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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대표가 '다음카카오'로 합병을 선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다음카카오' 출범 선언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대표가 '다음카카오'로 합병을 선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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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합병이 대한민국 IT(정보기술) 최대 화두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와 포털 2위가 만나 단숨에 인터넷 업계 절대 강자인 네이버에 맞설 경쟁자로 떠오른 것이다. 과연 IT 전문가들은 다음카카오 출범의 의미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는 5월 30일 인터넷 포털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국내 IT 흐름을 계속 지켜보고 방향을 제시해온 '구루' 5명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질문은 크게 ▲ 다음카카오 합병 의미와 성공 가능성 ▲ 다음과 카카오가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 ▲ 김범수 카카오 의장 리더십 평가 ▲ 네이버와의 경쟁 구도 ▲ 5년 뒤 다음카카오의 위상과 IT 업계 경쟁구도 등 5가지였다.

이들은 다음-카카오 합병이 국내 IT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합병 시너지나 합병 성공 가능성 평가는 엇갈렸다. 또 앞으로 다음카카오를 실질적으로 이끌 김범수 카카오 의장 리더십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네이버나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강자와의 싸움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인터뷰 대상은 대표적인 'SNS 전문가'인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메디슨을 창업한 벤처 1세대인 이민화 KAIST 교수, 다음 글로벌센터장과 라이코스 CEO를 지낸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의사 출신 IT 전문가인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삼성전자와 다음에서 일했고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지낸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 등 5명이다.(가나다순)

"조용했던 한국 IT업계에 큰 활력... 글로벌은 한 발 늦어"

-다음카카오 합병의 의미와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강정수 :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은 하루가 멀다고 세상을 바꿀 것 같은 놀라운 걸 만드는데 한국 사회는 너무 조용했다. 그동안 혁신이 없었던 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국내 시장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이만큼만 해도 넘버원인데, 페이스북과 구글처럼 서로 엎치락뒤치락해야 혁신이 있는 거다. 다음 카카오 합병이 이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지난해까지 다음 내부에 뭘 해도 안 된다는 패배 의식이 강했는데 요즘 다음 사람들 만나면 생기가 돈다. 우리도 뭔가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줬다는 의미다. 글로벌로 가기 전에 국내에서 먼저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

카카오가 다음을 선택한 건, 카카오 뮤직 서비스가 실패하면서 관계망이 좋지 않으면 좋은 서비스가 안 나오고 카카오톡은 넘버원이지만 나머지는 안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줬기 때문이다. 카카오 뉴스 서비스도 이게 혁신이냐 싶을 정도로 정체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카카오가 하니 확실히 다른 뉴스, 음악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겠지만 시장이 이런 기대를 해줘야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거다."

이민화 : "네이버 독주를 견제해 경쟁을 통한 혁신과 M&A 활성화를 기대한다. 선순환 벤처 생태계에도 촉매제가 될 거다. 다음카카오의 성공 가능성을 묻기보다는 성공하게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가 중요하다. 우선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이번 합병은 비상장 기업의 우회상장 형태인데 금감원이 규제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은데 합병을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창업벤처를 인수할 때도 문어발이니 재벌 놀음이니 집중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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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합병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카카오는 세계 판도 변화 속에서 자금은 필요한데 기존 IPO(기업공개) 방식은 시간이 많이 걸렸고, 다음은 그동안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카카오가 가진 사용자 기반이 필요했다. 서로 이해와 요구가 맞아 떨어졌다.

앞으로 판도 변화는 예측할 수 없다. 지금 포털 구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포털 광고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카카오와 다음 합병은 기술 부분이 중요하다. 다음은 오픈소스 중심 플랫폼 사업을 해본 베테랑 기술자 많고 콘텐츠 계약도 대부분 갖고 있어 언제든 고객과 만날 자산이 있다. 하지만 다음이란 브랜드 파워가 약해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성공시키기 어려웠다.

카카오는 전 국민이 다 쓰는 1대 1 개인화 서비스인데 커뮤니케이션만으론 안 되고 플랫폼 전환이 필요했다. 처음 시도한 게 게임인데, 기존 기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콘텐츠라든지 무거운 서비스들이 쉽게 등장하는 플랫폼을 만들려면 지금 카카오 역량으로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다음이 잘 메울 것이다. 서로 완전히 못 가졌던 기술적, 비즈니스적 이점을 갖고 있다."

