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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선 다음 카카오 이사(왼쪽)와 윤영찬 네이버 이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고 있다.
 이병선 다음 카카오 이사(왼쪽)와 윤영찬 네이버 이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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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살아남았다."

지난 9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묻히긴 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쪽 증인들도 여당 의원들에게 '온라인 독점'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의 '포털 길들이기' 성격이 강했지만 아픈 구석도 없지 않았다.

특히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구글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게 하고 로봇, 우주로 사업을 확장해서 IT(정보기술)기업"이라면서 "네이버는 세종대왕이 한글 만들어 우리나라 사람이 한글 쓰니 살아남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진출 위해 합병? 국내 시장만 확장

모바일 메신저 1위 카카오와 포털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즈 합병으로 카카오(옛 다음카카오)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았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합병 선언 당시 글로벌 진출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지만 지난 1년 글로벌 진출은 지지부진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최근 자신이 키운 게임 개발 업체의 해외 진출 실패 사례를 털어놓으면서 중국 3대 IT 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약진에 두려움을 나타냈을 정도다.

카카오톡 전 세계 가입자는 2억 명에 달하지만 실질적인 지표인 '월간 이용자수(MAU)'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5천 만 명을 정점으로 올해는 4800만 명 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국내 월간 이용자 수만 꾸준히 늘어 지난 2분기 3800만 명에 이른다. 합병 당시 IT 전문가들도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의문을 던졌다(관련기사: "다음카카오, '라인' 넘어야 구글-페이스북 보인다" ).

다음카카오는 23일 사명을 카카오로 바꾸고 새 로고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이후 로고 변화.
 다음카카오는 23일 사명을 카카오로 바꾸고 새 로고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이후 로고 변화.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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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외국 진출이 벽에 부딪히자 국내로 더 눈을 돌리고 있다. '카카오택시'를 비롯한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사업) 영역이나 카카오페이, 인터넷전문은행 같은 금융 영역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이날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국내 1위 은행인 KB국민은행을 비롯해 한국투자금융지주,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텐센트 등 11개 업체가 참여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현재 네 군데 컨소시엄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자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톡 가입자에 기반한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 안착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1년 만에 이용자가 500만 명을 돌파했고 결제건수도 1000만 건에 이른다. 카드 사용자 2천만 명 가운데 1/4이 카카오페이를 쓰고 있다는 의미다(관련기사: 카카오페이 1년에 500만명, 인터넷전문은행 성큼?). 다른 온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카카오의 경쟁력은 더 돋보인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매장. 카카오톡 온라인 캐릭터를 활용해 기존 제조업체들과 오프라인 상품을 만든 대표적 사례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매장. 카카오톡 온라인 캐릭터를 활용해 기존 제조업체들과 오프라인 상품을 만든 대표적 사례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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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대리운전-배달도 기존 사업자와 상생?

지난 3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도 6개월 만에 2천만 호출(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기존 콜택시 사업자 시장을 잠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규 이용자를 늘려 파이를 더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카카오의 O2O 서비스 확장력에 벌써부터 대리운전 업계와 배달 앱 사업자들도 긴장할 정도다(관련기사: '대박' 친 카카오택시... 진짜 노림수는 대리운전?).

하지만 이같은 카카오의 사업 확장은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과 독과점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기존 재벌 대기업의 문어발 사업 확장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각 온라인 사업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카카오는 늘 잠재적 경쟁자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카카오도 무작정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보다 기존 업계 강자와 손을 잡거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해 다음 합병이 대표적이고 올해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롤 인수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같은 사업 확장이 얼마나 시너지를 내고 있느냐는 다음 문제다.

김범수 의장이 한때 몸담았던 네이버도 포털이란 가두리 양식장에 정보를 가둬 '공룡 포털'이란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 결과 중소 온라인업체와 상생협약을 맺었고, 이후 '라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네이버도 여전히 많은 수익을 국내에 의존하고 있지만, 카카오로선 부러운 대목이다.

카카오가 정부나 정치권의 간섭이나 경쟁업체의 견제에서 벗어나는 길도 결국 '글로벌 진출'에 매진하겠다던 1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합병 1년을 앞두고 지난 9월 23일 공식 출범한 임지훈 대표 체제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큰 이유다(관련기사: 카카오 임지훈 체제 출범... '정부 간섭' 벗어날까).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카카오, #다음카카오, #임지훈, #네이버,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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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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