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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가계 수입과 가계 지출을 중심으로 재산의 증가와 감소를 일정한 형식에 맞추어서 회기 동안 기록하는 장부.

인터넷 검색창에서 '가계부'를 검색하면 위와 같이 정의되어 있다. 또한 수많은 가계부 양식들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까지. 가계부를 편히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Tool) 또한 수없이 검색되어 나온다. 서점을 가도 마찬가지인데 가계부와 관련된 책이 여러 권 나와 있다. 그만큼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가계부가 아주 중요한 수단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만큼 가계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던 나 역시 여러 번 가계부 쓰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매번 '귀차니즘'에 빠져 실패하기 일쑤였다. 카드 결제를 하면 날아오는 문자메시지를 자동으로 인식해 스마트폰 가계부에 입력되는 앱이 있을 정도로 '편한' 세상인데 월 수입, 현금으로 납부되는 세금이나 적금,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현금지출을 기록하기 귀찮아서 어물쩍 넘어가 버리는일이 다반사였다.

'ABC가계부'와 '저수지 통장' 부자되기의 시작

<젊은 부자>라는 책을 읽고 ABC 가계부를 엑셀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 ABC 가계부 <젊은 부자>라는 책을 읽고 ABC 가계부를 엑셀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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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에 오로지 '가계부'와 관련된 책도 여러권 읽었다. 하지만 책 읽는 동안에만 '우와~ 이런게 있구나' 하지, 책을 덮고 나면 여느 일상과 다름없이 가계부 쓰기는 나에게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그러던 내가 스스로 가계부 양식을 엑셀로 만들어 2개월째 써오고 있다. 돌이켜보면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는 충분한 생활비와 용돈을 쓰고도 저축할 돈이 남았다. 허리띠 졸라매고 살지 않아도 통장에는 계속 돈이 불어났기 때문에 큰 욕심이 없던 나는 가계부 쓰기가 절실하지 않았던 거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독립한 지 4개월째. 안정적인 월급이 사라진 나에게 있어 불필요한 지출은 '독'이 되고 있었고 그로인해 가계부의 필요성도 절실해졌다.

그렇게 쓰기 시작하게된 내 가계부의 이름은 'ABC 가계부'다. 예전에 읽었던 <젊은 부자>라는 책에서 배운 방법을 엑셀로 자동화 구현을 한 것이다. ABC 가계부를 쓰는 가장 큰 목적은 '불필요한 지출 줄이기'에 있다. 간단히 말해 내가 쓰는 돈에 등급을 매겨 기록한 다음 낮은 등급에 속하는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교통비, 식대, 세금 등과 같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출을 'A'등급, 학자금이나 자기계발비와 같이 쓰지 않아도 죽지는 않지만 필요한 지출을 'B'등급, 유흥비나 쇼핑, 과도한 외식 등 있으면 좋은 지출과 과태료나 연체료 등의 불필요한 지출을 'C'등급으로 분류하여 기록하는 것이다.

2~3개월간의 지출을 기록해보면 내가 쓴 지출중에 '꼭 필요한' 적정 생활비가 얼마인지 알 수 있다. A와 B등급으로 기록된 지출이 내게 꼭 필요한 적정 생활비다. 그렇다고 'C'등급의 지출을 아예 없이 살기는 힘들 테니 지출한 기록을 보면서 '용돈' 개념으로 적당히 충당하면 된다. 그러면 C등급에서 줄인 지출은 고스란히 '추가저축'을 할 수 있는 금액이 된다.

하루만 넣어도 이자가 붙는 CMA 통장의 종류
▲ CMA 통장 종류 하루만 넣어도 이자가 붙는 CMA 통장의 종류
ⓒ 얼마니의 머니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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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가계부를 잘 활용하면 내게 맞는 적정 생활비를 잘못 파악해 넣던 적금을 '깨는' 일은 없어진다. 그리고 돈을 쓸 때도 정해진 '등급'을 생각하게 되니 아무래도 불필요한 지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마련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안정장치'를 만들자면 <이상한 가계부>라는 책에서 제일 먼저 시행하라고 말하는 '저수지 통장' 만들기다. 사람이 살다보면 '급한 돈'이 필요하게 마련인데 그럴 때 여유자금이 없으면 넣던 적금을 깨야 한다. 그런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2~3개월치 생활비를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한 CMA계좌 등에 모아 둔다. 급한 돈이 필요할 때 저수지 통장에서 꺼내쓰고 조금씩 모아 채워넣는 식으로 운영하면 된다.

나의 생활패턴이 녹아든 일기장 같은 가계부

ABC 가계부를 2개월 동안 착실하게 써왔다. 직장을 다닐 때 양식을 만들어 놔 수입도 A, B, C등급으로 구분을 해뒀었다. 안정적인 월급 수입을 'A'로 기타 비 고정적인 수당을 'B'로 혹시 모를 부업이나 기타 소득을 'C'로 말이다. 그런데 지금 독립을 해서 수입을 기록 하다보니 'A'가 없다. 지출 줄이기에 치중하느라 편의상 모든 수입을 'A'로 표기했지만 독립을 해 프리랜서로 활동중인 나의 수입은 모두 'B' 아니면 'C'다. 예전엔 몰랐던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느껴가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그동안 고생한 나에 대한 보상으로 내킬 때마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다. 물론 그 여행으로 인해 더 큰 세상을 보고 배운점들이 많았지만 덕분에 내 가계부에 붉은색 글씨로 '낭비되는 지출'이라고 기재된 금액이 커졌다.

독립을 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진 않았다.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일들이 더 많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일단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하지만 현재 나의 수입은 기존에 받던 내 월급의 반도 안 된다. 물론 직장을 나가지 않음으로 인해서 줄어든 비용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계부로 돌아본 나의 생활 패턴엔 아직도 버려야 할 습관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제는 나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진정으로 '와신상담' 해야 할 때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 멀리 뛰기 위해 움츠러 들어야 한다. 그러기에 이 ABC 가계부는 돈의 흐름뿐만이 아닌 나의 모든 생활패턴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나의 '일기장'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ABC 가계부와 함께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덧붙이는 글 | 장그래 가계부 기사 공모



태그:#재테크, #절약, #가계부, #CMA,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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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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