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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기자말]
지난 19일까지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의 전시장.
 지난 19일까지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의 전시장.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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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광역시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철도 운영기업, 철도 관련 기술회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앞으로 새로 도입될 철도 차량의 실제 모습과 신기술들이 전시되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우선 현재 운행되고 있는 KTX-1을 교체할 차세대 EMU-320 고속열차의 실제 선두차량이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됐다. 또 여러 지자체에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수소트램 콘셉트 카, 8호선 별내 연장선 등에 투입될 예정인 전동차의 실물모형도 관람객들과 만났다.

실제 차량 외에도 재미있는 기술과 미래 청사진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3년 뒤 부산 대연동 일대를 운행할 오륙도선 트램의 원천 기술과 함께 '디자인 품평회'를 열었다. 디스플레이 회사로는 처음 참가한 LG디스플레이는 전동차의 창문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경부선 누빌 새로운 KTX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전시된 새로운 고속열차 EMU-320의 내부 모습. 우등실이다.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전시된 새로운 고속열차 EMU-320의 내부 모습. 우등실이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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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넓은 전시장 면적을 차지한 현대로템은 새로운 KTX 모델인 EMU-320 선두차량의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미 중앙선에서 운행되고 있는 KTX-이음(개발명 EMU-260)을 기반으로 동력차 성능 등을 더욱 강화한 EMU-320은 속도가 기존 KTX보다 빠를 뿐만 아니라, 기존 KTX-산천보다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

이르면 올해부터 시운전을 시작하게 될 새 KTX 모델은 선두차의 내장과 외장 단장을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외관은 KTX-이음을 닮은 모습이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사뭇 느낌이 다르다. 푸른색을 바탕으로 한 KTX-이음과 달리 EMU-320은 베이지색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을 선보인 것.

우등실에는 무선충전기, 개별 디스플레이 등 기존 KTX-이음과 비슷한 시설이 자리잡았다. 장거리 이동에 더욱 적합하도록 차내 디자인이 더욱 차분해진 점도 눈에 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코레일에서 발주를 할 때 내부 디자인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기존 KTX-1이 퇴역하면 그 뒤를 이을 차량인 만큼 좌석 배치에도 신경 쓴 모습이다. EMU-320의 8량 편성 기준 탑승객 정원은 515석. 16량으로 편성을 늘리면 KTX-1(955석)보다 더 많은 1000명이 넘는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 고속철도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EMU-320은 KTX-산천에 비해 장점도 많다. 가감속 성능이 좋아 더욱 빠르게 시속 300km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어 정시성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차체의 크기가 커진 만큼 좌석 폭과 간격 역시 기존 KTX에 비해 넓어 승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 새로운 KTX는 빠르면 2021년 말 한국철도공사에 인도될 계획이다.

수소트램과 무가선트램... 트램 대세 증명했다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을 찾은 현대로템이 전시한 수소트램 콘셉트 카.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을 찾은 현대로템이 전시한 수소트램 콘셉트 카.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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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은 지난 2019년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실물모형(목업)을 전시했던 수소트램의 개발 진척도를 보여주는 전시를 마련했다. 현대로템이 현재 개발 중인 수소트램의 대차부와 객실을 재현해 낸 콘셉트 카를 공개한 것이다. 미래 느낌이 물씬 나는 객실과 외관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수소트램은 수소 연료전지, 배터리 등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연료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연료 사용, 구동계 관리를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만난 연구원은 "실제 운행하는 기관사는 수소 연료와 관련된 부분만 신경 쓰면 돼, 일반적인 도시철도와 비슷하게 운행할 수 있어 편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소트램의 강점은 별도의 충전 없이도 장거리 주행을 할 수 있다는 것. 수소트램에 한 번 수소를 충전하면 최대 시속 80km로 길게는 150km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전차선이나 급속충전기 등 복잡한 시설 없이도 시내 곳곳을 운행하는 장거리 노선 운행이 가능하다. 현대로템은 내년 완성된 실차를 공개하고 울산에서 시험 운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을 찾은 시민들이 오륙도선 트램 실증 사업의 디오라마(축소모형)를 보고 있다.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을 찾은 시민들이 오륙도선 트램 실증 사업의 디오라마(축소모형)를 보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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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2023년이면 부산 대연동과 용호동 일대를 운행할 오륙도선 무가선 트램의 디자인 시안을 공개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디자인 시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에 투표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또 시민들에게 익숙지 않은 무가선트램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특히 박람회장에는 오륙도선 트램이 개통한 이후의 풍경을 보여주는 디오라마(축소 모형)가 마련되어 트램 운행 시작 후 용호동 일대 모습을 미리 볼 수 있게 했고, 무가선트램에 실제 투입될 리튬 이온 배터리팩이 전시되기도 했다. 

