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영화 포스터

▲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영화 포스터 ⓒ 데이지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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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카드 마술의 소유자 아틀라스(제시 아이젠버그 분), 최면술과 독심술의 달인 메리트(우디 해럴슨 분), 탈출 마술의 귀재 헨리(아일라 피셔 분), 빠른 손놀림의 대가 잭(데이브 프랑코 분). 유명세를 타지 못하던 네 사람은 정체불명의 초대장을 받고 한 장소로 모인다. 거기서 그들은 놀라운 마술쇼의 설계도를 목격한다.

1년 후, '포 호스맨'으로 돌아온 네 사람은 라스베가스에서 파리 은행 금고에 보관된 2천억 원을 3초 만에 터는 마술을 선보인다. '포 호스맨'의 신기한 마술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FBI 요원 딜런(마크 러팔로 분)과 인터폴 요원 알마(멜라니 로랑 분)는 '포 호스맨'의 비밀과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추적한다. 그런 가운데 '포 호스맨'은 뉴올리언스에서 다음 마술쇼를 예고한다.

환상을 현실로 보이게 하는 마술, 그리고 영화

1980년대 중반 유리 겔라는 국내 방송에 출연하여 접시 위에 있는 씨앗을 싹 틔우게 하고,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며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람들은 마술인지, 초능력인지 논란이 분분했고, 너도나도 숟가락에 손을 비비며 따라 했다.

유리 겔라 외에 미스터 마릭도 국내에 익히 알려진 마술사였지만, 뭐니 뭐니 해도 20세기 최고의 마술사는 눈앞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하고, 만리장성을 통과하는 불가사의한 남자 데이비드 카퍼필드다. 이처럼 마술사들은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환상을 구현하고,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마술을 바라보며 꿈을 꾸었다.

환상을 현실로 보이게 하는 마술의 본질은 영화와 유사하다. 영화 초창기에 많은 부분에서 기술의 발전을 성취하며 표현의 영역을 넓혔던 조르주 멜리에스의 직업이 원래 마술사였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술과 영화는 관객에게 꿈을 전달하는 매개체다.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영화 스틸

▲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영화 스틸 ⓒ 데이지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이연걸이 개 취급당하는 황당한 액션 영화 <더 독>과 제이슨 스타뎀의 출세작 <트랜스포터-엑스트림>을 뤽 베송과 함께 작업하고, <인크레더블 헐크>와 <타이탄>이란 굵직한 블록버스터를 연출한 경력의 소유자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 그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에서 마술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영화와 마술을 연결한다.

그러나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을 <프레스티지> <데스 디파잉: 어느 마술사의 사랑> 같은 마술사의 인생 이야기로 오해해선 곤란하다.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은 마술사들이 마술로 은행을 털고, 물건을 훔치는 내용이기에 <오션스 일레븐> <도둑들> 같은 강탈 장르(케이퍼 무비)에 속한다.

'포 호스맨'은 라스베가스에선 파리 은행의 돈을 훔치고, 뉴올리언스에선 후원자 아서(마이클 케인 분)의 통장을 턴다. 영화 속 '포 호스맨'의 마술쇼는 하나의 속임수이자, 완전범죄다. 마치 <일루셔니스트>에서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튼 분)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필생의 마술쇼로 세상 전체를 속이는 구성을 연상시킨다.

도망가는 자가 있으면 추적하는 자도 있게 마련. 하지만 딜런과 알마는 계속 '포 호스맨'의 뒤를 쫓지만 번번이 눈앞에서 놓치는 신세다. 그들을 도와주는 태디어스(모건 프리먼 분)는 TV 프로그램 <도전! 100만 달러 초능력자를 찾아라>의 제임스 랜디와 마찬가지로 마술을 분석하여 비밀을 폭로하는 자다. 영화는 쫓기는 '포 호스맨'과 쫓는 딜런, 알마, 태디어스의 추격전을 보여주면서 '포 호스맨'의 마술의 비밀은 무엇이고, 배후에 있는 다섯 번째 호스맨은 누구인지 의문을 풀어간다.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영화 스틸

▲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영화 스틸 ⓒ 데이지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이 마술을 보는 이유는 꿈을 꾸기 위함이다.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에서 '포 호스맨'은 위험천만한 마술쇼를 펼친 이유를 마술의 부활, 마술이 세상 속으로 돌아오길 원함이라 밝힌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마술, 즉 꿈을 돌려주고자 했다.

영화에서 '포 호스맨'은 부패와 결탁했던 세력의 돈을 훔치고, 부정한 돈을 카트리나 피해자들인 뉴올리언스 주민에게 나누어주는 등 홍길동이나 로빈 후드 같은 의적으로 묘사된다. 사람들에게 빼앗긴 몫을 되돌려주려는 움직임은 <인 타임> <맨 온 렛지> <타워 하이스트> 등의 영화에서도 감지된 바 있다. 이것은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미국인의 의식이 영화에 반영된 결과다.

아틀라스는 마술을 일컬어 가까이에서 볼수록 보이는 게 없다고 강조한다. 그의 경고는 달리 생각하면 현실 세계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자가 우리의 눈을 속이기 위해 던지는 미끼에 현혹되지 말라는 의미로 읽을 수도 있다. 의적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법. 현실의 마술사기단은 꿈을 주기는커녕 빼앗아 가는 존재들임을 잊어선 안 된다. 매일 TV 뉴스로 황당한 마술쇼를 접하는 대한민국에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상식을 농락하는 속임수에 넘어가 아차 했을 때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루이스 리터리어 제시 아이젠버그 우디 해럴슨 마크 러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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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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