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유리 상자에 갇혀 하루하루를 보내던 꼬마 무당벌레 '루비'는 TV를 통해 곤충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황금계곡' 전설을 접한다. 우연히 실험실에 온 물잠자리 '빅 워터'가 황금계곡을 가보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루비는 용기를 내어 유리 상자를 탈출한다. 그러나 황금계곡에 가본 적이 있다는 빅 워터의 말은 거짓으로 밝혀진다. 루비는 희망을 잃지 않고 황금계곡을 찾는 여정에 오른다.

<벅스 프렌즈>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른 중국에서 제작한 CG 애니메이션이다. <벅스 프렌즈>의 중국 원제는 '풍뎅이'를 의미하는 '금구자(金龟子)'이고 영어 제목은 '무당벌레'를 뜻하는 'The Ladybug'다. 우리나라에선 '우정'을 강조하는 영화 내용에 주목하여 <벅스 프렌즈>로 붙여졌다.

연출을 맡은 딩 스 감독은 전설의 황금계곡을 찾기 위해 힘들고 위험한 여행을 떠난 무당벌레 루비의 모험담 속에 자신이 생각한 '꿈'에 대한 가치관을 반영했다고 말한다. 루비는 황금계곡으로 향한 여정에서 다양한 장애물도 마주한다. 루비는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귀여운 캐릭터에 다채로운 액션까지 볼거리 풍성


황금계곡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루비는 소똥구리, 코끼리 벌레, 매미, 바퀴벌레, 말벌, 송충이, 먹보 집게발 벌레, 거미, 호랑이 벌레, 나방, 하늘소 등을 만난다. 이들은 황금계곡을 찾는 루비를 의심 어린 시각으로 바라본다.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곤충도 있다. 개구리를 만났을 땐 위험에 빠진다. 그러나 루비의 따뜻한 심성과 강한 용기에 감동하여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된다.

<벅스 프렌즈>는 곤충을 다룬 애니메이션답게 각양각색의 외형과 성격을 지닌 곤충들이 등장한다. 제작진은 실제 곤충의 생김새와 움직임을 관찰한 다음 캐릭터의 고유한 개성으로 만들었다. 단연 눈에 띄는 캐릭터는 루비다. 무당벌레의 특징인 점이 박힌 날개와 더듬이에 귀여운 바가지 머리, 호기심으로 가득한 동그란 눈, 감정을 드러내는 눈썹을 더해진 루비는 치명적인 귀여움을 발산한다.

<벅스 프렌즈>은 볼거리가 많다.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도로 위의 탈출 장면, 굶주린 개구리를 잡힌 친구를 구하는 구출 장면, 말벌 병사들에 쫓기는 도주 장면, 곤충을 잡아먹는 도마뱀 티렉스에 맞서는 전투 장면 등 영화는 다채로운 액션 장면을 펼친다.

액션이 전부는 아니다. 숲속에서 곤충들이 어울려 흥겹게 파티를 벌이는 장면에선 춤과 노래가 곁들여졌다. 스스로 '고독한 비행사'를 자처하는 바퀴벌레는 황당한 퍼포먼스로 재미를 선사한다. 느릿느릿한 코끼리 벌레는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드러난다.

분명한 메시지, 잘 만든 어린이 영화


<벅스 프렌즈>는 곤충의 눈높이에서 인간과 자연을 바라본다. 제작진은 곤충의 관점을 최대한 살리고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작은 디테일을 표현하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제작진의 노력은 곤충들이 '꼬마 거인'이라 부르는 소년의 집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딩 스 감독은 <벅스 프렌즈>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우리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루비는 황금계곡을 꿈꾸며 유리 상자 바깥으로 날아오른다. 자유를 의미하는 루비의 여정엔 "꿈을 향해 용감하게 전진!" 같은 내일을 이야기하는 대사가 함께한다.

때론 "포기해. 현실을 받아들여"란 속삭임도 들린다. 루비와 친구들은 "이전에는 위험한 순간이 올 때마다 피하고 숨었는데 이젠 다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며 거부한다. 꿈과 희망, 우정과 용기, 모험과 교훈이 골고루 담겨 있는 <벅스 프렌즈>는 어린이를 위한 영화로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덤으로 너무너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