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닥터진>과 <신의>는 타임슬립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메디컬 드라마다. 현대의 의사가 과거로 흘러들어가 그 가운데서 역사 속 인물과 조우한다는 설정만으로 보면 그렇다. 한데 <닥터진>과 <신의>가 타임슬립이라는 설정 하나만으로 ‘자매품 드라마’로 보기엔 곤란한 점이 있다.

▲ <신의> <닥터진>과 <신의>는 타임슬립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메디컬 드라마다. 현대의 의사가 과거로 흘러들어가 그 가운데서 역사 속 인물과 조우한다는 설정만으로 보면 그렇다. 한데 <닥터진>과 <신의>가 타임슬립이라는 설정 하나만으로 ‘자매품 드라마’로 보기엔 곤란한 점이 있다. ⓒ SBS


<닥터진>과 <신의>는 타임슬립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메디컬 드라마다. 현대의 의사가 과거로 흘러들어가 그 가운데서 역사 속 인물과 조우한다는 설정만으로 보면 그렇다. 한데 <닥터진>과 <신의>가 타임슬립이라는 설정 하나만으로 '자매품 드라마'로 보기엔 곤란한 점이 있다.

<닥터진>의 진혁(송승헌 분)은 조선 말기라는 역사 속 격랑 앞에서 의술을 손에 놓지 않는다. 의과용 장비가 부족하다면 손수 의료용 장비를 만들기까지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현대 의술을 의녀인 영래 아씨(박민영 분)나 허광(정은표 분)에게 전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조선 시대 사람인 이들에게 현대 의학 기술을 가르쳐 준다는 건 장차 진혁이 또다시 타임슬립할 경우에 대비해서다. 타임슬립으로 진혁이 설사 사라지더라도 영래 아씨나 허광에게 전수한 현대적 의술로 병마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보다 많이 구할 수 있으리라는 대비책 말이다.

하지만 <신의>는 다르다. <신의> 가운데 유은수(김희선 분)는 노국공주의 베인 목을 꿰맨 것 이외에는 그다지 변변한 의술 하나 뽐내지 못하고 있다. 최영(이민호 분)의 복부관통상이나 선왕인 경창군(최원홍 분)에게 변변한 치료 하나 하지 못하는 신세다.

<닥터진> <닥터진>의 진혁(송승헌 분)은 조선 말기라는 역사 속 격랑 앞에서 의술을 손에 놓지 않는다. 의과용 장비가 부족하다면 손수 의료용 장비를 만들기까지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현대 의술을 의녀인 영래 아씨(박민영 분)나 허광(정은표 분)에게 전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 <닥터진> <닥터진>의 진혁(송승헌 분)은 조선 말기라는 역사 속 격랑 앞에서 의술을 손에 놓지 않는다. 의과용 장비가 부족하다면 손수 의료용 장비를 만들기까지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현대 의술을 의녀인 영래 아씨(박민영 분)나 허광(정은표 분)에게 전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 MBC


물론 유은수에게도 변명거리는 있다. 실수로 오대만(김종문 분)이 소독약을 깨뜨려서 혹은 변변한 의약품 하나 없는 상황이기에 성형외과 신공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나름의 변명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닥터진> 속 진혁 역시 타임슬립을 하면서 현대의 의약품을 제대로 가지고 오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진혁은 나름 의사로서의 정체성에 충실하길 바라는 캐릭터다. 아픈 사람을 위해 항상 메스를 놓지 않았다.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면서도 말이다.

반면 유은수는 의사라는 정체성이 무색하리만치 수술 혹은 치료에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약사도 아니건만 필요한 의약품이 없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유은수의 전공이 외과가 아닌 성형외과라는 특수성 때문일까.

또한 유은수는 극 중 흐름을 주도하지도 못한다. 통통 튀는 캐릭터라는 김희선 특유의 감칠맛은 있을지언정 극의 흐름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하는 캐릭터다.

<신의> <신의> 가운데서 극 중 흐름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놓지 않는 캐릭터는 유은수가 아닌 최영이다. 현대의 유은수를 고려로 데리고 오는 일도, 왕도 눈에 차지 않는 ‘막가파 신하’ 기철(유오성 분)에게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자 최선을 다하는 공민왕(류덕환 분)에게 정신적인 자극을 주는 역할도, 왕의 호위무사 집단 우달치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것 모두가 최영의 몫이다.

▲ <신의> <신의> 가운데서 극 중 흐름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놓지 않는 캐릭터는 유은수가 아닌 최영이다. 현대의 유은수를 고려로 데리고 오는 일도, 왕도 눈에 차지 않는 ‘막가파 신하’ 기철(유오성 분)에게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자 최선을 다하는 공민왕(류덕환 분)에게 정신적인 자극을 주는 역할도, 왕의 호위무사 집단 우달치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것 모두가 최영의 몫이다. ⓒ SBS


<신의> 가운데서 극 중 흐름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놓지 않는 캐릭터는 유은수가 아닌 최영이다. 현대의 유은수를 고려로 데리고 오는 일도, 왕도 눈에 차지 않는 '막가파 신하' 기철(유오성 분)에게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자 최선을 다하는 공민왕(류덕환 분)에게 정신적인 자극을 주는 역할도, 왕의 호위무사 집단 우달치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것 모두가 최영의 몫이다.

<신의>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아직까지 드라마의 주도권은 최영이 잡고 있다. 최영이 없다면 아마 공민왕의 정신적 성숙이나, 유은수의 타임슬립이나, 기철의 기고만장함을 견제하는 일 따위는 상상도 할 수 없을 테다.

<신의> 가운데서 유은수의 정체성은 의사라기보다는 로코 속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답습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유은수를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민폐 캐릭터'가 될 지도 모른다.

한 예로 유은수가 기철에게 볼모가 되지만 않았더라도 강화도에서 최영이 기철이 파놓은 정치적인 함정에 빠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영의 앞길이나 혹은 공민왕의 국정 운영에 거치적거리는 걸림돌이 되는 게 유은수라는 캐릭터다.

<골든타임> 정작 <신의>라는 타이틀이 걸맞아 보이는 드라마는 따로 있는 듯 보인다. 실리추구형 의사로 남기보다는, 의료 사고라는 위험을 회피하기보다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피칠갑 난무하는 응급실 현장으로 빠져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의사 최인혁(이성민 분)에게 진정으로 ‘신의’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다.

▲ <골든타임> 정작 <신의>라는 타이틀이 걸맞아 보이는 드라마는 따로 있는 듯 보인다. 실리추구형 의사로 남기보다는, 의료 사고라는 위험을 회피하기보다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피칠갑 난무하는 응급실 현장으로 빠져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의사 최인혁(이성민 분)에게 진정으로 ‘신의’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다. ⓒ MBC


정작 <신의>라는 타이틀이 걸맞아 보이는 드라마는 따로 있는 듯 보인다. 동시간대 타사 경쟁작이다. 실리추구형 의사로 남기보다는, 의료 사고라는 위험을 회피하기보다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피칠갑 난무하는 응급실 현장으로 빠져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의사 최인혁(이성민 분)에게 진정으로 '신의'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다.

유은수가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면, 아니 민폐형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로맨틱코미디 캐릭터 이상의 진면모를 시청자에게 선사해야 한다. 의사로서의 유은수의 정체성에 관하여 진지한 고민이 빠진다면 이 드라마는 <신의>가 아닌 <최영>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붙여야만 맞을 것이다.

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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