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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회 투명사회상 추천서에 기재된 김진훈, 김명상 교사의 추천사유요약 부분(일부)
ⓒ 임정훈
10여 년 동안 비리 사학 재단에 맞서 민주적 학사 운영을 요구해 온 사립학교 교사들이 한국투명성기구에서 수여하는 제6회 투명사회상을 받게 됐다. 경기도 평택 한광학원 소속의 김진훈·김명상 교사가 바로 그들이다.

한광학원은 지난 1995년 2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0여 년간 비민주적인 학사운영과 독단적인 인사 전횡 등으로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았다. 김진훈·김명상 교사는 이러한 재단의 잘못을 지적하고 민주적이고 투명한 학사 운영을 요구해왔다.

@BRI@투명사회상 추천서에서 밝힌 한광학원의 문제점은 ▲백혈병 학생의 장학금 유용 ▲부당 인사 전보 ▲ 무자격 교장의 임용 ▲학교 회계자료 무단 폐기 ▲학교장의 부당노동행위 ▲급식 비리 등이다.

두 교사는 이러한 비민주적 학사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다 2000년 전교조 한광분회를 결성하여 조직적·체계적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사립학교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추천서에는 "'학교 회계자료 불법 무단 폐기 법적 처분'과 '무자격 교장 자격 박탈' 사례는 전무후무한 성과로 많은 사학재단 관계자들에게 학교 회계 운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일깨우고 민주적인 학사 운영을 마련케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 회계자료를 무단 소각한 불법 행위에 대해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이 아니라며 판례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끈질기게 투쟁하여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적용을 얻어냈다"면서 "법적 처분한 공로는 특이할 만한 반부패의 기여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김진훈 교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의 요구와 실천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음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교가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6회 투명사회상 시상식은 오는 7일(목) 오후 6시 3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밤마다 농성장 찾아준 제자들이 큰 힘"
[인터뷰] 제6회 투명사회상 수상 김진훈씨

▲ 민주적 학교 운영과 인사위 구성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는 김명상(왼쪽)·김진훈 교사
ⓒ임정훈

10여 년에 걸친 학원 민주화 투쟁과 277일(2005년 3월 13일 ~ 12월 14일) 동안 이어진 천막 농성 등으로 사립학교 민주화를 이끌어 제6회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진훈·김명상 교사를 만났다. 김명상 교사가 부끄럽다며 한사코 사양하는 바람에 김진훈(전교조 한광분회장) 교사만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 축하한다. 수상 소감부터 듣고 싶다.
"뜻밖의 수상에 놀랍고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특히, 전교조 한광분회 선생님들이 함께 했던 277일 동안의 천막철야농성과 철막농성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가정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부패와 부정에 맞서 싸웠던 선생님들. 참교육의 열망으로 함께한 지역의 동료 선생님들. 그리고 지역 시민단체 여러분들께 이 상을 드리고 싶다."

- 학원민주화투쟁(아래 학민투) 진행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보다 철야농성을 하면서 가정에 소홀하게 된 점이었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해가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성장에서 학교의 탄압에 맞섰던 동지들. 농성장을 내 집처럼 가꿔주신 여선생님들.

옳은 일을 위해서 소신을 굽히지 않는 정의와 참교육을 향한 분노가 힘이 됐지만 부담도 됐다. 그러나 승리의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한껏 고무됐고, 밤마다 농성장을 찾아주는 학생들의 지지가 있어 견딜 수 있었다. 오가는 시민들의 격려가 줄을 잇기도 했다.

특히, '뜻은 같이 하지만 행동을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후원금을 건네주셨던 학교 내의 많은 선생님들이 있었다. 그리고 남편들이 1년 사계절을 농성장에서 보낼 때 부인들의 끊임없는 응원과 격려의 편지가 큰 힘이 됐다."

- 현재 학민투 진행 상황과 학교 상황은 어떤가?
"답보상태다. 학원의 부정과 부패는 확연히 드러났다. 실세 학교장이 무자격으로 퇴진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법의 심판마저 학교를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애당초 문제가 됐던 민주적 인사위원회 구성 등은 아직 미해결로 남아 있다. 비민주적인 학교 경영과 인사 전횡은 학교에 희망을 기대할 수 없게 한다.

시간을 두고 모든 교원들이 신바람 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민주적인 인사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안정적 급식으로 건강권을 찾아주고 악취 정화조에서 벗어나 쾌적한 학습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측과 교육청을 상대로 계속 노력하겠다."

- 현재 징계의결요구서가 재단 이사회에 제출된 상태인 걸로 아는데.
"징계 협박으로 회유와 만류를 반복했던 학교 측은 사학법 개정과 법적 판결이 우리 측에 유리해지자 잠잠해졌다. 학교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뒤로한 채 징계를 일삼는다면 새로운 국면의 투쟁이 전개될 것이다. 교사의 인권과 교권을 유린하며 탄압을 일삼는 일부 관리자가 있다면 법적 대응으로 맞설 것이다."

- 사학 비리가 만연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간단하다. 공교육을 담당하는 사학기관이 국가로부터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학 관계자들은 학교를 마치 개인의 소유물로 판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교 비리가 사실로 드러났을 때 바로잡겠다고 양심선언을 했던 학교 측 일부 선생님들의 위풍당당함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 갈등에서 벗어나 좋은 학교 만들기에 함께 나서야 한다. 관리자들도 재단의 눈치 보기에서 벗어나 덕망 있는 교육선배로서 참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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