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28 08:34최종 업데이트 23.09.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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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휴게소' 기자는 네이버 카페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자입니다. 20여 년에 걸쳐 휴게소의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였으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휴게소,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휴게소를 꿈꾸며 이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말]

수도권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자료사진. ⓒ 연합뉴스

 
우리는 비용을 내지 않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합니다. 주차장, 화장실, 음용수, 흡연 부스, 인터넷, 팩스, 쓰레기 처리까지... 휴게소가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는 많습니다.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까요? 국민이? 아닙니다. 통행료에서? 아닙니다. 도로공사에서? 아닙니다. 세금에서? 아닙니다.

그럼 누가 부담할까요? 소비자가 부담합니다. 휴게소에서 식사하고, 커피 마시고, 간식을 사 먹은 고객이 부담한 것입니다. 휴게소 입점 업체는 휴게소 이용 고객을 상대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휴게소 화장실, 쓰레기 처리 등 무료 서비스 비용을 댑니다. 휴게소는 공공 시설입니다. 공공 시설의 유지 관리비를 몇몇 소비자의 음식값으로 부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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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원인 외면한 언론 기사

추석이 다가오면서 언론이 휴게소 관련 기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음식 가격에 관한 것입니다. 슬금슬금 오른 물가를 말하기에 고속도로 휴게소는 최적입니다. 국민이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다 보니 들를 때마다 가격이 오르는 게 느껴지거든요.

언론은 휴게소 음식값을 낮추라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10% 이상씩 가격이 올랐다며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가 그 배후에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언론은 휴게소 음식값을 낮추라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10% 이상씩 가격이 올랐다며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가 그 배후에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 네이버 뉴스 캡처

 
도성회가 수의 계약으로 휴게소 운영을 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게 맞습니다. 문제는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도성회가 수차례 지적됐다는 것입니다. 즉, 이미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마치 새로 알게된 것처럼 "국민은 고물가로 고통받고 있는데, 공기업 직원들에 대한 특혜가 웬말이냐?"라는 식으로 기사를 내보냅니다. 재탕, 삼탕, 사탕, 해마다 찾아오는 각설이처럼 같은 기사의 반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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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지적이라면 개선될 수 있었겠죠. 문제는 틀린 지적이기 때문에 개선이 안 되는 것입니다. 도성회가 운영하는 휴게소는 불과 몇 곳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리법인이 수익을 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비싼 휴게소 물가는 도로공사의 비싼 임대료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세금으로 지어 놓은 휴게소 건물을 통해 막대한 임대료를 거두면서 휴게소 운영의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권한을 행사하는 도로공사를 빼고 언론은 도성회만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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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음식값이 비싸다며 비난을 받는 사람들은 현장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휴게소 직원들뿐입니다. 언론이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짚기를 촉구합니다.

[관련기사]
한밤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벌어진 일... 너무 무서워요 https://omn.kr/22h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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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해당 기사는 네이버 카페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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