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리실라>에서 틱을 연기하는 배우 이주광.

뮤지컬 <프리실라>에서 틱을 연기하는 배우 이주광. ⓒ 설앤컴퍼니


뮤지컬 <프리실라>의 틱은 이름이 두 개다. 왜일까. 틱은 동성애자다. 여자 분장을 하고 드랙퀸 쇼를 할 때 남자이름을 사용하면 드랙퀸 쇼의 감흥이 떨어질까봐, 여자 이름 미치를 하나 더 갖고 있다.

틱은 아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아빠이기도 하다. 만일 아들이 아버지의 성 정체성을 알면 충격을 받을까봐, 아들에게 정서적인 충격을 주지 않도록 노심초사 고민하는 섬세한 아빠다. <셜록 홈즈 2: 블러디 게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사한 배우 이주광이 이번에는 <프리실라>에서 틱을 연기하고 있었다.

- 그동안 출연한 자품 가운데서 정서적으로 환기할 수 있는 작품이 <프리실라>다.
"최근에 출연한 작품이 재미있지만 어두운 정서를 담고 있었다. 이번 <프리실라>는 굉장히 밝은 작품이다. 작품의 정서에 따라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는 스타일이다. <프리실라>처럼 밝은 작품을 하고 싶었던 차에 맡게 되어 정서적으로도 밝은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 뮤지컬에서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지만 틱은 아내와 별거하는 설정으로 나온다.
"아내와 결혼하지만 틱은 남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성 정체성을 혼자서만 숨겨온 사람이다. 더불어 틱은 나이만 먹었지 바라는 걸 좇아서 끊임없이 다니는 인물이다. 하고 싶어하던 드랙퀸 쇼를 그 어떤 사람이 방해해도 추진할 거라는 이상주의자다. 피터팬 콤플렉스처럼 나이만 먹었지, 꿈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아내와 별거할 수밖에 없었다."

"관객이 드랙퀸 쇼에 거부감 들지 않도록 흥겹게"

이주광 "의상만 해도 500벌이 넘는다. 제가 입는 의상만 해도 22벌이다. 보통의 뮤지컬에서는 제가 출연하지 않을 때에는 무대 뒤에서 다음 장면을 준비한다. 하지만 <프리실라>에서 제가 무대에 오르지 않을 때에는 옷을 갈아입는 거라고 보면 된다."

▲ 이주광 "의상만 해도 500벌이 넘는다. 제가 입는 의상만 해도 22벌이다. 보통의 뮤지컬에서는 제가 출연하지 않을 때에는 무대 뒤에서 다음 장면을 준비한다. 하지만 <프리실라>에서 제가 무대에 오르지 않을 때에는 옷을 갈아입는 거라고 보면 된다." ⓒ 설앤컴퍼니


- <프리실라>는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무비컬이다. 영화와 뮤지컬의 다른 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원작 영화를 만든 호주 감독이 뮤지컬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는 로드 무비처럼 만들어졌다. 드랙퀸의 내면을 영화적인 연출로 많이 묘사했다면, 뮤지컬은 관객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신디 로퍼와 마돈나 같은 1980년대 신나는 히트 팝송, 화려한 의상과 안무로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많은 뮤지컬이다.

관객이 드랙퀸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주안점을 두었다. 영화가 드라마적 요소가 많다면, 뮤지컬은 화려한 안무와 흥겨운 노래 속에서 드랙퀸의 애환과 생각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 <프리실라>는 보는 이가 경탄할 만큼 의상과 가발의 퀵 체인지가 많은 뮤지컬이다.
"백조는 물 위에서 볼 때는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물 밑을 보면 물갈퀴를 끊임없이 .움직인다. 물 밑을 끊임없이 헤엄치는 백조와 마찬가지로 십 년 넘게 공연하면서 퀵 체인지가 이렇게 빠른 작품은 처음이다. 출연하는 배우가 한결같이 <프리실라>는 퀵 체인지가 너무 빨라 힘들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의상만 해도 500벌이 넘는다. 제가 입는 의상만 해도 22벌이다. 보통의 뮤지컬에서는 제가 출연하지 않을 때에는 무대 뒤에서 다음 장면을 준비한다. 하지만 <프리실라>에서 제가 무대에 오르지 않을 때에는 옷을 갈아입는 거라고 보면 된다.

20초 안에 옷을 벗고 갈아입어야 한다. 심지어는 10초 안에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도 있다. 퇴장하자마자 옷을 벗고 대기 중인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가며 갈아입는다. 군대에서도 이렇게 빨리 갈아입어 본 적이 없다. 두 시간 반 동안 공연하면서 단 한 순간도 쉴 틈이 없다."

- 평소 독서를 많이 한다는 느낌이 든다.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마음이 드는 때가 있는 것처럼 책만 하루 종일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마음이 들 때 생각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행에 옮기는 편이다. 평소 글쓰기와 생각하는 걸 즐겨 한다. 편들이 저의 이런 성향을 알고 저에게 책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팬에게 선물을 받으면 어떤 책인가 궁금해서 가능하면 모두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역대 최연소 헤드윅으로 발탁, 가장 치열했던 순간"

이주광 "<헤드윅> 이후에는 소극장 작품을 일부러 많이 찾았다. 디테일한 연기를 할 수 있어서다. 좋은 작품을 찾아 연기하려고 많이 애썼다. 제가 출연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다."

▲ 이주광 "<헤드윅> 이후에는 소극장 작품을 일부러 많이 찾았다. 디테일한 연기를 할 수 있어서다. 좋은 작품을 찾아 연기하려고 많이 애썼다. 제가 출연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다." ⓒ 설앤컴퍼니


- 최근 <브루클린>과 <셜록 홈즈 2: 블러디 게임><프리실라>를 연기했다. 실제 성격과 맞는 캐릭터가 있었는가.
"세 작품 모두 제 성격과 맞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관객이 매 작품마다 저를 보는 이미지가 각각 다르다. 어떤 작품에서 제 이야기가 나올 때 어떤 이는 '주광이 조용하잖아' 하면 '주광이 되게 웃기잖아?' 하고 다른 반응이 나온다. 심각한 모습으로 보이든, 웃기는 모습으로 보이든 모두가 제 모습이다. 실제 성격에 매 작품의 캐릭터를 가지고 와서 살을 붙이는 게 제 연기 스타일이다."

- 전에 <헤드윅>에서 역대 최연소 헤드윅으로 발탁되었다.
"<헤드윅> 오디션이 20대를 통틀어 가장 치열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400대 1의 치열한 공개 오디션이었다. 당연히 제가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두 달 가까운 오디션에 계속 합격할 때마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점점 바뀌었다.

방송까지 전파를 타면서 당시 '슈퍼 루키'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하지만 <헤드윅>으로 벼락스타가 된 건 아니었다. <헤드윅>을 하기 전인 2003년부터 앙상블과 스태프를 거치며 차근차근 올라온 케이스였다.

<헤드윅>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았다. 성급하게 스타가 되려는 것보다는 차근차근 뮤지컬의 길을 밟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극장에서 러브콜이 많았지만, <헤드윅> 이후에는 소극장 작품을 일부러 많이 찾았다. 디테일한 연기를 할 수 있어서다. 좋은 작품을 찾아 연기하려고 많이 애썼다. 제가 출연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다."

프리실라 이주광 헤드윅 드랙퀸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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