 기사도 몇번 올라 왔었고, 반대로 독자들의 의견이나 불만도 나름대로 포화상태에 이른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로 기사의견 게시판에 대한 정리가 한번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 개인적인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우선 제게 찬성과 격려, 혹은 지지를 보내주시는 독자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혹은 기사의견 게시판 등에 제 기사에 대한 칭찬과 지지를 보내주셨음에도 제대로 인사를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자기한테 찬성하는 사람한테만 좋은 태도를 보인다라고 할까봐서요. 칭찬해 주거나 동조해 주는 분들께 비판을 할 일이 있겠습니까, 비난을 할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편파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해서요. 앞으로도 감사의 말은 특별히 따로 전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제 문제점을 지적해 주시는 비판적 지지 및 비판적 반대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일단 제게 생각해 볼 꺼리와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감사를 드립니다. 비판적 지지의 경우에든, 비판적 반대의 경우에든 모든 경우가 제가 수용할 수 있거나 동감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게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제 글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번 생각할 꺼리가 되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제 칼럼의 인삿말에서 밝힌 것처럼, 저는 선생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정보의 제공자이거나 혹은 화두를 제공하는 사람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절대 선이나 절대 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물의 다양한 측면을 바라보고 사고하는 것. 이러한 토론이나 논쟁의 경우를 이끌어 가는 것은 모든 이들의 참여를 통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반응과 견해를 제공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적극적 반대자들에게 말씀드립니다. 화를 내실 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러분들과의 이런 저런 시도를 즐깁니다. 그를 통한 다양한 모습들을 봅니다. 다양함을 위해서는 반대라는 것도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이제 저는 제 의견과 주장을 거의 밝혔으니, 아마도 여러분들의 태도에 대한 논쟁을 더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제가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관계로 미리 올립니다. 만약 이 기사가 공식기사화 될 수 있다면, 화요일에 기사화 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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