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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에서 피격당한 고 곽경해, 김만수씨의 유족들은 10일 오후 5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 정부의 성의있는 대책을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장재완


[2신:10일 밤 8시>

고 김만수씨 딸 대통령에 두번째 편지
영진양 "정부와 사측 모두 너무 무성의"


이라크에서 피격된 (주)오무전기 노동자 고 김만수씨의 쌍둥이 딸 김영진(19)양이 10일 오후 이메일을 통해 대통령에게 두번째 편지를 보냈다.

영진양은 이 편지에서 "정부와 오무전기 측이 너무 무성의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메일로 보내 주셨듯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꼭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영진양은 또한 "정부가 근로자 분들의 신변보호에 조금이나마 신경을 써 주셨더라면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익을 위해 나선 근로자들을 산업전사로 대우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밖에도 영진양은 사체확인을 통해 본 아버지의 처참한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면서 "자신은 너무놀라 정신을 잃기까지 했다"며 "남은 식구들이라도 제 자리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영진양의 편지는 지난 3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편지에 이은 두번째로서 게시판이 아닌 이메일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도 전달됐다.

한편 유족들은 이날 오후 5시 대전 평화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의 성의 있는 협상과 정부의 책임있는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정부와 오무전기 측은 너무 무성의 ...대통령이 도와달라"
고 김만수씨의 딸 김영진 양의 두번째 편지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라크에 일하러 가셨다가 돌아가신 김만수씨의 딸 김영진 입니다.
지난번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메일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

바쁘신와중에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이렇게 다시 한번 글을 올리게되어 죄송합니다.
저와 영은이는 쌍둥이로 태어나 집은 보잘 것 없지만 아빠와 엄마 저 영은이 이렇게 4식구가 가정을 꾸려나가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한참크는 18세의 나이로 동물로 비유하자면 아직 어린 토끼에 비유하겠습니다.
저와 영은이는 18세에 가장이신 아빠를 여의고 ..
어제 시신을 보았지만 아직까지도 믿기 어려운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제 세 식구입니다.
이렇게나마 억울함과 분노를 호소하고자 글을 올렸습니다.
저희 세 식구는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뉴스에서 처음에 보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유해가 일주일이 지나도 오시질 않아서 정말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빠의 유해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다가 .. 엊그제 아빠의 유해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도착만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군요..
아빠의 유해는 지금 이곳 평화원 지하실 냉동 창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9일 오후.. 아빠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안치실로 가서 아빠의 관을 열고 아빠의 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시신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 관을 열었을 때 차가운 냉기가 저희 가족들에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머리부위만 총을 맞은 줄 알았는데 아빠의 배와 가슴 쪽에는 핏자국과 길고 작은 상처들이 있었습니다. 얼굴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붓고 눈을 꼭 감고 있었고.. 표정을 보았을 땐 너무나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어서 그때의 상황이 얼마나 참혹한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반신은 이라크 가시기전 제가 다려준 바지를 입고 계셨고 양말을 신고 계셨지만 무척이나 추워 보였습니다. 시신을 보자마자 저희가족은 울음을 터트렸고 저는 나오면서 너무 놀란 나머지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얼마 있다가 깨어나긴 했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오무전기 측은 너무 무성의 하게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례를 치르려 하지만 사실상 개인적으로는 저희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갔겠지만..
국익으로 따지면 산업전사이지 않습니까?
정부에서 의당 산업전사로 해주실 수는 없는 것 인지요.
저희아빠와 오무전기 근로자 분들의 신변보호에 조금이나마 신경을 써 주셨더라면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통령 할아버지 메일에 보내 주셨듯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꼭 지켜 주세요.