한상기: "그동안 IT업계에 대규모 인수합병이 없었는데 일단 시장에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좋다. 새로운 경쟁을 위해 힘을 합치고 전략적으로 큰 변화를 추구하는 게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좀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카카오톡이 한창 성장할 때 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양사가 성장의 한계를 느끼는 가운데 이뤄졌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움직여 잘 하려고 판을 뒤엎기보다, 그렇게 할 때까지 왔구나, 그 방법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고 1년 전에만 했어도 하는 아쉬움이 든다.

성공 가능성은 굉장히 불투명하게 봤다.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모바일 메신저 싸움은 글로벌에서 벌어지는데, 국내 시장이라도 지키겠다는 걸로 보인다. 카카오가 2년 전부터 해외 확장보다 옆으로 번지는 것 때문에 경쟁력을 상실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는데, 국내에 특화된 모델만 선보이면 모바일 시대 싸이월드처럼 해외 진출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겠지만 다음 콘텐츠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게 없어 다양한 시도들도 글로벌에서 먹히지 않게 될 것이다."

임정욱: "양사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다. 다음이 오랫동안 웹에서 노하우 있고 뉴스 노하우도 있는데 모바일 역량 부족하고 성공한 플랫폼 없었고 카카오도 성장 위해 할 일은 많은데 내부 자원과 경험있는 인력이 부족해 빨리 충원해서 가기가 쉽지 않았다. 다음 인력을 빨리 수혈하면 시너지 효과는 있을 거다.

성공을 정의하긴 어렵지만 두 기업의 기업가치가 지금 3-4조 원 정도인데 시가총액이 몇 년 안에 10조 원 이상 클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시가총액은 매출과 성장성을 다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음도 1조 원대에 정체돼 있었는데 비상장 카카오가 3-4조 원 가치가 얘기됐다. 주식시장에 데뷔하면 4-5조 원은 갈 거고 장기적으로 10조 원 이상 회사로 갈 수 있을 만한 매출 성장과 희망적인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 중요한 장애 요소는 결국 글로벌 시장이다. 카카오가 글로벌시장에서도 유명한데 한국 외에는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다. 내수 기업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한데 다음 합병으로 해외 역량을 얻을 수 없다는 게 숙제다."

"10-20대 공략할 서비스 내놔야... 유튜브와 동영상 콘텐츠 경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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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카카오가 합쳤을 때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가.
강정수 : "두 기업의 시너지는 다음의 콘텐츠 노하우 축적과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파워다. 문제는 다음 이용자들이 많이 고령화돼 30-40대 후반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메일 초기부터 다음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서비스가 진보하지 않아도 계속 이용한다. 대신 20대가 거의 방문하지 않는다. 20대들은 10대부터 네이버에 익숙하다. 카카오는 20대에게 게임하기 외에 앞으로 20년 동안 함께 할 서비스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국민 메신저'라고 해서 전 국민을 만족시키려 하기보다 10대와 20대 공략할 신선한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

10대, 20대 대상 서비스가 성공한다고 해도 결국 돈은 광고시장에서 나온다. 구글 매출 90%가 광고고 페이스북도 국내에서 1000억 원을 벌었다. 지금 인터넷 트래픽 70%는 모바일에서 나오는데 광고는 90%가 PC 시장에 쏠려있다. 언젠가는 모바일로 휙 갈거다. 다음 아담 서비스는 배너광고로 모바일 가려다 실패했다. '네이티브 광고'도 모바일 출구 전략 가운데 하나다. 기업이 광고로 소비자와 접점을 형성할 다양한 서비스를 내놔야한다.

카카오톡은 광고로 돈버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검색과 콘텐츠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10, 20대가 볼 콘텐츠가 뭔지 봐야 한다. 카톡 플러스친구 같은 경품 이벤트는 이미 싫증을 내고 있다.. 검색 광고 같은 지속 가능성을 보여 줘야 한다. 유튜브처럼 영상 세대를 장악할 필요도 있다. 다음카카오가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유튜브가 광고 파이를 너무 많이 가져가고 있다."

'SNS 전문가'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SNS 전문가'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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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 "다양한 시도는 있겠지만 두 회사에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만큼 새롭거나 파괴적인 게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 인수합병이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서비스 영역 확장이지 시너지가 아니다. 두 회사 경험과 인력에서 혁신적 아이디어가 이미 나왔다면 굳이 합병할 필요도 없이 협업이 가능했을 것이다. 오히려 합병을 통한 물리적 화학적 결합에 더 많은 시간을 뺏길 것이고 새로운 제휴협력 서비스가 나오기도 힘을 것이다. 결국 주변의 기대감에 따른 착시 효과로 주가가 올라가는 걸 노렸을 수도 있다." 

