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대학진학율이 1위인 국가다. 그만큼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대학에 들어가야 출세를 하기에 유리하다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나라다. 한데 대학에 들어가서 일이 잘 풀린다면 좋겠건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 아니던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으니 학교 다닐 때에는 취업에 유리한 스펙을 쌓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하고,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교 다니기도 수월치 않다.

여기, 중간과정인 대학은 생략하고 취업에 막바로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서울여상 학생들이다. 고학력 실업자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서울여상 학생들은 대졸자도 따기 어렵다는 고급 전문 자격증에 도전한다.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은 대기업 고액연봉자로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데 이들의 취업률은 자그만치 97.3%라고 한다.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이 절반가량 되어도 대성공인 요즘 시대에 서울여상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가히 경이롭다 할 수 있다.

서울여상은 아무 중학생이나 들어갈 수 있는 만만한 상업고등학교는 아니다. 중학교 성적이 상위 20% 안에 들어야 한다. 이 학교에 입학하고자 어떤 학생은 중학교 때 성적이 전교에서 손가락 안에 들어도, 또 어떤 학생은 재수까지 감행하며 입학할 정도다. 이들이 그만큼 서울여상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이 학교가 메리트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부모들은 반대한다. 적어도 대학을 나와야 사회에서 인정받는 게 아닌가하여 이들이 곧장 여상으로 진학하는 것에 반대를 한다. 하지만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 반대다. 대학에 다닐 동년배보다 일찍 고급 자격증을 학창 시절에 따는 것은 물론이요, 일찍 사회생활을 함으로 그만큼 조속히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보기에 그렇다.


서울여상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면접 시뮬레이션과 같은 실습을 통한 체험형 교육은 수업을 통해 장차 사회에서 겪을 다양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만드는 힘을 학생이 가질 수 있게끔 유도하는 수업이다.

학교 안에는 시뮬레이션이 아닌 진짜 회사도 설립되어 있다. 학생들은 회사 안에서 영업과 회계, 경영 전반에 관한 체험을 사회생활 이전에 할 수가 있는데, 이로 말미암아 생기는 이윤은 학교가 갖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장학금이나 체험활동비로 환원된다.

선배와의 긴밀한 네트워킹도 서울여상의 장점이다. 현장에 진출한 선배가 후배 재학생에게 해주는 조언은, 선배들이 직접 현장에서 겪으면서 느낀 체험담을 아낌없이 후배에게 전수하는 것이기에 후배들은 사회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기회가 크다.

대학에 반드시 진학해야 한다는 부모 세대의 고정관념과는 충돌할지 모르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따기 어려운 전문 자격증이라는 스펙을 고등학교 다닐 때 딴다는 건 그만큼 자녀 세대가 실용주의, 프래그머티즘에 충실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자녀 세대의 실용주의적 가치관과 서울여상의 체험 위주의 교육이 만날 때 기업이 원하는 여성 인재가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이번 방송의 주된 내용이다. 이 방송은 대학 진학이라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수하느냐, 아니면 실용주의적 노선을 택하느냐 시청자들에게 적잖이 고민을 안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