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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에도 '국회타도'를 외치는 5천의 함성이 대전을 흔들었다.
5000여명의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함성을 이뤘다. “탄핵 무효!, 국회타도!”를 외치는 목소리가 대전 중앙로를 흔들었다. 13일 집회에 비해 1000여명의 목소리가 더 보태진 것.

휴일인 14일 집회는 평소보다 다소 이른 오후 5시에 시작됐다. 이날 집회에서는 ‘근조 16대 국회’가 새겨진 하얀 풍선이 등장해 분위기를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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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대전...2000여명 " 국회타도!"

대전 집회의 백미는 시민발언대.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나와 탄핵정국을 보는 소감 등을 기탄 없이 쏟아내 진솔한 시민발언을 듣기 위해 집회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집회 참석인원 어떻게?
행진행렬 참여자수 기준 일일이 셈해

집회 참석인원이 늘어나면서 참석인원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13일 대전집회를 4000명으로 보도하자 같은 참석자들 중에서도 최소한 7000명은 넘을 것이라며 인원추산이 잘못됐다는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 및 집회 주최측과 행진 행렬을 종횡으로 일일이 셈을 해 집계를 내고 있다.

14일의 경우 행진대열 길이는 13일에 비해 짧았지만 2개 차로를 이용 10-12명이 한 횡을 형성, 촘촘히 400여미터를 늘어섰다. 대열 수는 350여개. 즉 시위행렬에 참여한 4200여명의 시민과 대전역 집회 이후 행진에는 참여하지 않고 돌아간 시민 수를 500여명으로 추산, 5000명으로 집계했다.
이날 시민발언대의 최고 인기는 대전 양지초 6학년 유영지양에게 모아졌다. 정연한 논리로 탄핵정국을 꼬집고 국회의원들의 각성을 촉구, 박수갈채를 독차지 한 것.

유양은 “나이는 어리지만 뉴스를 보고 분통이 터져 같은 반 친구와 함께 나왔다”며 “우리 국민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왜 제 멋대로 갈아 치우냐”고 반문했다. 유양은 “국민들이 힘이 미치지 않는 사실이 분통할 뿐”이라며 “이 자리에서 국민들이 힘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양은 또 “남자든 여자든, 나이 적고 많음도 중요하지 않다”며 “모두가 참여해 국회의원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양과 함께 참여한 같은 반 정해철군은 “뉴스에서 대통령 탄핵 소식을 듣고 친구와 함께 나오게 됐다”며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하고 이 자리에 같이 나와 주셨다”고 말했다.

대전 변동에 사는 박모씨는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분통이 터져 거리로 나왔다”며 “딸 아이에게 만큼은 정의가 살아 숨쉬는 그런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 거리를 밝힌 민주 염원의 불빛
이날 발언대에 선 충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은 “국회에 괴물 3마리가 살고 있다”며 “ 이 괴물들은 청년 실업이 50만에 육박하고 농민들이 폭설에 수입개방에 고통스러워 하는 현실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총선이라는 눈앞의 욕심에만 관심이 있는 백해무익한 짐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13일 집회 때와 같이 참석자들은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기 위한 거리행진에 나섰다. 행진은 대전역을 출발 동마마트-동양타임월드 4거리를 돌아 홍명상가-대전역으로 이어지는 2km 구간에 이어졌다. 당초 대전역 광장에는 2천여명이 시민들이 자리를 메웠으나 거리행진을 벌이자 시위행렬은 5000여명으로 불어났다. 거리행진은 경찰들도 만족해 할 만큼 두 개 차선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 이들의 외침이 그들의 귀에는 들지 않는 것일까
거리행진 도중 한 시민이 시위행렬을 향해 “버스 길을 막아 버리면 어떡하냐”고 항의하자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다른 시민이 “나라가 처한 위기가 중하지 한 두 시간 집에 늦게 가는 것이 대수냐”며 훈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거리행진을 끝낸 후 대전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왜 탄핵 오적에 김종필은 포함시키지 않느냐”며 “탄핵안 가결에 일등공신인 김종필과 자민련을 영원히 충청도에서 지워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15일 오후 6시 동방마트 앞에서 촛불시위를 이어가기로 결의하고 조금 전인 오후 8시 10분 경 함성 소리로 끝 마쳤다.

집회물품 개인 자진기증 늘어나
대형 펼침막에서 손 태극기-앰프-꽃상여까지

연일 집회가 계속되면서 집회물품 기증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집회 물품은 집회 주최측이 시민성금을 모아 준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성금으로 모든 행사물품을 준비하기에는 역부족.

부족한 물품은 자진 기증자들로부터 해결해 나가고 있다. 14일 집회에서는 대덕구 법동에 사는 정현태(37, 대덕비젼센터 소장)씨가 손 태극기 수 백여개를 내놓았다. 집회때마다 등장하는 탄핵 오적의 얼굴이 담긴 대형 펼침막도 기증 물품 중 하나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앰프시설은 12일과 13일 각각 '대전충남 평화와 통일을 여는사람들' 사무국장인 유병규씨가 자체 준비했다. 대전에 소재한 ‘민족예술단 우금치’는 13일 집회 때 쓰인 꽃상여와 만장, 소공연을 준비해 선보였다.

약방의 감초격인 촛불시위용 초와 바람막이용 일회용 종이컵은 주최측에서 준비해 오고 있지만 최근에는 각 참가자가 가정에서 초와 종이컵을 준비해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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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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