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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 가계부를 적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옷이나 가방을 살 때 나는 평생교육원에서 꽃꽂이, 서예, 보리줄기공예, 중국어를 배웠다. 수영을 배우고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해서 주말마다 자전거를 탔다. 회사 산악회에 가입해서 한 달에 한 번씩 산을 오르며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 버렸다. 수입의 80%는 무조건 저축을 하고 나머지로 생활을 했다. 회사 기숙사에서 지냈기 때문에 생활비는 거의 들지 않았다.

1999년 결혼을 해서 아이 셋을 낳았다. 결혼해서 계속 맞벌이를 하면서 수입의 60% 이상은 무조건 저축을 했다. 빚은 절대 지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다. 20년 가까이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이 이제는 몸에 배여 힘들지 않다. 물건을 사는 즐거움보다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면 더 기분이 좋다.

2007년 구미에서 아파트를 분양 받아 6년 동안 살았다. 남편이 속한 회사의 부서가 구미에서 파주로 이동하면서 아파트를 팔고 지금은 일산에서 2억8000만 원 아파트 전세에 살고 있다. 지금처럼 집값이 계속 높으면 집을 사지 않을 계획이다.

"우리집 가계부를 공개한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기 때문에 땅은 농사를 짓는 것이라 생각하고 투기나 투자의 개념으로 부동산을 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집 현금 흐름은 부동산은 아파트 전세금 외에는 없다. 그 외에는 정기예금, 펀드, ELS에 들어 있다.

중학생인 아이들은 학원에 가지 않고 통기타와 수영을 배우고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다. 사교육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보험은 실비로 가입하여 5인 가족이 월 40만7530원이다. 보험은 중간에 해약을 하면 손해가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가입을 하고 해약을 하기보다 보장내용이나 납입보험금을 조정한다.

외식보다는 집에서 거의 만들어 먹고 마트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수퍼를 주로 이용한다.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재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분리수거를 해서 한 달에 20리터 쓰레기봉투 1장이면 충분하다. 빨래는 모아서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기 대신 물걸레로 닦는다. 에어컨은 아예 사지 않았고 선풍기 3대로 여름을 보낸다.

8년 전부터 TV를 없애고 라디오로 세상 소식을 듣는다. 한 달 전기료는 1만5000원을 넘지 않는다. 카드 대신 현금으로 결제하고 부득이할 경우 체크카드를 사용한다. 비상자금은 CMA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고 정기예금을 도중에 해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1996년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 가계부를 적기 시작했다.
 1996년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 가계부를 적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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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을 하다보면 소소하게 소액으로 지출하는 것이 많은데 작은 돈이 모이면 꽤 큰 금액이 된다. 작은 것을 아껴야 돈이 모인다. 우리 집에서는 동전 모으는 저금통이 있어 동전 하나도 귀하게 다룬다. 아이들에게 돈을 아껴 쓰라 말하지 않아도 물건을 아껴 쓰고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는 빼둔다. 불도 잘 끈다. 학용품에 이름을 써서 잃어버리지 않고 자기 물건도 잘 챙긴다.

남편과 가정 경제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에게도 우리집 재정 상태에 대해 알려준다.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남편과 상의해서 결정한다. 고위험고수익상품보다는 은행예금보다 조금 더 수익이 나는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단기(5년 미만), 중기(5~10년), 장기(10년 이상) 상품에 이름표를 달아서 가입했다. 단기는 종잣돈 마련, 중기는 자녀대학교육비 마련, 장기는 노후대비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집값과 대학등록금, 사교육비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높아 서민 가정을 힘들게 한다. 건강보험은 병원비 할인 정도의 금액밖에 되지 않아 개인보험을 따로 가입해야 하고 국민연금으로는 노후대비에 충분하지 않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높고 노인 자살율도 증가하고 있다. 각자 알아서 노후대비를 하고 살 길을 찾아야 한다. 행복지수도 낮아 마음이 힘든 사람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은 일을 하고도 차별을 받고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갑의 횡포에 을은 눈물 짓는다. 소득격차는 날로 심해져서 부의 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소비가 위축되어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빚내서 집을 사도록 부추기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담보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다. 높은 가계빚으로 가정마다 빨간불이 켜졌다. 각 가정에서는 빚을 줄이고 소비를 줄여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야 한다.

갑자기 소비를 줄이려면 힘들 것이다.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야 한다. 가계부를 적다 보면 어디에서 지출을 줄일 수 있을지 보일 것이다. 지난달보다 지출이 줄면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고 다음달에도 지출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계속 적자가 생기면 가계부 쓰기가 싫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분명 길이 보일 것이다. 모든 가정이 빚의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길 바란다.

우리집 가계부를 공개한다.

<수입> 총810만 원
 남편수입 : 580만 원
 아내수입 : 230만 원

 <지출> 총812만 원
 적금 : 90만 원
 월예금 : 300만 원(적금보다 수익이 좀 더 나아 매월 예금으로 가입한다)
 개인연금 : 130만 원
 보험료 : 40만 원
 공과금,관리비 : 26만 원
 생활비 : 206만 원
 교육비 : 20만 원

덧붙이는 글 | 장그래 가계부 기사 공모



태그:#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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