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의 휴게소가 저녁 8시만 되면 편의점만 남기고 문을 닫고 있습니다.
K-휴게소
그 결과 전국 203개 휴게소의 인력 2만여 명 중 최소 30~50%가 휴게소를 떠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 와서 영업을 재개하려고 해도 그 직원들은 이미 다른 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휴게소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예측했다고 합니다. 원래 고속도로 휴게소는 인기없는 직장이라고 합니다.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짜고, 근무는 2교대로 힘들며, 민원과 점검이 많은 데다가 도로공사의 간섭과 통제도 심합니다. 게다가 출퇴근 불편함과 주말·공휴일 근무까지. 그래서 항상 인력이 부족해 여름 성수기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없으면 영업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관련기사:
"고속도로 휴게소가 병원 응급실인가요?" http://omn.kr/1w9ib).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휴게소가 부담하는 공공서비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다양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4시간 영업부터 무료 주차장, 무료 화장실, 무료 쓰레기 처리, 무료 흡연실, 무료 쉼터, 무료 와이파이, 무료 차량 셀프 서비스, 무료 음용수, 무료 충전, 무료 팩스 등 거의 수십 가지에 이릅니다.
이 무료 서비스 비용은 휴게소 운영사가 부담해왔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휴게소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발생한 매출, 바로 고객 호주머니에서 부담한 것입니다.
이제까지 도로공사는 무료 서비스를 도로공사에서 제공한 것으로 홍보했고, 국민들도 고속도로 이용할 때 납부한 통행료로 휴게소를 운영한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매년 천억 원 이상의 임대료를 도로공사에 납부하고 있습니다.
▲2015-2019 휴게소 임대료 수익 현황
한국도로공사
즉, 도로공사는 운영권을 임대해 준 대가로 임대료도 챙기고 공공서비스 비용과 민원 처리까지 모두 휴게소에 떠넘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고속도로 휴게소가 코로나19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영업 중단부터 시작해 더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운영권을 반납하는 휴게소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간 영업이나 비용 부담이 큰 공공 서비스를 지속할 여력이 없어진 셈이죠(관련기사 :
최초의 상공형 휴게소, 내린천 휴게소의 비극 http://omn.kr/1y8cj).
도로공사는 휴게소에 전가한 공공서비스 비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른 체 하고 있습니다. 고작 야간 방범을 철저히 하고 24시간 영업을 재개하라는 공문뿐입니다.
휴게소 전문가들에 따르면 앞으로 수년 내에 고속도로 휴게소 중에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할 거라고 합니다. 이용객이 적은 야간 시간부터 영업을 멈추다가 무인 편의점, 무인 매장으로 변경된 후 결국 버티지 못하는 휴게소부터 문을 닫을 거라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여태 휴게소가 무료로 제공했던 공공 서비스는 끝나는 것입니다. 밤에 무서운 미국의 휴게소가 더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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