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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4일 오후2시]
14일 대전역 광장집회 오후 5시로 연기


14일 오후 2시 대전역 광장에서 열기로 한 대통령 탄핵안 가결 규탄 집회가 오후 5시로 연기됐다.


[2신 : 밤 9시30분]

대전 4천시민 운집, “탄핵 무효때 까지 조기 게양하자”
대전역-동양타임월드 4거리 1km 시위 행렬 이어져


대전 시민이 분노했다. 가장 늦게, 하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불을 지펴 ‘뚝배기 항쟁의 도시’로 알려진 대전시민이 일어서고 있다.

13일 오후 6시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촛불시위에는 4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민주주의 수호’를 소리 높였다.

당초 동방마트 앞에서 열리기로 한 이날 행사는 참여자들이 예상보다 많아지자 주최측이 급히 장소를 대전역 광장으로 변경했다. 행사는 시민발언대로 시작됐다.

대전시 중구 변동에 사는 정용래(48)씨가 첫 발언대에 섰다. 정씨는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하고도 희희낙낙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져 TV 브라운관을 박살냈다”며 “이 일로 아내와 심하게 다퉜지만 정신나간 국회의원들 보지 않게 돼 속이 후련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번째 시민발언대에 선 대전 월평동에 사는 허천행(45)씨는 “20대에는 전두환 때문에, 30대에는 각종 정치부패로 거리에서 데모를 했다”며 “하지만 40대에 이런 일로 다시 거리로 나와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씨는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어제는 민주주의가 죽은 국치일이기에 슬픈 마음에 조기를 게양했다”며 “탄핵이 무효화 될 때까지 조기를 게양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시민발언대에 이어 구성진 달구질 소리가 대전역 광장을 울렸다.
“국민의 뜻 외면하고 (어허 달구)/ 땅 속 깊이 묻어 버리고 (어허 달구)/ 무엇부터 묻어 볼까 (어허달구)/ 한나라당 민주당 (어허달구)/ 싹 쓸어다 땅에 묻고(어허 달구)...”

달구질 소리에 발을 구르며 거리 행진이 시작됐다. ‘탄핵 오적’을 알리는 펼침막이 선두에 섰다. 그 뒤를 대형 태극기와 각각 '근조 국민의 뜻''근조 민주주의'가 새겨진 영정과 꽃 상여가 뒤를 이었다. 그 뒤에는 50여개의 형형색색 만장이 자리했다. 만장 뒤로 무려 4000여명의 시민의 촛불을 들고 ‘탄핵 철회’'국회해산’을 외치며 뒤를 이었다.

“이번에는 야 3당이 국민앞에 무릎 꿇고 사죄할 때”

행진 대열은 대전역을 출발해 동양타임월드 4거리를 거쳐 다시 대전역 광장까지 되짚어 가는 2km 구간을 행진했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고등학생을 비롯 남녀노소가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인도에 선 시민들도 시위행렬을 향해 박수를 치거나 “옳소”를 외치며 공감을 표시했다.

대전 선화동에서 사는 한 시민은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중앙로를 메운 것은 87년 6월 항쟁이후 처음”이라며 ”아무래도 대전 사람들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시민은 이어 “이번에는 야당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문제가 풀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친 김에 대전에서 20만 모이자”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시위행렬 편에 서 있었다. 평소 같으면 시위대열을 향해 교통혼잡을 이유로 불평을 늘어 놓던 차량 운전자들도 손을 흔들거나 경적을 울리며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 시민은 “민주당이 시민 20만명이 모여도 끄떡 안한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지 대전에서 확인해 보자”며 “대전에서 별도로 20만을 모아보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대전역에 도착해서도 아쉬운 마음에 시민발언대와 노래 구호 함성, 촛불시위를 계속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내일(14일) 오후 2시 대전역 광장에서 예정된 대전시민궐기대회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오후 9시 20분경 자진해산 했다.


[1신 : 13일 오후 5시50분]

"후속 편은 내각제 개헌" 우리당 대전충남 비대위 발족...
"무늬만 비대위, 내용은 선거대책본부" 비판도


ⓒ 심규상
‘헌정수호와 국정안정을 위한 대전충남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가 발족됐다. 우리당 대전충남시·도지부는 13일 오후 4시 대전시 중촌동 자유회관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대위 발족식을 갖고 대통령 탄액안 가결한 야 3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당초 우리당 대전시·도지부는 이날 대전 둔산동 오페라 웨딩홀에서 선거대책본부 발족식을 갖기로 했으나 탄핵정국으로 이를 전격 취소하고 장소까지 옮겨 비대위 발족식으로 전환했다.

박명광 대전충남비대위원장은 “1200만명이 찍어준 대통령을 단 40분만에 (권좌에서) 끌어내린 민주주의 말살현장을 목도했다”며 “오는 4·15총선에서 반드시 표로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야 3당은 다음 시나리오로 내각제로의 개헌을 통한 권력찬탈을 꿈꾸고 있다”며 “노무현 일병 살리기가 아닌 풍전등화에 선 민주주의를 소생시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병석 대전 비대위본부장도 “야 3당에 내각제 음모가 있는 것 아닌지 준엄하게 묻겠다”며 “그렇지 않다면 탄핵에 반대하던 사람들이 왜 하루 아침에 입장을 바꿔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는지 답해야 한다”고 반문했다.

김원웅 의원은 “국회 쿠데타로 누가 썩고 낡은 정치세력이고 국가운명을 개척할 세력인지가 드러났다”며 “짙은 어둠 속에 새로운 새벽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12일 저녁 열린 대전 중앙로 집회를 예로 들며 “이렇게 신속하게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인 적이 없었다”며 “이를 악물고 분노를 삭이고 선거법을 꼭 지키면서 새희망을 만들어내자”고 덧붙였다.

총선 후보 소개에 대분분 시간 할애...

그러나 이날 비대위 발족식은 탄핵정국에 대한 당원들의 분노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인 행사 내용이 이름만 바꾼 사실상 선거대책본부 출범식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것.

실제 이날 출범한 시.도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인 박명광 씨와 비대위 신윤표 고문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박 위원장도 인사말을 통해 “(비대위)위원장이기보다는 지원단이고 연락책으로 임명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묻지마 투표로 4·15총선에서 대전은 6대0, 충남은 10대0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충청도가 잘 뭉치면 전국 유일전국정당을 만들고 가장 큰 계보를 형성, 박병석 의원이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도부 인사에 이어 행사 시간의 대부분을 대전충남 우리당 후보 10여명을 일일이 한 사람씩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행사 중 절반 이상이 총선 후보 소개와 인사말에 쓰여진 것.

한 예비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국민경선 실시를 반드시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며 선거와 관련된 당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행사를 지켜본 우리당의 한 당원은 “이름만 헌정수호를 위한 비대위로 바꿨을 뿐 전체적인 행사가 선거대책본부 발족식과 다를 바 없었다”며 “시·도지부 지도부들이 탄핵정국으로 인한 분통이 터지는 당원들이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행사에서 대전충남 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현 시국을 헌정이 파괴되는 비상시국으로 규정 짓고 밀실야합에 의해 민주주의를 유린한 낡은 세력을 총선승리로 심판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대전 중앙로 동방마트 앞에서는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사모, 열린우리당 대전시지부 등이 참여하는 탄핵안 가결 규탄 대규모 촛불시위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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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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