저희 가족은 대통령 할아버지만 믿고 있답니다.부탁드립니다.
오무전기 회사에서 저희아빠 유해가 도착하시면 적절한 유족보상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오늘 오무전기 측에서 이곳 빈소로 찾아와 저희가족 윗 분들과 협상을 하러오셔서는 터무니 없는 소리만 하시다가 오늘오후 서울 회사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빠의 시신은 계속 싸늘하고 추운 지하실 냉동창고에 갇혀 계신답니다.
저희는 정부나 나라 측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협의를 해주실 줄 알았는데 어찌 하실 것인지.. 정부측에서는 협의를 해주실 수는 없는 것 인지요.
장례도 지내지 못하고 유해만 보면서 빈소만 지켜야 하는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이제 정말 저희가족들 마저도 아빠의 시신을 보면 얼굴조차 싸늘히 굳어버린 아빠를 제대로 마주 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직 10대의 나이로 아빠와 장난을 치고 어리광을 부리면서 대학 다니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 엄마 아빠와 가족여행도 가보고 싶었고 지금 상태로는 아빠가 제발 단 하루만이라도 살아 계신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구끼리 조촐히 밥 한끼 먹으면서 오순도순 이야기도 밤새도록 나누고 이때까지 철없이 굴었던 모습은 뒤로한 채 아빠께 조금이나마 효도하고 싶습니다. 이젠 저희는 아빠를 만질 수도 아빠라고 부를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씩씩해지려고 합니다. 아빠가 원하시는 것은 저와 영은이가 엄마께 효도하고 세 식구나마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실 테니까요.
그러기 위해선 저희 아빠를 하루 빨리 하늘 나라로 편히 보내 드리는 것이 우선 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국회 모든 언론 분들과 국민여러분 저희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한 소녀가 마지막으로 부탁 드리겠습니다.
정말 이젠 이 글이 마지막으로 올리는 글 이였으면 합니다.



<1신:10일 16시 00분>
이라크 피격 유족들 "한국군 파병, 말리고 싶다"

보상 협상 난항...유족들 "회사-정부 태도 무성의"


▲ 이라크에서 피격된 오무전기 노동자 고 김만수(왼쪽)씨와 곽경해(오른쪽)씨의 영정을 시신을 인도하기 위해 상주들이 들고 서 있다.
ⓒ 오마이뉴스장재완

이라크에서 괴한들의 피격으로 희생당한 고 곽경해(61)씨와 김만수(46)씨의 유족들이 회사측과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세 번의 진전 없는 협상에 이어 10일에도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걸쳐 유족대표들과 (주)오무전기 서부권 상무와의 보상협상이 계속됐다. 그러나 역시 서로간의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되고 말았다.

유족들은 "오무전기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라도 책임지겠다고 큰소리 쳐 놓고 이제 와서는 물건값 흥정하듯이 상식 밖의 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또한 정부에 대해서도 "오늘 오전 산자부의 한 관계자가 전화를 해서 '정부관계부처간의 협의를 했으나 금전적인 지원은 해줄 수 있는 게 전혀 없고 다만 행정적인 지원은 아끼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정부가 너무 무성의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곽경해씨의 조카 임채영(46)씨는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닌 국가적인 사안으로 봐야한다"며 "정부는 파병결정에 영향이 미칠까봐 대충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했다.

임씨는 또한 "보상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 또한 앞으로 많은 후배 근로자들을 위해서라도 국가와 회사에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임씨는 이어 한국군의 이라크파병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정부가 자국민에 대해서 이렇게 홀대하면서 어떻게 파병과 전후복구사업을 운운할 수 있는지 그 도덕성이 의심스럽다"며 "이런 나라에 사는 것이 부끄럽고, 거리에 나서서라도 파병을 막고 싶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김만수씨의 한 유족도 "사측은 자신들의 경제적 사정을 내세워 물건값 흥정하듯이 협상에 나서고 있고, 정부는 말로만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유족을 우롱하고 있다"며 정부와 회사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국민을 보호하고 안심시켜야 할 정부가 회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겨우 두 명의 죽음도 감당하지 못하는 정부가 한국군을 파병해서 어떡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협상에 나서고 있는 오무전기 측 서부권 상무는 "회사의 보상 능력이 한계가 있다"며 "유족들이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 상무는 또한 "해외파견 건설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산재나 근재를 가입할 수 없어 보험가입이 되지 않았다"며 "유족들이 산재수준 이상의 보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이해는 가지만 회사의 능력이 거기에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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