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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영 자문업체인 '맥킨지 컨설팅' 김주완 파트너가 22일 오전 서울 삼성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지속가능성'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자문업체인 '맥킨지 컨설팅' 김주완 파트너가 22일 오전 서울 삼성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지속가능성'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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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는 1년, O2O 산업은 2년 중국이 앞서 있다."(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중국에선 한국 벤처 투자 시장이 3~5년 뒤졌다고 본다."(김주완 맥킨지 컨설팅 파트너)

'스타트업(창업)' 생태계에서 중국의 약진이 화두다. 그 선두에는 이른바 'BAT'라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대륙의 실수' 샤오미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창업가'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조차 이들의 속도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김 의장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린 중앙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국내에서 게임회사를 키워 해외 진출을 준비하다 중국 기업이 그 분야에 거대 자본을 투자해 물거품이 된 사례를 털어놨다.

김 의장은 "어떤 새로운 조짐에 기회를 먼저 느꼈는데 이번처럼 공포감을 느낀 건 처음"이라면서 "엄청난 해일이 조만간 대한민국을 덮칠 것"이라고 중국 IT 산업의 약진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범수 의장 "핀테크 1년, O2O는 2년 중국이 앞서"

국가대표 IT 기업인 다음카카오도 이 정도인데 일반 스타트업 생태계 종사자들이 실감하는 위기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영 자문업체인 '맥킨지 컨설팅' 김주완 파트너는 22일 오전 서울 삼성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지속가능성' 토론회에서 "중국 쪽에선 (벤처 투자 시장에서) 한국이 3~5년 정도 뒤졌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제 실리콘밸리도 요소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새 사업모델은 중국이 끌고 갈 거란 얘기가 나오는데 우린 기회를 놓치고 후발주자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맥킨지 컨설팅은 지난 3월 국내 벤처기업가, 벤처투자자 등 50여 명을 조사해 '벤처산업 선순환 구조 구축: 한국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속가능한 장기성장 경로 모색'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맥킨지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 벤처 창업 생태계의 문제점으로 ▲초기 스타트업에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엔젤 투자' 부족 ▲ M&A(기업 인수 합병), IPO(기업 공개: 증시 상장) 등 '투자금 환수(EXIT)' 시장 부족 ▲ 특정 분야 쏠림 현상 ▲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움 등을 꼽았다.

특히 맥킨지는 '투자금 환수'에 걸리는 오랜 기간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스타트업 투자 후 증시 상장이나 M&A까지 보통 5~6년 정도 걸리는 반면, 한국은 2배가 넘는 12년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벤처기업이 생존하려면 최소 12년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3~4년이면 충분하다.

김주완 파트너는 "중국엔 미국 유명 벤처캐피탈이 다 들어와 있고 (BAT, 샤오미 등) 토종 투자도 많다"면서 그 결과 중국에선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으로 모든 금융 거래가 가능할 정도로 '핀테크(IT와 금융을 결합)'와 'O2O'(오프라인-온라인 연결 사업)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범수 의장도 "3년 전부터 금융·결제에 관심을 갖고 은행, 신용카드와 2년 걸려 완성했는데 그 사이 중국은 '알리페이', '텐페이', 모바일 은행이 허용돼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핀테크' 시장은) 중국이 우리보다 1년 앞서 있고, 카카오택시 같은 O2O 분야는 2년 앞섰고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사 서비스 난립... 한국 창업자의 가장 큰 적은 다른 창업자"

'창조경제'를 앞세운 박근혜 정부의 창업 지원 영향으로 스타트업 숫자는 늘고 있지만 대부분 글로벌 진출보다 국내 시장에 머무는 데다, 특정 분야에 쏠려 '제살 깎아먹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맥킨지에서 지난해 벤처 창업가에게 국내 벤처 시장의 가장 큰 문제를 물었더니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78명)보다 '유사한 서비스 난립'(87명)을 더 많이 꼽았다. 이어 시장이 작아 성장 잠재력이 제한적(55명)이라거나, 대부분 분야에서 이미 지배적 사업자가 존재(44명)한다는 응답도 비슷한 맥락이었다(150명 응답. 1, 2차 선택 합계).

김주완 파트너는 "한국 창업자의 가장 큰 적은 다른 창업자"라면서 "한 분야에서 2, 3개 이상 주도 사업자가 나오기 어려워 그 분야에서 창업이 늘어나면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0년대 들어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 창업이 활발하지만 '카카오톡', '배달의 민족', '쿠팡' 같은 성공 사례가 등장한 뒤로 웬만한 사업은 선점이 끝난 상태라는 것이다.

구글에서 인수한 '태터앤컴퍼니' 창업자이자 엔젤투자자인 노정석 킵코 CSO(최고전략책임자)도 "한국 시장은 혼자 먹기엔 크지만 둘이 먹기에도 작은 규모여서 한 명만 '위너(승자)'고 나머지는 집에 가야 한다"면서 "엔젤투자자 입장에서 (초반에서 확실히 승자가 되거나, 우리가 앞서는 분야에서 중국 등에 나가 성공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투자하기 좋은 회사 숫자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고급 인재가 창업보다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것도 문제다. 맥킨지는 한국과 미국 창업자들의 최종 학력을 비교했더니 미국은 석·박사급이 40%인 반면, 한국은 18%에 그쳤다고 밝혔다.

김주완 파트너는 "미국 명문대에 한국인 유학생이 중국, 인도 다음으로 많은데 정작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국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 "미국에선 창업을 못해 회사를 다니는데 한국인들은 학계나 대기업으로 가려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실제 창업에는 뜻이 없으면서 정부의 창업 지원금이나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노린 '상금 사냥꾼'만 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안창용 미래창조과학부 창조융합기획과장은 "(정부 창업 지원이) 준비 안 된 창업자를 양산하고 창업보다 당장 '스펙' 쌓으려고 모여 스터디하는 발 빠른 학생도 있다고 들었지만 그렇다고 창업 붐이 훼손돼선 안 된다"면서 "KAIST 석박사 가운데 창업 0.5%고 72% 취업하는 반면 미국 MIT는 80%가 창업하는 현실에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가 많이 들어오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창업가는 넘치는데 정작 엔지니어(기술 전문가) 등 특정 분야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정석 CSO는 "엔지니어가 부족할 뿐 나머지는 잉여(남아도는 상태)"라면서 "국내에는 뛰어난 창업가들이 너무 많아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해야 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김주완 파트너도 "지금까지 정부 정책이 많은 창업자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2단계로 이들 창업기업이 1~3년 뒤에도 살아남게 만드는 성숙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파트너는 "한국에서 벤처 투자가 잘 안 되면 해외에 문을 열어 외국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탈이 한국 벤처에 투자해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국내 창업가들도 한국 시장만 아니라 동남아, 중국, 나아가 미국까지 글로벌 시각을 갖고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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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미디어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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