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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애기섬>의 장현필 감독 ⓒ 오마이뉴스 이종호
<월간조선> 우○○(45) 기자가 영화 <애기섬>을 제작중인 장현필(37) 감독의 신청으로 열린 언론중재위원회(위원장 박영식 변호사)에 출석, 중재위원들 앞에서 공문서에 적시돼 있는 내용을 거꾸로 설명하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말'이라는 확정적 표현을 쓴 것에는 근거가 있다. 그 전에 우선 '거짓말'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상대방에게 이것을 믿게 하려고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하는 말."(<두산세계대백과사전>에서)

우 기자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상대방에게 이것을 믿게 하려고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하는 말'을 함으로써 언론중재 신청인인 장현필 감독은 물론이고 판사, 변호사, 언론계 원로로 구성된 5인의 중재위원까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이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우 기자는 <월간조선> 10월호에서 "영화 <애기섬>이 여순사건을 통일운동의 성격을 띤 것처럼, 그리고 국군의 진압을 양민학살로 부각시키고, 국군이 함포사격으로 양민 1천명을 죽였다고 조작한 영화"로 단정적으로 규정하고, 이 영화가 9월 8일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 출품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월간조선> 기사야말로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오마이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다시 쓰는 남행록] 여순사건 진실을 찾아서에서 상세히 지적한 바 있다.)

대한민국 헌법정신에서 보장하고 있는 '예술창작의 자유'를 침해받은 장현필 감독이 언론중재위에 정정·반론보도를 청구한 것은 지난 10월 19일. 그후 이 중재건은 언론중재위원회 서울4중재부(중재부장 이동명 서울지법 부장판사)에 배정됐으며, 각각 10월 29일과 11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중재가 진행됐다.

신청인 측에선 장현필 감독 혼자서, 피신청인 측인 <월간조선>에선 조갑제 사장의 위임을 받은 조남준 편집위원과 우 기자 등 두 명이 출석했다.

문제의 '우 기자 거짓말 사건'은 첫 번째 중재가 있던 지난 10월 29일 발생했다.

장현필 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우 기자는 장 감독과 중재위원들에게 두 장의 서류를 흔들면서 "자, 봐라.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마저 '상영불가' 결정을 내렸다는 공문을 이렇게 우리에게 보내왔다. 부산영화제 주최측이 왜 이런 답변을 했겠느냐? <애기섬>이 역사적 오류 등 여러 문제가 있으니까 그랬던 것이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기자는 그렇게 주장한 뒤 자신이 흔들었던 두 장의 공문을 언론중재위에 제출했다. 제1차 중재가 끝난 뒤 장현필 감독은 우 기자에게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보내왔다는 답변 공문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상하게 여긴 장현필 감독은 바로 다음날인 10월 30일 부산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영화를 선정하는 책임자인 한상준 교수(중앙대 영화과)와 전화통화를 했다.

장현필 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우 기자가 언론중재위에서 한 말을 전하자 한 교수는 "그렇지 않아도 <월간조선> 측에서 그런 내용을 묻는 황당한 공문을 보내 왔길래 곧바로 다음날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한 "나는 <월간조선>이 주장하는 그런 식의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월간조선>이 보낸 공문이 유도성 질문으로 되어 있어 매우 불쾌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월간조선>과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 사이에 정식으로 공문이 오갔다는 사실을 확인한 장현필 감독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양측 사이에서 오간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잠시 후 팩스를 통해 날아온 두 장의 공문을 받아든 장 감독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월간조선> 조갑제 대표이사 명의로 9월 20일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에게 발송된 공문(문서번호 월조 01-09-20)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밑줄 강조-필자)

▲ <월간조선>조갑제 대표이사 명의로 9월20일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에게 발송된 공문.
질의1) 영화 <애기섬>이 귀 위원회에 심의를 받기 위해 제출된 시기는 언제입니까?

질의2) 귀 위원회에서 영화 <애기섬>을 심의한 결과, 2001년 영화제에 상영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듣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파악하기로는 이 영화가 완성도 면에서 다른 영화에 비해 떨어지고 역사적 사실을 사실과 다르게 묘사한 점 등이 '상영불가' 결정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귀 영화제 국내영화 담당 프로그래머인 한상준 씨의 설명입니다.

영화 <애기섬>에 대한 상영불가 이유를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상영불가' 방침을 이 영화 제작진(감독)에게 통보한 시기가 언제인지도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독자가 보기에도, <월간조선>의 공문에 적힌 질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질의자가 원하는 어떤 방향으로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자신들의 주장을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증명하기 위해 발언자의 실명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것도 시선을 끈다.

이번에는 바로 다음날인 9월 21일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월간조선사에 회신한 답장 공문(문서번호 부국영 01-83)을 보자. 물론 문서상의 발신 명의자는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되어 있으나,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담당자인 한상준 교수가 직접 작성해서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밑줄 강조-필자)

▲ 9월21일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월간조선사에 회신한 답장공문.
가. 우선 부산국제영화제는 심의기관이 아니므로 '심의'나 '상영불가' 등의 표현은 정확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나. 아울러 영화가 선정되지 않은 사유에 대한 귀사의 의견은 근거 없는 것임을 지적 드리고자 합니다.

