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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훈 교사의 옥조근정훈장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 시민단체에서 축하 현수막을 걸었다.
ⓒ 임정훈
사립학교의 부패방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진훈 교사(평택 한광학원 소속)가 부패방지 유공 정부 포상 대상자로 확정돼 옥조근정훈장을 받게 됐다.

이미 지난해 12월 7일 한국투명성기구의 제6회 투명사회상을 받은 바 있는 김 교사의 옥조근정훈장 수훈은 사립학교 교사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김 교사는 비민주적인 학사운영과 독단적인 인사 전횡 등으로 학내 분규가 계속되고 있는 한광학원 재단의 ▲백혈병 장학기금 유용 ▲소속 교원들의 부당 인사전보 ▲무자격 교장의 자격 박탈 ▲재단 소속 학교들의 회계장부 조작(쌍둥이 회계) 규명 ▲3년 치 학교 회계자료 무단 폐기 규명 ▲학교장의 부당노동행위 ▲학교 물품 구입시 향응 접대 ▲폐기물 불법 매립 등 불법 행위를 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여 년간 노력해왔다.

옥조근정훈장이란?

대한민국 훈장에는 모두 12종류가 있으며 최고 훈장인 '무궁화 훈장'을 제외하고 각 5등급으로 돼 있다.

'근정훈장'은 공무원(군인·군무원 제외)으로서 그 직무에 힘을 다하여 부지런히 노력,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되며 1등급인 청조근정훈장을 비롯 황조근정훈장·홍조근정훈장·녹조근정훈장·옥조근정훈장 등 5개 등급이 있다. / 임정훈
특히, 학교 측이 무단으로 3년치 회계자료를 소각한 불법행위에 대해 법원이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이 아니라며 '무혐의' 처분한 것을 '공공기관의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 적용을 얻어내 '법적 처분'한 것과 '무자격 교장의 자격을 박탈'한 사례는 사립학교 민주화 운동 역사상 전무후무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수많은 사학재단 관계자들에게 학교 회계 운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인식시키고 민주적인 학사 운영을 마련케 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투명성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정부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김 교사에 대한 옥조근정훈장 수여식은 4월 24일(화) 오후 2시 국가청렴위원회 청렴실에서 마련되며, 이날 수여식에는 김 교사를 포함한 32명의 정부 포상과 21명의 청렴위원장 표창이 예정돼 있다.

"명백한 부패·비리사학과의 싸움이었음을 인정받은 것"
[인터뷰] 옥조근정훈장 받는 김진훈 교사

▲ 김진훈 교사와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훈장 수훈을 축하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왔다.
ⓒ임정훈
- 투명사회상에 이어 훈장까지 받게 되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은?
"상을 받고자 한 것이 아닌데 '투명사회상'에 이어 '훈장'까지 받게 돼 부끄럽다. 더욱이 교육을 거꾸로 되돌리려는 3불정책, 장애인교육지원법 그리고 사립학교법 등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수상하게 되어 한편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숱한 탄압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교사로서의 양심과 정의로움을 몸소 실천한 전교조 한광분회 선생님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사립학교 민주화 운동 관련 훈장 수훈은 사립교사로서 이례적이며 최초의 일이다. 훈장 수훈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지난해 12월에는 한국투명성기구가 그리고 올해 정부에서 민주화 투쟁의 공로를 인정하고 손을 들어 준 것은 명백한 부패·비리사학과의 싸움이었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 한광학원의 비리에 대해 법적심판이 이뤄졌고, 이를 계기로 사학들의 건전하고 투명한 학교회계운영의 기초가 마련된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 훈장 수훈 소식을 들은 가족과 주위 반응은?
"277일간의 천막철야농성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분회원 선생님들의 강고한 의지와 동료교사 사모님들의 지지가 있어 가능했기에 이번의 '훈장' 수훈 소식을 듣고 모두 기뻐했다. 전교조 한광분회의 명분 있는 싸움이었다며 축하 전화도 잇달았다. 특히 '돌이킬 수 없는 길'이라며 내조해준 아내는 승리와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학교 측의 횡포에 자퇴하고 유학생이 된 아들은 어른스럽게도 "이 세상의 진리와 정의를 하나님과 아버지로부터 배웠다"며 격려해주고 기뻐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 사학법 재개정 논란이 심상치 않다. 부패 비리 사학의 피해자로서 여기에 대한 생각은?
"지난해 사립학교법이 만족치 않지만 그나마 개정되어 기대에 부풀었건만, 당리당락의 정치농락과 일부 사립재단 관계자들의 정치논리에 시달리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 부패사학 척결에 앞장서서 사학의 투명성과 건전성 마련을 인정하여 내게 '훈장'을 수여한 정부가 작금의 사학법 재개정의 쌍두마차가 된다면 몹시 아이러니하다. 조속히 국회논란의 파장에서 벗어나 더욱 시행령을 강화하고, 현행 사학법을 이행치 않는 사학재단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벌해야 한다. 국민의 과반수가 사학법 재개정을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사당의 찬반 숫자게임에 비리사학이 비호되거나 옹호된다면 이 나라 교육은 망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
"모교에서 재직하는 나로서는 투쟁과정에서 살을 깎아내듯 아팠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은 제각기 다를 수 있다지만 내겐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학교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민주적으로 운영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배이자 제자들을 '당당하게' 가르치려 한다." / 임정훈

태그:#사학비리, #교육,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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