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의 김탄(이민호 분)과 차은상(박신혜 분).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의 김탄(이민호 분)과 차은상(박신혜 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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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명성과 재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김탄(이민호 분)과 최영도(김우빈 분)가 있었던 것이지, 만일 이들이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했다면 현재의 지위를 누리지 못했을 게 분명하다.

아버지 김남윤(정동환 분) 앞에서 차은상과의 교제를 허락받는 해피엔딩으로 종영하는가 싶던 SBS <상속자들> 19회는 돌연 방향타를 급선회했다. 김남윤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 정지숙(박준금 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제국그룹을 손아귀에 확보하기 위한 물 밑 작업을 펼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영도 아버지의 호텔제우스는 검찰의 압수 수색을 받는 처지에 이른다. 김탄과 최영도, 두 귀공자에게 한꺼번에 험한 세파가 밀려온다.

김탄은 법정대리인이 된 정지숙의 정치술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다. 최영도 역시 검찰의 압수 수색을 모면할 카드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여태까지의 김탄 혹은 최영도가 걸었던 길은 '개인의 여정'이었다. 차은상이라는 여자를 절친한 친구와 동시에 사랑한 것, 차은상과 헤어지라는 아버지 김남윤의 뜻을 어기지 못하고 방황했던 것, 형 김원(최진혁 분)과의 일시적이나마 껄끄러웠던 관계 역시 김탄의 개인사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김탄과 최영도 모두 개인사에 천착하기 이전에 집안을 먼저 일으켜야 하는 과제에 봉착한다. 이를테면 김탄에게는 정지숙에게 경영권을 빼앗기지 않도록 경영권을 방어하는 정치술을 형과 전략적으로 짜고 공유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된다. 최영도 역시 검찰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호텔제우스가 쓰러지지 않도록 최선의 방안을 아버지에게 조언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김탄과 최영도를 있게끔 만들어준 지지 기반이 외압이나 다른 이의 손에 휘청되지 않게끔 만드는 것이 두 소년에게 남은 과제다.

 <상속자들>의 최영도(김우빈 분).

<상속자들>의 최영도(김우빈 분). ⓒ SBS


소년은 아버지를 넘어서야 비로소 남자가 된다. 이는 영화 <화이>에서 자신을 인간병기로 만든 아버지들을 처단해야 한 남자로 설 수 있었던 화이(여진구 분)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도 그려졌다. 여태까지 김탄은 아버지의 아우라를 넘어서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고 그녀와 교제하고 싶었다. 차라리 아버지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을 법 하다. 사랑을 지키기 위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발현이라고 하면 좋을까.

하지만 그동안 몸을 낮추고 지내왔던 정지숙이 김남윤이 쓰러지자마자 품 안에 있던 비수를 꺼낸 지금에야, 김탄은 아버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중이다. 아버지가 구축한 제국그룹의 경영권을 방어해 형과 아버지의 가업을 지킬 수 있도록, 개인의 여정만은 아닌 길을 김탄은 걸어야 한다.

여태까지 귀공자 김탄이 걸어보지 못한 험난한 길이라 하더라도 그 시험을 통과해야 경영권을 무사히 지킬 수 있다. 김탄이 여태까지 걸었던 길이 아버지의 세계를 극복하고 사랑하는 여자와 맺어지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거꾸로 아버지의 세계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사랑하는 여자를 지킬 수 있는 지지 기반도 확보된다. 최영도 역시 마찬가지다.

김탄과 최영도는 집안의 여정을 위한 큰 시험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시험을 무사히 통화할 때 두 남자는 이버지를 뛰어넘지 않고도 남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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