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의 미셸 플라티니 회장

유럽축구연맹의 미셸 플라티니 회장 ⓒ UEFA


유럽축구가 선수 이적료에 '사치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P통신,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시간으로 25일 '유럽축구연맹(UEFA)이 선수 이적 시장에서 구단들에게 사치세(luxury tax)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구단들이 일정 기준 이상의 이적료와 연봉을 들여 선수를 영입할 경우 그에 따른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써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사치세를 거둬들이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부자 구단들의 '스타 독점'  

UEFA가 사치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구단들 간의 재정적 격차로 인해 실력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모든 프로스포츠가 그렇듯 유럽축구에서도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일부 구단들이 높은 이적료와 연봉을 들여 스타 선수들을 싹쓸이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독식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갈수록 천문학적으로 높아지는 스타 선수들의 몸값과 그로 인해 구단들이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 경기장 입장료와 중계권료 등을 인상해 축구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치세 도입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해 650억 원을 들여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호비뉴를 데려온데 이어 최근에는 이탈리아 AC 밀란으로부터 카카를 영입하는 조건으로 무려 2000억 원이 넘는 이적료를 제시하며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만약 유럽 축구에서 사치세가 도입될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등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데리고 있는 '큰 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대표적인 부자 구단 뉴욕 양키스가 지난해에만 무려 2690만 달러가 넘는 사치세를 내기도 했다.

사치세 도입, 과연 효과 있을까?

그러나 난관들도 많다. 사치세 규정을 유럽축구의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작업이 무척이나 복잡하고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각 구단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UEFA 대변인 윌리엄 가일라드는 "사치세 도입은 구단들의 재정적으로 공평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기존의 사치세 제도를 유럽 축구에 맞게 바꾸는 과정이 무척이나 어렵다(extremely difficult)"고 토로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과연 사치세가 '구단들의 전력 평준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도 있다. 관련 기사를 읽은 한 독자는 "메이저리그가 사치세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수의 구단들만이 스타 선수를 독점하고 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오히려 막대한 세금 부담으로 인해 가난한 구단들이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가 지금보다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구단들 간의 전력 차이가 지금보다 더 크게 벌어지는 역효과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 축구 사치세 도입 U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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