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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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하자마자 무대로 복귀할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필자의 기대를 보기 좋게 배신(?)한 배우가 있다. 정태우다.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느라 정태우의 복귀를 자나 깨나 기다리고 있던 공연 팬들은 그의 복귀작인 <웃음의 대학>을 통해서야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첫 복귀작을 예능으로 시작한 무대의 앙갚음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배우의 대사량이 까무라칠 정도로 산더미인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공연 팬들은 믿었다. 정태우니까 잘 소화하리라고. 정태우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진지함 가운데서 본인만의 페이소스를 구축하고 있었다. 정태우만의 페이소스는 극장에서 확인하시길. 정태우를 3일 대학로에서 만났다.

- <연극열전>의 대본이 전화번호부 반 권 분량의 대본이라는 루머도 들린다.
"작가와 검열관 역할을 맡은 배우가 셋이라 부담이 덜할 뿐이지 단독 캐스팅이었다면 이 연극을 어떻게 올리나 할 정도로 걱정했다. 군에 들어가기 전작인 <이>는 쉬는 부분이 꽤 있었다. 대사를 외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었다. 드라마는 쪽대본이 많다. 쪽대본은 급하게 외우고 빨리 잊는 식으로 몸에 익숙하다.

하지만 <웃음의 대학>은 경우가 다르다. 2인극은 처음이다. 제가 제 대사를 모두 외워도 혹시라도 검열관을 맡은 배우가 대사를 건너뛰거나 조금 틀리면 잡아줘야 할 사람은 상대 배우인 저밖에 없다. 상대 배우의 대사까지 모두 외워야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연극열전


- 갓 제대해서 첫 무대에 오르는 작품을 편한 작품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연극 제목은 편안하지 않은가. 얼마나 많은 웃음을 제공하면 웃음의 초등학교도 아니고 '웃음의 대학'이라고 이름 지었겠는가. 첫 공연하기 전에는 틀리면 안 되겠다는, 실수하면 안 되겠다는 압박이 심했다. 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틀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두 번째 공연할 때까지만 해도 대사를 생각하느라 연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표현하지 못했다. 공연을 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지금은 마음이 편하고 무대 안에서도 숨통이 트인다."

- 검열관은 대본을 뜯어고치라는 주문을 연발하다가 대본이 계속 재미있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정태우씨에게 아이러니한 순간이 있었다면.
"인생이라는 게 목표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결혼하고 아기까지 있는 상태에서 군대를 갔다. 어린 선임과 군 생활을 해야 하고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군대를 가야 해서 많은 분들이 걱정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우려와는 달리 상근 예비역 제도 덕에 집에서 출퇴근하며 군 생활을 했다. 그런 가운데서 가정에 보다 충실할 수 있게 되었다.

촬영할 때에는 스케줄이 뒤죽박죽이 된다. 지방에라도 촬영가면 가정에 소홀할 수 있는데 군대에 있으면 어떤 방송도 섭외가 들어오지 않는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어서 행복한 아이러니였다."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연극열전


- 전역 후 무대에 복귀하는 게 아니라 방송으로 복귀했다.
"군에 있을 때 간부와 병사가 다함께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정글의 법칙>과 <진짜 사나이>다. 시청하면서 <정글의 법칙>은 꼭 출연하고 싶었다. 오지에 떨어져서 생존하는 설정에 도전하고 싶었다. NGO 단체 홍보대사로 있으면서 아프리카를 가는 걸 좋아했다. 그러던 차에 전역하자마자 <정글의 법칙>에서 출연 섭외가 와서 당장 수락하고 출연했다."

- 기존에 맡아온 연기와는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지 않은가.
"군대 가기 전에 <반짝반짝 빛나는>이라는 드라마를 한 적이 있다. 이에 교정 징치를 낀 찌질한 검사를 연기했다. 교정 장치를 임시로 한 게 아니라 아예 착용해서 발음하기가 쉽지 않았다. 원래는 특별출연이라 잠깐만 등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존에 이런 역할을 연기하지 않다가 새로운 역할을 연기해서 반응이 좋았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잠깐이던 제 분량을 끝까지 가게 되었다. 기존의 제 이미지와는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1월에 새로운 작품을 한다. 뼛속까지 악당인 역할을 연기한다.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역할을 하게 되어 도전되고 신나는 일이다."

- 군대에 갓 입대해서 신병훈련소에 있을 때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이 아들 하준이였을 듯 싶다.
"제 미니어처가 하준이다.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닌데도 아프리카 갔을 때 하준이만 생각나더라. 그건 제 아내도 마찬가지일 거다. 하루 이틀만 못 봐도 보고 싶은 게 아들이다. 결혼한 부부가 아기를 빨리 가져야 하는 건 아기를 통해 제공되는 가정의 행복과 웃음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입대하면서 부모님과 가정을 합쳤다. 하준이 덕에 온가족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연극열전


- 군에 있을 때 공을 많이 들인 군 뮤지컬 <프라미스>가 전역하고 나서 공중분해되었다.
"인사과에서 근무하다 상병 때 <프라미스>에 출연하게 되었다. 이특이나 김무열 같은 경우에는 이등병 때 차출을 받았지만 저는 군대에서 기를 펴기 시작할 무렵인 상병 때 차출받았다. 군대에서는 편안하게 지낸 고참 지위에 들어설 무렵에 부대에서 먼 올림픽공원까지 출퇴근하느라 고생한 기억은 있지만, 이전에 제작한 역대 국방부 뮤지컬보다 좋다는 평을 받아 많은 위안을 받았다. 출연한 배우들 역시 자신의 재능을 무대에 펼칠 수 있었다. 뮤지컬에 출연한 병사들이 전역하기 전에 일곱 명 모두를 각각 찾아가 면회하고 싶다."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웃음의 대학 에 출연하는 정태우 ⓒ 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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