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삼총사>에서 콘스탄스를 연기하는 다나.

뮤지컬 <삼총사>에서 콘스탄스를 연기하는 다나. ⓒ 엠뮤지컬


천상지희 다나가 뮤지컬 <대장금>으로 무대에 설 때만 해도 아이돌로서의 혜택인 줄로만 알았다. 그랬던 다나가 이제는 뮤지컬 무대에 오른 지 4년 차 배우가 되었다.

뮤지컬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4년이면 담력도 쌓일 법한데, 다나는 오히려 오디션에서 떨린다고 고백했다. 노래만 잘 하면 되는 줄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연기에도 눈을 떴기 때문이란다.

연기에 맛을 들인 다나는 올해 독립영화에도 출사표를 던진다고 하니 그의 연기를 스크린에서도 감상할 수 있을 게다. 다나를 지난 달 19일 청담동에서 만났다.

- 달타냥은 총사들처럼 직책도 없이 시골에서 갓 올라온 보잘 것 없는 청년이다. 하지만 다나씨가 연기하는 콘스탄스가 달타냥에게 끌리는 이유는 무얼까.
"대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콘스탄스는 외삼촌의 여인숙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남자들이 술을 마시고 유흥에 빠져 가볍게 말하는 남자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달타냥은 정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 콘스탄스는 달타냥처럼 정의에 자신이 넘치는 남자를 본 적이 없다. 쥬사크처럼 권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도 자신이 생각하는 신념을 굽히지 않는 젊은이가 달타냥이다. 이런 모습 때문에 첫 눈에 반하는 게 아닌가 싶다."

- 콘스탄스는 사랑스러운 장면도 있을 법한데.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에는 콘스탄스의 대사를 닭살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타냥과 호흡을 맞춰 보니 만화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가 콘스탄스다워지려면 닭살스러운 대사를 실제로 믿고 진심으로 연기해야 했다."

"<논스톱> 막내 이미지 벗어나려...연기에 대한 고민 많다"

- 2010년부터 <삼총사> 무대에 올랐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무대에 오르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2010년부터 무대는 신성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관객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함께 호흡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 같다.

당시에는 정해진 동선을 최대한 맞추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이에 비해 지금은 훨씬 더 관객을 바라보게 된다. 만에 하나 대사를 버벅거리거나 노래가 살짝 엇나가도 저의 진심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게끔 무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진심만 갖고 무대에 설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았다. 결론은 '그러면 안 된다'였다. 관객은 돈을 지불하고 티켓을 구매한다. 그렇다면 돈을 지불한 관객은 감동이든 재미든 무언가를 얻고 돌아가야 한다. 제 진심만으로 관객을 채우기에는 부족한 거 같다. 진심과 더불어 노래와 연기라는 테크닉을 보여주기 위해 뮤지컬을 위한 노래 레슨을 많이 받았다."

- 샤이니의 key(키)씨나 슈퍼주니어의 성민씨처럼 같은 회사 가수를 뮤지컬 연습실에서 만나면 반갑지 않은가.
"안그래도 key씨는 <보니앤클라이드>에서 호흡을 맞춰서 친하다. 보니와 콘스탄스의 역할이 정반대다. 그래서 처음 <삼총사>을 연습할 때에는 '보니가 왜 여기 와 있느냐'고 하며 제가 연기하는 콘스탄스의 조신함을 내숭이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연습할 때와 무대에서 만날 때에는 오히려 친하기 때문에 장난치기 힘들다. 연습실에서는 편하다.

<삼총사>에서 달타냥이 객석으로 내려가서 관객의 이마에 키스하는 장면이 있다. 연습할 때 제가 관객의 자리에 앉은 적이 있는데, 달타냥을 연기하는 key씨가 제게 키스했다. 전부터 키스 장면도 많이 연습한 사이라 아무렇지도 않은데 주위에서 연습인데 진짜로 하냐고 장난친 적도 있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져서, 노래를 부르는 다나의 모습도 보여드리겠지만 연기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자 한다. <논스톱>의 막내 이미지를 벗어나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져서, 노래를 부르는 다나의 모습도 보여드리겠지만 연기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자 한다. <논스톱>의 막내 이미지를 벗어나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다." ⓒ 엠뮤지컬


- 매번 뮤지컬 오디션을 볼 때마다 어떤 심정인가.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전에 오디션을 볼 때도 그다지 긴장하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각오가 달라지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각오가 확고해진 다음부터는 되레 오디션이 떨리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식은 죽 먹기처럼 불렀을 노래도 살짝 떨 정도였다.

<보니앤클라이드> 오디션을 볼 때 정말로 많이 떨었다. 떨려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고는 연출가님이 오히려 절실함이 느껴져서 좋았다고 평가해주셨다. 최대한 오디션 순간에 집중한다. 연습을 많이 하지만 연습한대로 오디션에 이만큼 노래가 나와야지 하는 강박관념은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무대 위에서 뮤지컬 팬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최대한 관객에게 솔직한 배우가 되고 싶다. 무대의 이야기는 실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실제 일어나는 일처럼 보이게 만드는 건 배우의 몫이다. 선배님들은 이를 평생의 숙제라고들 말씀해주신다.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면이 다소 부족해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신선하게 연기하는 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제가 노래하는 것이 '다나가 넘버를 부르는 게 아니라 콘스탄스가 진심으로 노래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향후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는 걸로 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 달라.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져서, 노래를 부르는 다나의 모습도 보여드리겠지만 연기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자 한다. <논스톱>의 막내 이미지를 벗어나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진심을 담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스케일이 큰 상업영화에만 출연하는 게 아니라 제 연기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라면 기꺼이 하고 싶다.

<션사인>이라는 독립영화가 내년 여름에 개봉 예정이다. 탈북자를 연기한다. 연기가 재미있다는 걸 알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연기에 대한 제 생각이 얼마나 확고한가를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이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나 삼총사 천상지희 샤이니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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