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지난 1999년에 시작해 올해로 14살이 된 이 영화제는 김종현 집행위원장의 개막축사처럼 "14살은 반항적이고 때로는 가출도 할 수 있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에 걸맞게 영화제 슬로건도 'Stand by me'(내 곁에 있어줘)이다. 지난 1986년 롭 라이너 감독의 성장 드라마 제목이다. 리버 피닉스의 연기가 물씬 풍겨나오던 이 작품을 모토로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가 열린 것이다.

아이유 닮은 '요요'라는 소년의 이야기 <카우보이>

 2012베를린국제영화제 출품돼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카우보이> 포스터. 참고로 Kauw는 네델란드어로 까마귀를 뜻한다.

2012베를린국제영화제 출품돼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카우보이> 포스터. 참고로 Kauw는 네델란드어로 까마귀를 뜻한다. ⓒ SIYFF

개막작은 네델란드 영화 <카우보이(Kauwboy)>, 2012 베를린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감독 보데윈 쿨레(Boudewijn Koole)의 첫 장편영화이다. 국내인기가수 아이유를 닮은 12살 남짓한 소년 요요(JoJo, Rick Lens)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를 보니 요요의 어머니는 컨추리 가수로 거듭나고자 듀오가수로 활동하던 요요 아버지와 이혼 뒤 미국으로 떠났고, 아버지는 홀로 남아 매일 밤 소파에 누워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을 보며 맥주로 소일하는 사람이다.

요요는 컨츄리가수가 되고자 자기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존 바에즈가 연상되는 그녀의 목소리를 매번 녹음기로 듣는다. 그러던 중 공원 산책 길에 발견한 새끼 까마귀 한 마리. 외로움으로 가득한 한 소년의 일상이 까마귀 한 마리로 모든 것이 변한다.

먹이를 주고, 같이 자고, 심지어 같이 어머니의 음악을 듣는 꼬마 요요. 어린 까마귀는 다름아닌 요요와 어머니를 이어주는 모자의 정이 담긴 끈이다. 영화 보는 내내 길다란 갈대밭과 해안가, 학교에서 수구를 하며 수영장 수면아래에서 위만 쳐다보는 요요의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외로움과 불안함이 가득한 이 요요라는 소년의 일상 속에서 산업화와 어른들의 이기주의가 빚어낸 하나의 작은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더불어 요요의 보살핌 끝에 날개를 펼치며 마음껏 날게된 까마귀의 모습은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참고로 이 영화 제목 'Kauwboy'는 우리가 아는 미국의 목동 'Cowboy'가 아니라 네델란드어로 까마귀를 뜻하는 'Kauw'에 'boy'가 붙은 제목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보데윈 쿨레 감독은 개막작 소개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어렸을 때 찾아오던 까마귀"를 기억하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 국내 극장가서 보기 어려운 수작들 상영

한편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는 23일부터 다음 주 29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 CGV 성신여대입구점, 성북천 바람마당에서 경쟁부문에 출품된 60개국 1235편 중 예심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작품은 총 44편이 상영된다.

또한 키즈아이, 틴즈아이, 스트롱아이로 국내외 작품들을 연령대별로 구분해 어린이부터 가족들까지 함께 볼 수 있는 국내외 성장드라마와 판타지 영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일반극장가에서는 보기 힘든 명작들이 한데 모여있어 늦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이 계절에 가족과 함께 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KAUWBOY 카우보이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 보데윈 쿨레 김종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