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드라마 속 하얀 가운의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하얀 가운>과 <브레인>,<싸인> 등 메디컬 드라마는 항상 안방드라마 가운데서 있어왔지만, 요즘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불어 닥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 <골든타임> 드라마 속 하얀 가운의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하얀 가운>과 <브레인>,<싸인> 등 메디컬 드라마는 항상 안방드라마 가운데서 있어왔지만, 요즘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불어 닥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 MBC


드라마 속 하얀 가운의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하얀 가운><브레인><싸인> 등 메디컬 드라마는 항상 안방드라마 가운데 있어왔지만, 요즘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불어 닥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먼저, 최근 종영한 드라마 가운데서 먼저 사례를 살펴보자. MBC <골든타임>은 중증외상센터 건립이 얼마만큼 중요한 사안인가를 시청자로 하여금 다시금 생각하도록 만든 드라마다. 미드에 자막 갖다 붙이는 걸 인생의 낙으로 생각하던 하얀 가운의 한량 이민우(이선균 분)가 최인혁(이성민 분)이라는 멘토를 만나서 변하는 정신적인 성장담을 그리되, 그 안에 한국 의료계의 고민을 휴머니즘 안에 적절하게 녹여낸 올해 최고의 메디컬 드라마다.

<닥터진>의 주인공 진혁(송승헌 분)은 천재적 의술을 가진 신경외과의로, 조선 말기로 타임슬립해서 병으로 죽어가는 민초들을 위해 메스 집어들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역사 속 흥선대원군(이범수 분)에게 끊임없이 조언함으로 후세가 바라는 정치가가 되어주기를 독려하는 의사이자, 동시에 자기가 알고 있는 현대 의술을 조선시대 사람인 영래 아씨(박민영 분)와 허광(정은표 분)에게도 기꺼이 전해주는 의사였다.

<제3병원> 방영 중인 드라마 가운데서 대표적인 메디컬 드라마는 <제3병원>이다. 신경외과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김두현(김승우 분)과 천재적인 한의사인 김승현(오지호 분)이 각축전을 벌이며 의술로 뜨겁게 경쟁하는 <제3병원>은 양한방 협진병원이라는 이색적인 설정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 <제3병원> 방영 중인 드라마 가운데서 대표적인 메디컬 드라마는 <제3병원>이다. 신경외과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김두현(김승우 분)과 천재적인 한의사인 김승현(오지호 분)이 각축전을 벌이며 의술로 뜨겁게 경쟁하는 <제3병원>은 양한방 협진병원이라는 이색적인 설정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 CJ E'&M


방영 중인 드라마 가운데서 대표적인 메디컬 드라마는 <제3병원>이다. 신경외과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김두현(김승우 분)과 천재적인 한의사인 김승현(오지호 분)이 각축전을 벌이며 의술로 뜨겁게 경쟁하는 <제3병원>은 양한방 협진병원이라는 이색적인 설정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통 사극인 <마의>, 퓨전 사극인 <신의> 모두 의사가 주인공인 사극 드라마다. 자객의 습격을 받아 목을 베인 노국공주(박세영 분)의 생명을 살려 '하늘에서 내려온 의사'라는 직함을 받은 성형외과의 유은수(김희선 분)가 고려 시대 우달치 무사 최영(이민호 분)과 로맨스를 펼치는 <신의>, 말을 치료하는 수의사로 출발해 궁중 어의의 자리까지 오르는 백광현(조승우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마의> 모두 사극 속 의사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신의> <신의>처럼 로맨스라는 큰 줄거리에 메디컬이라는 양념이 첨가되는 메디컬 드라마도 있지만 대부분의 메디컬 드라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하얀 가운을 입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 <신의> <신의>처럼 로맨스라는 큰 줄거리에 메디컬이라는 양념이 첨가되는 메디컬 드라마도 있지만 대부분의 메디컬 드라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하얀 가운을 입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 SBS


주인공이 아역인 <마의>를 논외로 한다면 <신의>와 <제3병원>,<닥터진>은 하얀 가운의 전문의가 펼치는 로맨스에 일정 부분 빚지고 있다. <신의>의 유은수는 최영과의 로맨스를, <제3병원>에서는 김두현과 김승현 형제가 레지던트 진혜인(김민정 분)을 두고 삼각구도를 만들고 있다. <닥터진> 속 진혁은 현재 여자친구와 외모가 흡사한 영래 아씨에게 현재 여자친구의 감정을 이입하고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골든타임>은 그 흔한 로맨스를 철저하게 배제한다. 이민우와 강재인(황정음 분)이라는 인턴 사이의 러브라인, 혹은 최인혁과 간호사 신은아(송선미 분) 사이의 러브라인이 만들어질 듯하면서도 끝내 남녀 사이의 러브라인을 허용하지 않는 메디컬 드라마다.

