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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취한 지 1년째 되어가는 대학생. 학교 근처 1평 남짓한 고시텔마저 40만 원을 웃도는 수준이기에, 원룸 월세조차도 저렴하지 않다. 부모님께서 보태주시는 생활비는 점점 받기가 미안해지지만, 학업을 병행하며 월세를 충당할 만한 생활비를 벌기란 쉽지 않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받는 30만 원의 수입. 한 달 동안 손꼽아 기다리지만,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의 지출이 시작된다. 교통비와 통신비가 빠져나가고, 전기요금과 가스비가 빠져나간다. 혼자 살다보니 잘 챙겨먹는 것도 쉽지 않다. 집에서 해먹기가 애매하여 밖에서 사 먹는 일이 잦았는데, 지난 4월 지출 가운데 식비가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한 끼 밥값도 만 원이 넘기에, 학교 식당이나 학교 근처의 저렴한 컵밥집을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가기도 하였다. 그것마저도 정상적이지 않았는지 오랜만에 사람을을 만날 때마다 말라간다는 소리를 듣는다. 본의 아니게 다이어트 하는 여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하여 지출을 아끼고자 미니밥솥을 사서 밥을 해먹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요리가 서투르다. 기본적인 것만 할 줄 알아서 그런지 계란, 햄... 뭐든지 구워 먹는 것만 가능하다. 간을 맞추거나 육수를 내야 하는 요리들. 예를 들면 된장찌개 같은 음식을 엄두를 못낸다. 간혹 이런 나에게 반찬을 챙겨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밖에서 먹는 식비를 줄이고 집에서 밥을 해먹으며 돈을 아꼈는데, 이것마저 충분하지 않으니 건강이 악화됨을 조금씩 느낀다. 더욱이 시험기간에는 밤을 새워 공부를 하다보니 무리가 온다.

급기야 의사선생님에게 '잠을 자라'는 특명을 받았다. 행복한 처방전이다. 잠을 자라니! 전 많이 자긴 하지만 늘 피곤하긴 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자도 자도 피곤한 이유는 그동안 몸이 무리를 하여 많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규칙적으로 일찍 자는 것이 아니라 늦게 기절하듯이 자는 잠은 아무리 많은 시간을 자더라도 효율적이지 않나 보다.

고단백질 음식을 먹고 기말고사가 끝난 뒤 2주 동안은 실컷 자란다. 그 뒤부터 운동을 시작하라고 하신다. 이제껏 늘 자격증, 토익, 시험준비다 뭐다 스트레스 받고 몸도 마음도 빠듯하게 살아와서 그런지 건강도 나빠지고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도 사라져서 약해져만 갔는데, 건강이 제일이구나 싶다. 그래서 이번 달 지출은 고단백식이를 위한 데 썼다.

나처럼 서울에서 올라와 생활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물론 저마다 지출이 다르다. 용돈을 받거나, 스스로가 버는 것의 기간은 약 30일 마다이다. 하지만 허튼 데 쓰는 것 같지도 않은데, 돌아보면 통장 잔고가 비어있다. '아껴 써야지' 하고 마음 먹으면 꼭 큰 돈 나갈 일이 생긴다.

들어오는 건 한 달이 걸리는데 나가는 건 한순간이다. 아마 이것은 대학생이 아닌, 직장인이 되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대학생들, 자취생들 모두 쇼핑이나, 부수적인 지출은 조금 아끼더라도 다들 건강은 챙기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이팅!

나의 한 달 가계부
<수입>
5월 용돈 80만원
5월 아르바이트비 30만원

총계 : 110만원

<지출>
월세*관리비 580,000
헬스 40,000
통신비 59,096
식비 189,270
책값 21,000
교통비 29,905
쇼핑 25,390
학원비 200,000

덧붙이는 글 | 장그래 가계부 공모전



태그:#자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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