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이첵>의 주연 배우들. 왼쪽부터 김다현, 김법래, 김소향, 김수용

뮤지컬 <보이첵>의 주연 배우들. 왼쪽부터 김다현, 김법래, 김소향, 김수용 ⓒ 박정환


8년 동안 제작을 준비해온 뮤지컬 <보이첵>이 한국 무대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21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보이첵> 제작발표회에서 연출가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명성황후>와 <영웅>을 해외에서 공연하면서 세계 시장에 내놓을 만한 작품이 필요했다"며 "이에 <보이첵>을 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독일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을 원작으로 한 <보이첵>은 오페라로는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뮤지컬로 만든 적은 아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없는다. <보이첵>을 연극이 아닌 뮤지컬로 기획하게 된 의도에 대해 윤호진 대표는 "극 중 주인공의 아픔이 대사로만 전달되는 게 아쉬웠다"면서 "음악으로 표현하면 좀 더 아름다워질 것 같아 기획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만큼, <보이첵>은 해외 스태프와의 협업에도 나섰다. 이를 두고 윤 대표는 "영국에 가서 <보이첵>을 뮤지컬로 만드는 걸 문의할 때 '왜 이렇게 어두운 작품을 하려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다크하지 않냐, 영어와 독일어 버전의 <보이첵>을 구상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보이첵> 제작발표회에서 윤호진 에이콤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뮤지컬 <보이첵> 제작발표회에서 윤호진 에이콤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LG아트센터


음악은 영국의 인디 밴드 싱잉 로인즈(Singing Loins)가 맡았다. 윤호진 대표는 "작곡가를 선발할 때 처음 50팀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했고, 그 중 선별된 팀이 세 팀이었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팀"이라며 "이들은 낮에는 일하며 저녁에 동네 펍(Pub)에서 모여 노래한다. 중졸 학력을 가졌고 악보를 그리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윤호진 대표는 싱잉 로인즈를 선정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룹의 작곡가가 딸만 데리고 혼자 산다. 보이첵의 심정을 가장 잘 안다"라며 "뮤지컬계에서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 나왔다. 솔직하면서도 포크송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주인공 보이첵 역은 뮤지컬 배우 김다현과 김수용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들을 두고 윤호진 대표는 "(19세기 이전에는) 왕자나 귀족이 주인공인 작품이 대다수고 <보이첵>처럼 졸병이나 천민이 주인공인 작품이 없었다. 하지만 무대에서는 아무리 천민이라고 해도 남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는 배우가 있지 않나 해서 김다현을 뽑았다"며 "또 김수용은 남들이 보호해 주고 동정해 주고 싶은 배우를 찾을 때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큰 아쉬움이 있었다. 다른 제작발표회와는 달리, <보이첵> 제작발표회에서는 김다현이 두세 마디 마디 발언했을 뿐 김수용이나 김법래, 김소향은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야 주연 배우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1820년 독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사건을 극화한 <보이첵>은 오는 10월 9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 달 동안 공연된다.

김다현 김수용 보이첵 김법래 김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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