심지어는 마지막 회에서 결혼까지 고려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신은아가 최인혁과 맺어질 듯하다가 결국에는 동료애로 하나 되는 모습은 로맨스를 탈색시킨 자리에 끈끈한 동료애를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메디컬 드라마가 각광 받는 이유는 '휴머니즘'에 대한 향수라고 분석할 수 있다. <신의>처럼 로맨스라는 큰 줄거리에 메디컬이라는 양념이 첨가되는 드라마도 있지만, 대부분의 메디컬 드라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하얀 가운을 입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주가 된다. 

<제3병원>에서 김두현, 김승현 두 형제는 환자의 빠른 치료를 위해 양방과 한방 중 어느 방법이 더 효율적인 의술인가를 두고 각축을 벌인다. 한데 두 천재 의사의 의술 경연대회 가운데서 시청자가 감정이입하는 캐릭터는 김두현이기보다는 김승현일 가능성이 높다.

환자를 대하는 그의 진료 시술 과정 가운데 휴머니즘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환자를 애틋하게 여길 줄 아는 김승현의 마음 씀씀이로 말미암아 시청자는 김두현보다는 김승현에게 보다 감정이입하기가 쉬워진다.

<닥터진> <닥터진> 역시 조선 시대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캐릭터를 진혁 하나도 모자라, 영래 아씨라는 캐릭터를 보탬으로 휴머니즘을 가진 의사의 따뜻함을 강조한 드라마다. 만일 영래 아씨에게 진혁과 같은 휴머니즘이 없었다면, 피가 난무하는 병인양요라는 격전의 전쟁터에 여자의 몸으로 뛰어들어 죽어가는 환자를 돌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 <닥터진> <닥터진> 역시 조선 시대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캐릭터를 진혁 하나도 모자라, 영래 아씨라는 캐릭터를 보탬으로 휴머니즘을 가진 의사의 따뜻함을 강조한 드라마다. 만일 영래 아씨에게 진혁과 같은 휴머니즘이 없었다면, 피가 난무하는 병인양요라는 격전의 전쟁터에 여자의 몸으로 뛰어들어 죽어가는 환자를 돌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 MBC


종영한 <닥터진> 역시 조선 시대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캐릭터로 진혁 외에 영래 아씨를 보탬으로 휴머니즘을 가진 의사의 따뜻함을 강조한 드라마다. 만일 영래 아씨에게 진혁과 같은 휴머니즘이 없었다면, 피가 난무하는 병인양요라는 격전의 전쟁터에 여자의 몸으로 뛰어들어 죽어가는 환자를 돌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진혁과 영래 아씨의 몸을 아끼지 않는 의술은 휴머니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휴머니즘의 색채를 띤 메디컬 드라마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드라마는 <골든타임>이다. 하얀 가운을 벗어던질 각오로 환자를 살리고 보는 최인혁은 응급실이라는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사람 살리는 기계'다. 다급한 응급실 호출을 위해서라면 사생활 반납은 기본이며, 각박한 병원 정치나 처세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의 가치관으로 생활화된 의사가 최인혁이다.

사람의 생명을 가장 우선시하는 최인혁의 휴머니즘은 주위 사람에게 각성되기 시작한다. 택시 안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통곡하던 늦깎이 인턴 이민우는 꺼져가는 산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병원의 위계질서에 주눅 들지 않고 기꺼이 메스를 집어 들기까지 한다.

이민우가 이토록 소신껏 행동하는 건 멘토인 최인혁이 있어서 가능한 사건이다. 최인혁이 없다면 이민우가 이토록 환자의 생명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헌신적인 의사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골든타임>은 환자를 향한 휴머니즘이 최인혁이라는 한 개인으로부터 어떻게 주위 사람들에게 경도되는지, 휴머니즘의 전파를 보여주는 드라마다.

시청자는 메디컬 드라마를 통해 환자를 귀신 같이 살리는 의사의 의술 신공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의사의 뜨거운 열정, 의술이 아닌 인술 가운데서 펼쳐지는 휴머니즘에 열광하는 것이다. 휴머니즘이 말라버린 현실 가운데, 일종의 보상심리가 아닐까.

신의 마의 닥터진 골든타임 제3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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