"김범수는 실리콘밸리 스타일... 다음 조직개편 불가피"

-김범수 카카오 의장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나. 과연 관료화된 것으로 알려진 다음 조직 장악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강정수: "김범수 의장은 다음 중간관리조직을 많이 쳐낼 것이다. 김 의장은 네이버에서도 팀제를 없앴다. 네이버나 다음도 자꾸 계파가 형성돼 줄서기 바쁘다 보니 혁신이 위로 안가고 관료화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IT 인맥 파벌이 강하다보니 카카오도 계파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김 의장도 일선에 있어 조직 개혁 필요성을 알고 있고 어떤 시기든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다음 직원들의 승진 욕구가 크기 때문에 중간관리조직을 쳐내도 큰 갈등은 없을 것이다."

정지훈: "김범수 의장은 NHN(현 네이버) 때도 그렇고 다른 인터넷기업 CEO에 비해 실리콘밸리 스타일에 가깝다. 대규모 인수합병처럼 과감한 결단을 내릴 줄 알고 빅딜을 하거나 경우에 따라 버릴 줄도 안다. 개인적으로 인터넷기업 CEO는 작은 서비스를 론칭하는 것보다 큰 이슈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김 의장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경우다."

<거의 모든 IT의 역사> <제4의 불> <아이패드 혁명> 등의 저자인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 교수
 <거의 모든 IT의 역사> <제4의 불> <아이패드 혁명> 등의 저자인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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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기: "다음이나 카카오 내부에서 기술적, 비즈니스 혁신 리더십을 갖고 끌고 갈 만한 사람이 안보인다. 다음 검색에서 중요한 인력은 거의 다 갔다. 다음에서 최근 2년 동안 나온 게 없고 다 정리했다. 김범수 의장이 훌륭하지만 한게임쪽을 주로 맡았지 포털이나 콘텐츠쪽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계속 끌고 갔지 포털 리더십을 준 적은 없다. 김범수 의장도 카카오톡 전에도 많은 서비스를 내놨지만 성공한 건 거의 없었다." 

임정욱: "네이버쪽에 물어보니 김범수 의장이 소통도 잘하고 리더십이 좋다고 하더라. 다만 회사가 제주, 판교, 서울로 쪼개져 있어 어떻게 시너지 낼 수 있게 조직운영을 할 것인가에 달렸다. 다만 두 회사가 모두 평등과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여서 잘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조직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

"포털 1, 2위 쉽게 바뀌지 않아... 글로벌 경쟁에선 라인 우세"

-앞으로 IT 업계에서 네이버와의 경쟁구도는 어떻게 예상하나.
정지훈: "당장 네이버와 포털 싸움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카카오도 유상증자도 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여러 자금을 당겨 과감한 인수 합병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진출도 그렇고 중장기적으로 내년 정도면 우리가 전혀 몰랐던 기발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도 있다.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그 자체도 의미가 있다. 이대로 있으면 네이버 판이 계속 커졌을 텐데 이번 사건으로 전반적으로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이용자들도 기대하고 있고 역량도 준비돼 있다." 

이민화: "경쟁이 없으면 네이버가 느슨해지고 관료화된다. '메기 이론'처럼 외부 경쟁이 있어야 조직이 혁신될 수 있다. 다음은 모바일 기반이 약하고 카카오는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해 합병 시너지가 나올 것이다. 네이버와 양대 체제로 가면서 서로 벤치마킹하면서 배워나갈 것이다. PC와 모바일이 섞이면서 다음 웹은 카카오는 모바일 서로 다르니까 '화이부동' 하는 거다."

한상기: "네이버 입장에서 다음카카오가 '메기' 역할을 할 거다. 누군가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쁠 게 없다. 네이버 경쟁 상대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지 다음은 신경 안 쓴다. 네이버 라인도 위챗 상대하지 카카오톡 신경 쓰겠나. 라인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별볼 일 없고 해외시장 신경쓰는 게 낫다. 다음 카카오 합병은 국내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인데, 라인 국내 사용자도 많이 늘고 있다. 카톡은 이미 정체됐고 뺏기는 것만 남은 상태다."

