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11월 12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스웨덴의 친선경기(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또 한 번 스트레스를 해소할 날이 찾아왔다. 6월 2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한국과 친선경기를 벌이기 때문이다. 1998년 월드컵 본선 때 만난 이후 9년만의 재대결이다. 네덜란드는 지난 4월 발표된 FIFA 랭킹에서 6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9년 전 0:5로 졌던 아픈 기억을 되갚아 줄 좋은 기회이다.

경기장은 어디인지 궁금해 할 필요도 없다. 국내 10개의 월드컵 경기장 중에서 국가대표 친선전이나 평가전이 열리는 경기장은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서울 상암에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대한축구협회 기록을 보면,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22번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아시안컵 예선, 월드컵 예선 경기 등을 제외한 순수한 친선전이나 평가전만을 말함)가 열렸다. 그 중에서 무려 16번이 서울 상암에 있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4년 12월 19일 부산에서 독일과의 친선전 이후 9차례 국가대표 친선경기 중 단 한 경기도 지방에서는 열리지 않았다.

2002월드컵 이후 국가대표 친선전 목록

2002년 11월 20일   서울     브라질                            2:3 패 
2003년 03월 29일   부산     콜롬비아                         0:0 무
2003년 04월 16일   서울     일본                               0:1 패
2003년 06월 08일   서울     우루과이                         0:2 패
2003년 06월 11일   서울     아르헨티나                      0:1 패
2003년 11월 18일   서울     불가리아                         0:1 패
2004년 02월 14일   울산     오만                               5:0 승
2004년 04년 28일   인천     파라과이                         0:0 무
2004년 06월 02일   서울     터키                               0:1 패
2004년 06년 05일   대구     터키                               2:1 승
2004년 07년 10월   광주     바레인                            2:0 승
2004년 07월 14일   서울     트리니다드 토바고           1:1 무
2004년 12월 19일   부산     독일                               3:1 승
2005년 02월 04일   서울     이집트                            0:1 패
2005년 10월 12일   서울     이란                               2:0 승
2005년 11월 12일   서울     스웨덴                            2:2 무 
2005년 11월 16일   서울     세르비아-몬테네그로        2:0 승
2006년 03월 01일   서울     앙골라                            1:0 승 
2006년 05월 23일   서울     세네갈                            1:1 무
2006년 05월 26일   서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2:0 승
2006년 10월 08일   서울    가나                                1:3 패
2007년 03월 24일   서울     우루과이                         0:2 패

2007년 06월 02일   서울     네덜란드 예정                 

 

(아시안컵 예선, 월드컵 예선 등을 제외한 순수한 친선경기)

 

ⓒ 대한축구협회

[핑계 하나] 지방은 관중이 적어서?

지난 3월 24일 상암에서 열린 우루과이전의 경우 관중이 4만2159명이었다. 그전에 상암에서 열린 친선전은 2006년 10월 8일 가나전으로 3만6515명의 관중을 모았다.

지방 경기장의 경우 가장 최근에 열린 친선전이 2004년 12월 19일 독일전으로 관중은 4만5775명이었다. 독일전 이전에 지방에서 열린 친선전은 2004년 7월 10일 광주에서 열린 바레인전으로 관중은 가나전과 비슷한 3만5241명이었다.

관중 수는 얼추 비슷하다. 지방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적어서 경기를 개최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한다면 그 말은 틀린 말이다.

[핑계 둘] 스폰서가 붙지 않는다?

축구협회는 자선단체가 아닌 만큼 스폰서를 확보해서 수익을 올리는 일이 필요하다. 국가대표팀 같은 경우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다른 경기보다 더 많은 스폰서를 확보할 수 있다. 지방보다 서울에서 경기를 할 경우 스폰서들이 많이 붙는 것도 사실이다.

말했다시피, 국가대표팀 경기는 온 국민의 관심사다. 지방에서 경기를 개최하지 않고 서울에서만 개최한다는 것은 지방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쳐질 수 있다. 지방 팬은 자연스레 떨어져 나간 경기에 스폰서들이 주목할까. 결국 서울을 고집하는 것은 멀리 내다보면 손해보는 일인 셈이다.

▲ 2006년 3월 1일 앙골라와의 축구국가대표 평가전 당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팬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핑계 셋] 상대팀들이 지방에 가려 하지 않는다?

축구협회는 상대팀들이 서울을 고집한다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보통 인천이나,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상대팀들은 이동해서 지방으로 다시 가기를 꺼린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문제는 축구협회가 경기장 선정을 하면서 어느 정도 상대팀과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주목할만한 것은 2004년에는 7번의 친선전 중에서 무려 5번이 지방에서 열렸다는 것이다(울산, 인천, 대구, 광주, 부산). 이는 상대팀과의 협상 여지에 따라서 지방에서 충분히 국가대표팀 경기를 개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지방 팬들에게 TV 응원만 강요하진 말자

지방에서 축구팬들을 더욱 끌어모으고 축구 열기를 활성화시키는 데 국가대표팀 경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런데도 편의와 상업적인 이유로 서울만 고집한다면 궁극적으로는 국가대표팀 팬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팬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팬들이 보지 않는 경기는 언젠가는 외면당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눈앞에 작은 이익 때문에 미래의 큰 이익을 잃어버릴 것인가?

다가오는 6월 2일 네덜란드전이 끝나면 10월경 또 한 번 국가대표 친선전이 예정되어 있다. 보도된 바로는 현재 아르헨티나가 유력하지만, 어떤 팀이 되든지 지방 팬들이 직접 경기장에서 응원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축구협회는 팬을 떠나게 하는 것이 아닌, 팬을 모으는 축구 행정이 최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07-05-15 11:26 ⓒ 2007 OhmyNews
국가대표팀 서울월드컵경기장 상암 축구 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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