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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랜만에 시간이 생겨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신혼 초 아내를 졸라 구입했던 MTB 자전거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구출해(?) 주었다. 불쌍한 녀석,  빨래건조대 대용으로 전락해서 타이어는 바람이 다 빠졌고 받침대는 베란다 물기 때문에 녹슬어 있었다. 타이어의 흙과 체인의 기름때가 여전한 녀석이 나에게,

"주인님 네 뱃살 안 보입니까?"
"시간이 있으면 TV나 끼고 살지 말고 운동 좀 하시죠."
"제발~~~~~~~~~~~"


빨래건조대 대용으로 쓰고 있는 자전거가 불쌍해 보인다.
▲ 베란다에 처박힌 나의 애마 빨래건조대 대용으로 쓰고 있는 자전거가 불쌍해 보인다.
ⓒ 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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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 밑에 분당

건교부 2004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신도시는 일반도시에 비해 주거만족도가 2배다. 그 중 분당은 1기 5개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중 주거만족도 1위다. Best of Best. 결과, 2007년 현재 아파트가격상승률 1위다.

작년 년 말 전세값 폭등 시절, 아파트 주인은 현재 전세값에서 20%를 올려달라고 했다. 이 무슨 개 같은 경우가 다 있냐고 따져 물었을까? 아니다. 다른 아파트도 그랬기 때문이다. 그 때 아마 살던 아파트 전세값 빼서 이사 가신 분 많았을 것이다. 나는 차근차근 주인을 설득하고 싶었다. 안 먹힐 것 같았는데 먹혔다. 그러면서 주인아주머니는 통 크게 그냥 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허걱 ~~~. 역시 주인아주머니가 한수 위.

하여튼 분당에 3년째 살고 있는데 살기는 정말 괜찮은 동네다. 주거환경, 교통, 편의시설, 자연환경, 공공기관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으니 말이다.

왼쪽으로 토지공사, 중앙에 분당서울대학병원이 보인다.
▲ 탄천에서 바라본 분당 전경 왼쪽으로 토지공사, 중앙에 분당서울대학병원이 보인다.
ⓒ 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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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 도심 속 가족 & 연인들의 휴식처

도심공원은 가족들이나 데이트족들이 걸어서 쉽게 찾을 수 있고 혼잡한 도심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편안한 휴식처이다. 분당 중앙공원은 그런 면에서 대단히 우수하다. 

정자와 분수, 그리고 아파트
▲ 중앙공원 전경 정자와 분수, 그리고 아파트
ⓒ 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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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탄천을 이용해서 어디에서든 자전거를 타고 쉽게 중앙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중앙공원을 끼고 있는 정자동, 수내동, 서현동은 분당에서 주거와 상가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공원은 중앙광장, 돌마각(정자)를 중심으로 녹지, 호수로 이루어져 있고 호수주변 잔디밭에서 여유로운 휴식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주요시설과 편의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 중앙공원 안내판 주요시설과 편의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 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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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천은 탄천의 지류로, 중앙공원을 끼고 외곽공원인 율동공원과 연결이 되어 있다. 물론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도보와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다.
▲ 중앙공원에서 율동공원 가는 길 도보와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다.
ⓒ 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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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천 주위로 학교와 아파트단지들이 있는데, 분당천을 이용하면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널 필요도 없고 여유롭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자전거를 타면서 책을 읽는 것이 신기해 찰칵
▲ 자전거 타는 꼬마 독서왕 자전거를 타면서 책을 읽는 것이 신기해 찰칵
ⓒ 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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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동공원, 자연속의 여유와 편안함이 있는 곳

율동공원은 도시외곽공원으로 한층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넓은 호수를 중심으로 보행길이 있는데,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는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보행자들을 위한 배려가 좋다. 그리고 요즘 TV 오락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는 번지점프대가 있고 그 옆으로 하늘 높이 올라가는 분수대가 있다. 개인적으로 중앙공원과 달리 한적하고 한층 여유가 있어 율동공원을 더 선호한다.