한상기 박사는 삼성전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NHN에서 일했으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한상기 박사는 삼성전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NHN에서 일했으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 소설컴퓨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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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완전히 새로운 게 나와서 성장시키기 어렵다. 카카오 플랫폼 위에서 더 성공 모델들을 나올 수 있느냐가 숙제다. 지금은 채팅만 하는 플랫폼이고 '게임하기'로 가능성 보여줬지만 사람들이 그 이상 다른 정보를 얻지는 않는다. 카카오가 과거 다음이나 네이버처럼 뉴스, 쇼핑, 금융 같은 정보를 얻는 포털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카카오페이지처럼 다 성공한 건 아니다. 오히려 네이버 라인이 일본에서 더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에선 라인에서 만화, 쇼핑 같은 포털 역할을 하고 기업들이 마케팅을 한다. 카톡이 국내에서 똑같이 성공해도 일본 라인 가치보다는 낮다. 결국 해외에서 뭔가 보여주지 않는다면 큰 가치는 안된다."


"국내 다음카카오-네이버 대 글로벌 페이스북-구글 4파전"

-앞으로 5년 정도 뒤 다음카카오 위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앞으로 IT업계 경쟁 구도 변화를 예측한다면.
강정수 : "업계 1, 2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IT업계도 R&D(연구개발) 투자와 외부기업 인수가 필요해 '규모의 경제'가 통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물인터넷 등으로 광고와 콘텐츠 시장이 팽창해 통신사업자나 해외 사업자도 다 들어올 것이다. 5년 뒤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는 업체가 득을 볼 것이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까지 4파전이 예상된다. 여기 새로운 친구는 스타트업(창업기업)보다는 기존 통신사나 자동차업체가 될 것이다.

우리 할아버지 세대는 모터가 있는 자동차, 드릴 같은 기계를 자랑했다면 아버지 세대는 칩이 들어간 TV, 라디오, 휴대폰 같은 기계를 세고, 우리 밑 세대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기계를 셀 것이다. 모든 게 인터넷으로 연결돼 다양한 콘텐츠 시장이 핵심이다. 우리는 영상 콘텐츠 진화가 안되고 웹툰 시장만 컸는데 앞으로 모든 건 영상으로 간다. 콘텐츠를 장악한 플랫폼이 간다. 그런 점에서 다음카카오는 장점이 있다."
    
정지훈: "인터넷기업에게 5년은 굉장히 멀다. 진짜 경쟁 상대는 아직 모르는 회사일 것다. 네이버도 라인이 뜨기 전에 몰락한다고 했다. 카카오 성공을 예측한 사람도 없었다. 옛날의 잣대로 전통적 기업 평가하듯 '잘 될 거야' 하는 게 무의미하다. 인터넷기업은 혁신이 핵심이다 얼마나 과감하게 결단해서 밀고 나가느냐. 실패를 받아들이며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한상기 : "지금 모바일 메시징 시장은 2007년 SNS 시장 같다. 그때 각 지역 별로 강한 플레이어가 있었는데 2010년 이후 페이스북으로 정리됐다. 모바일 메시징도 앞으로 지역별 강자들이 통합돼 페이스북-왓츠앱 그룹과 라인, 위챗만 남을 것 같다. 나머지는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가 될 거다. 가입자 수보다 하루에 얼마나 쓰는가가 중요한데 왓츠앱은 실사용자만 4억 명이고 생성하는 메시지 양도 경쟁 서비스의 10배 이상이다. 한국은 카카오톡이 먹고 있고 게임 플랫폼도 훌륭하지만 위챗이나 라인도 이미 비슷한 모델을 채용했다. 반면 카톡은 글로벌 사용자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2월 카카오 대표가 스페인 MWC에서 내년 5월에 상장해 시가총액 5-6조 원대를 예상했는데 불과 몇 개월만에 2조원 대에 우회 상장을 했다. 불과 4-5개월을 내다보지 못했다는 건 IPO 추진이 벽에 부딪혔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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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다음카카오가 꼭 성공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네이버 일변도가 문제라고 얘기하는데, 네이버가 세졌다기보다는 다음이 약해진 것도 있다. 그 사이에 페이스북이 국내 시장에서 엄청 커졌다. 한국 웹시장에서 유튜브, 지메일 등 구글 서비스도 안드로이드 보급과 함께 편하게 쓰는 상황이 됐다. 해외 세력에 맞서 국내 세력이 이겨야 한다기보다 건전한 균형이 필요하다. 서로 강점이 있어 지역 플랫폼이 충분히 잘해주면 해외세력을 견제할 수도 있다.

갈수록 국경과 언어장벽이 없어지는데 우리 기업도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다음과 카카오가 둘이 떨어져선 힘든 상황이었다. 자금도 리소스, 인력 등이 해외 신경쓸만한 여력이 없었는데 몸을 합쳐 조직이 안정되면 제대로 해외 공략하고 성공할 것이다."


태그:#다음카카오, #네이버, #라인, #구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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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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