다. 선정되지 않은 작품에 대한 사유는, 창작자 개인에 대한 명예와 직결된 문제이므로 규정에 의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을 통보 드립니다.


독자가 보기에도, 부산영화제 주최측이 <월간조선>의 질문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공문에 나와 있듯이, 부산영화제 측은 <월간조선>의 공문 내용을 아예 '질의'가 아닌 '의견'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월간조선>의 질문에 담겨있는 의도에 절대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당사자인 한상준 교수가 장현필 감독에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앞의 두 공문이라는 '객관적 자료'만 가지고도, 우 기자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좀더 신중한 확인 작업이 필요했다.

우선 <월간조선> 공문에서 구체적으로 거명된 한상준 교수의 말을 들어봐야 했고, 언론중재위 중재기록도 확인해야 했다.

11월 14일 오후 4시 40분 한상준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산영화제 진행 때문에 정신없이 바쁘다는 한 교수와 핸드폰으로 짤막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 <월간조선>이 9월 20일 부산영화제 조직위에 보낸 공문에는, <애기섬>이 완성도 미숙과 역사적 오류 등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주최측으로부터 '상영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국내영화 담당 프로그래머인 당신이 <월간조선> 측에 그런 설명을 직접 했다고 돼 있었다. 당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월간조선>의 주장은 사실인가.
"사실과 전혀 다르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 그렇다면 왜 <월간조선>이 그런 공문을 보냈다고 보나.
"그건 나도 이해가 안 된다. 갑자기 그런 공문을 보내왔기에 다음날 곧바로 짤막하게 '<월간조선>의 의견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답변한 공문을 보냈다."

- 그런데 <월간조선> 우 기자는 언론중재위 중재과정에서 중재위원들에게 당신이 보낸 문서를 당신의 뜻과는 정반대의 의미로 설명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분명하게 '근거 없는 것'이라고 쓴 답변서를 보낸 것이다."

- 영화 <애기섬>은 심사 대상에 올랐나.
"작품이 마감시한을 훨씬 넘겨 늦게 제출됐다. 이미 상영작인 7편의 작품을 선정해 통보까지 한 상태였다. 그러나 작품만 좋다면 마감시한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감독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아주 탐나는 작품은 아니었고, 민감한 역사문제를 다룬 것이라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작품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공문에서도 분명히 밝혔듯이,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심사기관이 아니다. '심사'라거나 '상영불가' 결정이라는 말은 성립이 안 된다."

- 부산영화제 조직위 측에서 답변서를 보낸 뒤 <월간조선>으로부터 다른 연락은 없었나.
"한 번도 없었다."

한상준 교수는 영화제 진행으로 바쁘기도 하거니와 이런 문제에 휩쓸려 들어가기 싫다는 뜻을 밝힌 뒤 "나의 모든 생각은 <월간조선> 측에 보낸 공문에 담겨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여기서 잠시 배경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우 기자는 <월간조선> 10월호 기사에서 "장현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 상영하기 위하여 9월 8일 영화를 출품했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장현필 감독은 작품을 편집하다 9월 8일 마감시한을 넘겼다. 그래서 부산영화제 사무국 측에 10일까지 넘겨도 되겠냐고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아마 상관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여직원의 그 말만 믿고 편집에 몰두하다가 정작 작품 제출은 그보다 이틀이나 더 지난 12일에야 할 수 있었다.

하루가 지나도 연락이 없자 장현필 감독은 다음날 한상준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교수는 "부산영화제에서 상영할 다큐멘터리 영화는 모두 7편인데 이미 선정이 끝났고 개별 통보까지 마친 상태이다. 장 감독의 작품을 가지고는 있지만 아직 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크게 실망한 장 감독은 "선정과정에서 빠지기는 했지만 영화전문가인 한 교수께서 한번 보시고 개인적으로라도 평가해주면 고맙겠다"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지방에서, 그것도 영화제작 경험도 전혀 없는 신출내기 감독이 저예산으로 힘겹게 만든 작품을 봐달라고 한 부탁이 하도 간절해서였는지 며칠 후 한 교수는 간단한 평을 해주었다고 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점은 보이지만 여순사건이라는 현대사의 대표적인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것이 한 교수가 해준 평의 요지였다고 한다. (실제로 <애기섬>은 여순사건을 소재로 삼은 최초의 영화이다.)

이번에는 언론중재위 중재기록을 확인해볼 차례다. 그래서 지난 11월 13일부터 장현필 감독을 통해 언론중재위 사무처에 중재기록 열람을 줄기차게 요청했다. 그러나 중재부장의 결재를 받아야만 볼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마침내 약 일주일을 지루하게 기다린 후에야 11월 19일 오후 중재기록을 열람할 수 있었다. 참고로 언론중재에서 나온 발언의 전체 내용은 입회한 서기가 녹음과 동시에 기록을 하게 돼 있으며, 최종 기록은 전체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언론중재위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한 중재위원의 설명이다.

