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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가 18일 오후 서울 수송동 수송빌딩 회의실에서 공동위원장인 이해찬 총리와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가 18일 오후 서울 수송동 수송빌딩 회의실에서 공동위원장인 이해찬 총리와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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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법부는 여러 차례 정권이 바뀌고 후진→개발도상→중진→선진국으로 나라의 위상이 바뀌어도 여전히 구태를 면치 못하는 상태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고전레토릭에서 '유검무죄 무검유죄'의 변이성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다. 하여 국민은 검찰과 함께 사법부를 믿지 않게 되었다. 1980년대 한승헌의 사법인식이다.

이 땅의 사법은 사법(司法) 아닌 '사법(死法)'의 역할을 뿌리치지 못했기에 정의와 인권은 오히려 사법에 의해서 박제당하고 있었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특히 시국사건의 재판을 통해서 법원의 체통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으며 부끄럽고 슬픈 얼룩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법관을 불신하고 매도하는 일도 만성화되어 으레 판사들은 그런 것이려니 하고 체념하기도 했다. (주석 1)

흔히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 일컫는 사법부, 여러 차례 개혁이 추진되었으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를 만들어 사법개혁에 나섰다. 그리고 사개추위 위원장을 한승헌에게 맡겼다. 

청와대로부터 사개추위 위원장 제안을 받고 사양 끝에 결국 수락한 것은 누구보다 사법개혁의 당위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사법개혁은 이미 1993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시작되었으나 논의만 계속되었을 뿐 이렇다 할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정권이 바뀌곤 했다. 그러던 것을 노무현 정부 들어 대법원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2년 동안 논의한 성과를 사개추위가 이어받아 2005년 정초부터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역전경주 최종 구간의 주자인 셈이었다. (주석 2)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가 18일 오후 서울 수송동 수송빌딩 회의실에서 공동위원장인 이해찬 총리와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가 18일 오후 서울 수송동 수송빌딩 회의실에서 공동위원장인 이해찬 총리와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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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개추위가 선정한 개혁과제는 다음과 같다. 

1)국선변호의 전면 확대 2)범죄피해자의 보호 3)재정신청 전면 확대 4)국민의 형사재판참여제도 실시 5)법학전문대학원 도입 6)군 사법제도 개혁 7)공판중심주의적 법정 심리절차 확립 8)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9)법조윤리 확립 10)인신구속 및 압수ㆍ수색ㆍ검증제도 개선 11)경죄사건 신속처리 12)양형제도 개선 13)법무담당관제도 개선 14)재판기록 공개 15)국민소송제도 도입 16)징벌적 배상제도 도입 17) 기업 내 변호사제도 도입 18) 하급심의 강화 19)노동분쟁 해결제도 개선 20)법률구조 제도 개선 21) 재판 외 분쟁해결제도(ADR)활성화 22)집단소송제도 도입.

사개추위의 의결기구인 위원회의 구성은 국무총리를 공동위원장으로 교육ㆍ법무ㆍ국방ㆍ행정자치ㆍ노동ㆍ기획예산처 장관, 사법부에서는 법원행정처장이 당연직 위원이다. 민간인은 공동위원장인 한승헌을 비롯 김금수(노사정위원장), 박재승(대한변호사협회회장), 송상현(서울대 교수), 장명수(한국일보 이사), 신인령(전 이화여대총장), 박삼구(금호 아시아나 회장), 채이식(고려대 교수), 김효신(경북대 교수) 등이 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실무위원회는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법원ㆍ검찰ㆍ변호사회ㆍ학계 전문가와 행정지원으로 구성되는 기획추진단이 위원회의 활동을 보좌하였다.


주석
1> 한승헌, <법관 성명 이후>, <대한변호사협회보>, 1988년 7월.
2> <자서전>, 358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시대의 양심 한승헌 변호사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 한승헌, #시대의양심_한승헌평전, #한승헌변호사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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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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