번지점프대 뒤로 야외조각공원과 책테마파크가 있다. 분수대 뒤로는 광장이 있다.
▲ 율동공원 전경 번지점프대 뒤로 야외조각공원과 책테마파크가 있다. 분수대 뒤로는 광장이 있다.
ⓒ 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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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도심공원과 달리 주차공간이 넓어 편하다. 분당을 포함해서 서울, 용인, 수지, 광주 등 인근 주민들도 차를 이용하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사진은 남쪽주차장이고 북쪽에 주차장이 하나 더 있다.
▲ 율동공원 주차장 사진은 남쪽주차장이고 북쪽에 주차장이 하나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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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곡산 등산로 안식년이 필요

성남에서 태제고개를 넘어가면 경기도 광주가 나온다. 올해 신도시 개발 후보지로 올랐던 지역이라 개발의 광풍이 휘몰아쳤던 동네다. 불곡산을 기점으로 분당과 접경을 이루는 곳으로 행정구역상 경기도 광주시 신현리이다. 골프장과 대형 음식점이 입구에 벌써 자리를 잡고 있고 군데군데 큰 골조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경기도 광주쪽에서 불곡산을 오르는 길에 약수터가 하나 있고 아직까지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숲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불곡산 능선을 오르면 상황은 좀 달라진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토양이 많이 유실이 된 것도 있겠지만 너무 많은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 뿌리가 다 드러난 나무는 곧 옆으로 기울어 쓰러질 것이고 결국에는 썩어 죽을 것이다. 그러면 그곳에 햇빛이 들고 토양이 말라 바람에 날린다. 또 비가 내렸을 때 토양유실이 다른 곳보다 훨씬 많게 된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불곡산 등산로도 쉬어야 한다.

등산객이 그래도 많지 않은 길이라 등산로 상태가 양호하다.
▲ 약수터에서 불곡산 가는 길 등산객이 그래도 많지 않은 길이라 등산로 상태가 양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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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의 자주 다니는 길이라 나무뿌리가 제살을 다 드러내고 있다.
▲ 불곡산 능선의 등산로 등산객의 자주 다니는 길이라 나무뿌리가 제살을 다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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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도시와 도시사람들

"우와 여기서 보니까 분당도 장관이네."
"저 아파트 좀 봐, 씨멘트 덩어리지 뭐!"
"그런데, ○○○ 뒤로 ○○빌라 사두면 돈 될까?"
"지은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짓겠어?"


한가하게 경치감상이나 하고 있지는 않았다. 도시는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기적이다. 품어주고 먹여주는 대자연의 품은 잊고 사람과 도시는 끊임없이 탐욕한다.

오른쪽으로 청계산이 멀리있고 경부고속도로 주변으로 고층 주상복합들이 보인다. 가깝게 탄천과 대학병원이 보이고 공단, 공사건물과 학교 등이 보인다.
▲ 불곡산에서 바라본 분당 전경 오른쪽으로 청계산이 멀리있고 경부고속도로 주변으로 고층 주상복합들이 보인다. 가깝게 탄천과 대학병원이 보이고 공단, 공사건물과 학교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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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의 아픔

분당과 남쪽으로 접경을 이루는 용인 죽전, 수지가 있는데 난개발의 광풍이 몰아친 곳이다. 지하철이 성남시 오리역에서 현재는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까지 연결되었다. 이 지역이 지하철로 연결되면서 지역주민들은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서 좋을 것이다. 하지만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고 편의시설이 부족하며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등 난개발에 따른 아픔은 여전히 거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위쪽 중앙이 수원으로 넘어가는 수지지역이고 왼쪽 가운데가 용인시 죽전지구이다. 오른쪽 아래 탄천변의 분당빌라촌과 대조를 이룬다.
▲ 불곡산에서 바라본 용인 죽전과 수지 위쪽 중앙이 수원으로 넘어가는 수지지역이고 왼쪽 가운데가 용인시 죽전지구이다. 오른쪽 아래 탄천변의 분당빌라촌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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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집으로

예전과 자전거 기행이 달라진 것은 카메라 때문이다. 아직 그냥 보고 셔터 누르는 수준이라 부끄럽지만 열심히 포착해서 정성들여 찍도록 노력해볼 작정이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니던 곳을 카메라를 들고 지나가니 순간의 사라지던 기억을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러분들도 자전거 열심히 타시고 타실 때는 꼭 카메라 가져가세요.

그럼 이만 찰칵.

덧붙이는 글 |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면서 카메라에 포착된 일상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런 일상을 사진과 글로 추억하고 싶고 나누고 싶어 올립니다.



태그:#분당,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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