다음은 중재기록 최종 요약본 중에서 우 기자가 했던 문제의 발언 전문이다.

▲언론중재위의 중재기록.
"신청인은 <애기섬>을 미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공문을 보내 확인한 결과 이 영화가 완성되어 출품된 영화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조직위는 답변을 통해 여러 문제점 때문에 '상영불가' 결정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한편 입회 서기였던 김○○씨는 10월 29일 제1차 중재 과정에서 우 기자가 이 문제의 발언을 하며 공문을 흔들었다는 정황은 사실이었음을 확인해주었다.

그렇다면 앞에서 설명했듯이, 부산영화제 조직위 측의 공문을 받고도 우 기자가 장 감독과 중재위원들에게 공문을 흔들면서 그 공문의 뜻과는 정반대로 설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11월 20일 오후 4시 30분경 중구 태평로1가 코리아나호텔 건물에 있는 <월간조선> 사무실에서 우 기자를 직접 만났다. 이날 우 기자와 약 30분간 대화를 나누었는데, 다음은 공문 내용과 관련된 대화 부분만 간추린 것이다.

- 부산영화제 조직위에서 온 답변 공문은 봤는가.
"봤다. 내가 언론중재위에 제출까지 했다."

- 부산영화제 조직위는 공문을 통해 <월간조선>의 의견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분명히 답했다. 한상준 교수에게도 전화해서 확인해 보니, "<월간조선> 측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당신은 공문 내용을 정반대로 설명했다.
"…."

- 당신은 왜 공문 내용을 거꾸로 설명했나.
"사실 그날 1차 중재에서 논쟁의 핵심은 <애기섬>이 '완성'된 작품인가 '미완성'된 작품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장 감독이 자꾸 '미완성' 영화라고 주장하니까 내가 부산영화제 조직위도 <애기섬>이 완성되어 출품됐다고 공문으로 답변했다는 것을 설명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실제로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 사무국장도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상영불가'와 그 이유를 둘러싼 내용은 논쟁의 곁가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영화제 사정을 조금이라는 아는 사람이라면 마감시한까지 제출된 작품이 '완성'이냐, '미완성'이냐는 것이야말로 사실 본질에서 벗어난 비생산적 논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부산영화제에 깊숙이 관여해온 한 영화과 교수의 증언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작품의 경우 '러프'(덜 완성된 상태를 말함)하게 제출한 뒤 선정된 뒤에 보완해서 최종적으로 상영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 (<월간조선>의 공문, 부산영화제 조직위의 공문, 중재기록 중 문제의 발언 등 3개의 문건을 차례로 보여주며) 논쟁의 곁가지에 불과하더라도 팩트, 즉 사실관계를 중시해야 할 기자가 팩트와 다르게 말해서야 되겠는가.
"한 대목만 가지고 문제를 삼으면 안 된다. 그날 중재 내용 전체를 보면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정 기자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전후 사정이야 어쨌든 <월간조선>과 부산영화제 조직위가 공문을 주고받은 것은 사실 아닌가.
"그 공문을 작성해서 발송한 작업에는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 다른 팀에서 한 것이다. 당사자는 관여하지 말라고 해서 나는 빠졌다."

- 왜 그런 공문을 보내게 됐는가. 더욱이 사람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명했는데.
"국방부와 소송이 붙자 <애기섬>과 관련해 구체적 답변을 받아두려고 보낸 것 같다. 우리는 취재하면서 분명히 이 영화가 작품성이나 역사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상영불가' 결정을 내렸다는 말을 들었다. 공문에 구체적인 표현을 적시한 것은 상대방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나는 한상준 교수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와 통화한 적도 없다."

- 부산영화제 조직위는 <월간조선>의 질문에 어떤 구체적 답변도 하지 않았으며, <애기섬>이 문제가 있어서 '상영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월간조선>의 의견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부인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 공문만 가지고는 <월간조선>이 어떤 주장도 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도 당신은 언론중재위에서 그 공문을 흔들면서, 그것도 사실과 전혀 반대로 말했다.
"그건 언론중재위에서 녹음한 그날 발언 내용 전체를 자세히 들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오해가 풀릴 것이다."

우 기자는 끝까지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재기록 전체를 꼼꼼하게 지켜본 입장에서 본다면, 우 기자의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막 시작되던 무렵인 11월 11일 오후 3시 부산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월간조선>의 왜곡보도에 대한 <애기섬> 감독 장현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지난 11일 동안 계속된 나의 추적 기사도 이제 결론을 내릴 때가 왔다.

우 기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우 기자의 '주장'이나 '의견'에 불과하다. 우리는 앞에서 본 두 장의 공문, 중재기록, 한상준 교수의 발언이라는 '객관적 증거'를 가지고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어떤 해명에도 불구하고 우 기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만은 뒤집어질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 기자는 솔직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할 것인가, 아니면 '객관적 증거'를 뒤집을 수 있는 새로운 '객관적 증거'를 제시할 것인가.

이제 공은 우 기자에게 넘어갔다.

장현필 감독은 우 기자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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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환 기자는 월간 말 취재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언론, 지역, 에너지, 식량 문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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