창문에 '오금행' 뜬다고? 놀라지 마세요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투명 OLED 패널.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투명 OLED 패널.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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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도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번 철도물류전을 찾았다.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제품은 철도차량, 자동차 등의 창문을 디스플레이처럼 쓸 수 있는 투명 OLED 패널, 그리고 터치패드가 장착된 패널 등이다. 
   
현장에 전시된 투명 OLED 패널은 55인치로 여느 지하철의 창문만한 크기였다.  하지만 일반 창문과 다른 점은 쉴 새 없이 '행선지 안내'가 쏟아져나온다는 것. 특히 널찍한 디스플레이 면적 덕분에 행선지 안내의 시인성이 좋아졌고, 역 주변 관광지나 날씨도 안내받을 수 있다.

40%의 투과율을 가진 디스플레이는 차량 외부에서 쏟아지는 가시광선을 적당히 막을 수도 있고, 철도 이용객들이 바깥 풍경을 보기에도 적합하다. 특히 이 디스플레이가 철도 차량에 적용되면 승객들이 행선지 등을 알고 싶을 때 문 위, 또는 차량 천장에 달린 모니터 대신 창문을 보면 되니 더욱 편리하기도 하다.

하지만 차량에 설치된 디스플레이가 외부의 충격이나 차량 진동 등을 이겨내지 못해 오작동하거나, 고장이 나는 경우도 적잖다. 그런 만큼 관건은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를 특수 강화유리로 만들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안전하다"라며 "오작동을 막기 위해 PCB 기판에 폼 보드를 붙여 내부의 진동 등에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벌써 중국 베이징, 심천 등 해외 철도차량에 적용됐다. 현장 관계자는 "국내 철도차량에서도 투명 OLED 패널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보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 관련 기업의 '반전' 면모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전시된 우진산전의 8호선 실물모형.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전시된 우진산전의 8호선 실물모형.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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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우진산전은 경기도 구리까지 연장되는 서울 지하철 8호선에 투입될 신차의 모습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실물모형을 전시했다. 이 실물모형에는 열차 내 시설, 좌석 등이 완벽히 구현되어 관람을 원하는 참관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지는 등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고속열차 SRT를 운영하는 주식회사SR은 열차 내 기술을 선보인 것 외에 색다른 이벤트도 열었다. 사회적 기업들이 참가해 만든 가죽공예품인 '시간을 담은 SRT'를 판매하는 굿즈샵을 연 것. 박람회 기간 SR은 장애인·시니어·소외계층 등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완판 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부산교통공사, 국가철도공단 등은 터널 체험 행사, 기관사 체험 행사 등 평소 만나보기 힘들었던 흥미로운 체험 행사를 열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 비해 전시 면적이 줄고, 참가 기업이 감소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내 철도 메이커 '빅3' 중 한 곳인 다원시스가 불참한 탓에 국내 철도 트렌드를 모두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입출국길이 막힌 탓에 해외 철도회사의 부스도 마련되지 못했다. 

태그:#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 #철도, #기술, #부산광역시, #철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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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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