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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와 민주노동당대전시당, 한국선급노조 등은 6일 오전 한국선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서 불이행·회사공금 유용·노조간부 폭행 지시 등 회사와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이갑숙 회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장재완

유흥·식비 7300만원, 차량유지·유류비 1400만원, 출장비 4570만원, 골프(71회) 2200만원, 경조금 2800만원, 사용처 없는 고액권 3100만원, 기타 내용 없는 지출 1600만원 등 총 2억3030여만원

이는 6일 한국선급노동조합(위원장 홍영웅, 이하 선급노조)이 공개한 이갑숙(남, 57) 회장의 지난 20개월(2003년 5월-2004년 12월)동안의 판공비 사용내역이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한국선급노조 등은 이날 대전 유성구 소재 한국선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서 불이행·회사공금 유용·노조간부 폭행 지시 등 회사와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이갑숙 회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한국선급의 노사갈등은 지난 2004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급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독단적 인사 및 정책결정으로 직원들의 불만을 사온 N상무이사의 3년 임기가 만료되자 N상무의 용퇴를 사측에 건의했다.

이에 이 회장과 N상무, 노조위원장 등은 2004년 2월 13일 상무이사의 임기를 3년 단임으로 하고, 그 대상인 N상무이사는 2005년 2월까지 임기를 마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또한 그해 8월에는 조직 및 직책 개편과정 등 그간의 노사대립상황에 대해 이 회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회사의 정상화와 노사간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아울러 회사는 인사배치에 있어서 공모와 다면평가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직책자를 선정 하는 등의 운영관련제도를 2004년말까지 노사간 합의를 통해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올해 2월이 되자 사측은 태도를 돌변, 합의서를 번복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합의이행과 이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투쟁을 지난 2월 27일부터 시작했고, 3월 11일 부터는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29일에는 이 회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노조간부 4명이 이 회장이 동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80여명의 사측 관계자들에게 집단폭행을 가해 중상을 입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 한국선급 사측과 노조가 작성한 지난 해 2월 합의서.
ⓒ 오마이뉴스장재완
이에 대해 노조는 “이 회장은 노사간에 합의한 사항을 2차례나 번복하면서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며 수억 원의 공금유용 등 온갖 비리의혹을 받고 있다”며 “한국선급을 파행적이고 독단적으로 운영해 온 이 회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이 회장은 체육행사 참석을 이유로 조합원 60여명을 무더기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이러한 폭력과 노동탄압에 맞서 법적대응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 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 회장은 노사 합의서를 즉각 이행 할 것 ▲이 회장의 수억원 공금 유용 비리의혹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엄정한 감사와 이에 대한 진상을 공개할 것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부당 인사위원회를 즉각 중단할 것 ▲폭력행위를 지시한 이 회장과 폭력행위 가담자는 즉각 퇴진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선급노조가 밝힌 이 회장의 판공비 사용내역은 그 규모가 적지 않다. 유흥 및 식비로 한달 평균 360여만원을 사용하고, 골프비용으로 20개월 동안 2241만원을 사용했다.

또한 정확한 용도를 밝히지 않은 고액의 물품 구입이 3100여만원에 이른다. 이 중에는 한번에 한국담배인삼공사 판매장에서 1244만원어치의 물품을 구입한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내역이 없이 지출결의서만 존재하는 것은 28건에 1599만원에 이른다.

경조금에 있어서도 20개월 동안 총 2761만원을 사용했고, 이 중 고액 지출내용을 보면 ‘화분대‘ 명목으로 100여만원을 지출한 것이 무려 4회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적인 용도로 사용된 금액도 1250만원에 이르며, 이 중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전현직 해양수산부 관료에게 사용된 것만도 22건에 이른다.

선급노조는 이러한 이 회장의 자금사용에 대해 공금유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년 5000만원 정도의 판공비 책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공금을 유용하여 흥청망청 사용했다는 것. 또한 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 고위 관료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지 모른다는 의혹의 눈초리마저 보내고 있다.

노조는 이러한 의혹의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감사원에 지난 3월 말 제출했고, 감사원은 한국선급이 피감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양수산부에 감사를 지시해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감사를 실시한 상태다. 결과는 오는 14일께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는 해양수산부 관료 출신이 낙하산으로 회장에 취임하고, 그 회장은 해양수산부 관료에게 로비를 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해양수산부 감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 “노조의 주장은 근거 없는 억지...오히려 업무방해로 사측 피해 커”

이러한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합의서 약속 불이행 부분은 작성당시 노조위원장의 무기한 단식을 통한 경영압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작성한 것이라는 것.

그 이후 합의서 이행을 위해 노조와 대화를 통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경영권을 침해해 부득이하게 합의서의 약속을 이행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임원의 임기는 총회에서 결정하는 사항으로 이미 2007년까지의 임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무작정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 회장의 공금유용 부분은 정확한 판공비 내역이 아닌 무작위적인 지출내역을 엮어서 만든 노조의 의도적 부풀리기라고 일축하고, 80명을 동원한 집단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본사직원을 총 동원해도 40명밖에 되지 않고 당시 15명 정도 밖에 없었다면서 노조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어 체육대회 참가 58명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는 노조가 사측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평일에 체육대회행사를 개최, 업무를 방해해 이에 대해 사규에 의거 적법한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한국선급의 노사간 갈등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선급은 이날 징계위원회를 열고 수 명의 노조간부에 대해 해임 등의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져 한국선급사태는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선급은 어떤 회사?

▲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한국선급본사
ⓒ오마이뉴스장재완

선급이란 선박의 등급이란 뜻으로 선박의 최초 설계시 부터 건조 완료시까지 선체구조설비에 대한 도면승인과 건조 과정 검사를 완료 후 선박을 등록하고, 운항중인 선박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선급은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선급단체로서 해상에서의 인명과 재산의 안전을 도모하고 조선해운 및 해양에 관한 기술진흥을 목적으로 1960년6월 민법 제32조에 의거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한국선급은 대덕연구단지내에 본부사옥과 연구소를 두고 선박에 관한 기술 연구의 활성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항구의 15개 지부와 런던·싱가폴·홍콩 등 해외 26개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4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선급은 해양수산부로부터 선박검사 등의 선급관련업무를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으며, 1년 예산이 450억원에 이르고, 해외 운항 대형 선박의 90%이상의 검사를 대행하는 국내 최대의 선급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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