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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2.28 정욱식(cnpk)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유

    트럼프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합의문 서명 및 발표에 실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트럼프가 바(bar)를 올린 것이다. 그는 합의문 초안이 있었고 여기에 서명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도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 내용을 살피면서 욕심을 키운 것 같다.
     
    또 하나는 북미간의 입장 차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는 밝혔지만, 자신은 추가적인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영변 이외의 우라늄 농축 시설과 기타 시설(핵탄두 제조 시설 등을 의미한 것 같음)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김정은이 “그건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김정은이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고, 이를 수용할 수 없어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폼페이오는 핵 신고 문제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19.02.28 17:24
  • 19.02.28 정욱식(cnpk)

    트럼프의 ‘all or nothing’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도달에 실패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다. 추측컨대, 협상장의 문을 박차고 나간 쪽은 트럼프인 것 같다. 마이클 코언이 워싱턴에서 ‘말폭탄’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핵폐기’와 관련해 확실한 합의를 받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본인의 기대에 못 미치는 졸속 합의를 하느니 아예 합의 자체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미국 언론과 민주당은 트럼프가 코언의 충격적인 증언을 덮기 위해 김정은에게 크게 양보하고 크게 성공했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었다. 결국 트럼프는 전부(all)를 얻지 못하느니 결렬(nothing)을 선택한 것 같다.
     
    ※ 제가 앞선 글들에서 기대 섞인 낙관론을 폈는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습니다. 섣부른 분석과 전망으로 혼선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19.02.28 16:14
  • 19.02.28 정욱식(cnpk)

    김정은의 '변증법적 비핵화'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비핵화 의지가 없었다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비핵화의 조건과 환경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하면, 언젠가(내년 쯤?) 이렇게 선언할 것이다.
     
    “70년 조미(북미) 대결의 위대한 승리(적대관계에서 평화관계로의 전환)를 가져온 국가 핵무력의 역사적 소임은 이것으로 끝났다. 이제 국가 핵무력의 완전한 폐기를 엄숙히 선포한다.”
     
    이 말은 곧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해 “핵무력 건설”을 완성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안 될 것이다. 나는 이를 ‘변증법적 비핵화’로 설명한다. 김정은이 애초부터 이를 마음먹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김정은에게 ‘정(正)’은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이 물려준 선군정치였다. 그리고 “국가 핵무력 건설”을 통해 선군정치를 완성하고 선군정치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한다. 동시에 “국가 핵무력 완성” 덕분에 ‘반(反)’의 시대를 열었다고 주장한다. ‘반’은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으로 대표되는 ‘대담판’이다. 그리고 이러한 ‘반’이 성공하고 합의 사항들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면 ‘합(合)’의 시대를 열 수 있게 된다. ‘가난한 핵보유국’에서 ‘부유하고 안전한 비핵국가’로 말이다.
     
    이러한 해석을 담은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 <한겨레21>에서 볼 수 있다.
     
      19.02.28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