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의 첫 화면을 장식한 100-0 여고농구 경기 사연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의 첫 화면을 장식한 100-0 여고농구 경기 사연 ⓒ Yahoo


얼마 전 100-0이라는 경이로운 승리를 거둔 미국 여고농구 코치가 학교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AP통신, CNN 등은 한국시각으로 26일 '미국 텍사스에 있는 코베넌트 스쿨이 농구팀 감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요언론들이 고등학교 농구팀 코치가 해고당했다는 '사소한' 소식에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14일 코베넌트 스쿨은 댈러스 아카데미와의 여고농구 경기에서 1쿼터 35-0, 2쿼터 59-0, 3쿼터 88-0으로 앞서나가며 결국 100-0이라는 엄청난 점수로 승리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숙인 쪽은 패자가 아닌 승자였다. 코베넌트 스쿨이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고도 기뻐하지 못한 것은 댈러스 아카데미는 주로 집중력 부족이나 난독증 등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학교이기 때문이다.

개운치 못한 승리를 거둔 기독교계 사립학교인 코베넌트 스쿨의 카일 퀼 교장은 공식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퀼 교장은 "너무나 부끄럽고 당황스럽다"며 "우리는 기독교적이지 못했고(Christlike)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진지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날 경기의 공식 기록을 삭제해줄 것도 요청했다.

코베넌트 스쿨의 사과를 받은 댈러스 아카데미 농구팀 역시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학생들을 다독이면서 이른바 '100-0 해프닝'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잡음은 쉽게 가라않지 않았다. 코베넌트 스쿨 농구팀의 미카 그라임스 코치가 학교 측의 사과 발표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언론의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서면으로만 자신의 주장을 밝힌 그라임스 코치는 "우리의 승리가 부끄럽고 당황스럽다는 학교 측 사과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학생들은 진지하고 성실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코베넌트 스쿨은 "그라임스 코치가 사과를 거부했기 때문에 해고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미국 누리꾼들은 "그라임스 코치는 스포츠맨이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될 필요가 있다"는 비판과 "그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것뿐인데 해고 통보는 부당한 처사"라는 지지 등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특히 한 누리꾼은 "두 학교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면 승패와 점수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이번 경기가 학교 측이 공식 사과를 하고 코치를 해고할 만큼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베넌트 스쿨 농구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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