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발투수 구승민 지난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말 선발투수로 나선 롯데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

▲ 롯데 선발투수 구승민 지난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말 선발투수로 나선 롯데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느덧 시즌은 3분의 1을 향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롯데는 선발진 구성이 고민이다. 외국인 투수 레일리와 린드블럼, 부상에서 복귀한 송승준을 제외하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는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kt에서 트레이드된 박세웅, 선발로 보직 전환을 한 김승회, 깜짝 선발카드로 등장한 프로 2년 차 이인복 등의 선수들을 투입시키며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흡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평균 3.2이닝만을 소화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는 고스란히 불펜진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됐다.

임시 선발들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이종운 감독은 지난 21일 박세웅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퓨쳐스리그에서 호투를 펼치고 있던 프로 3년 차 구승민을 '콜 업'했다. 그리고 구승민은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새로운 선발 카드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선발 공백 메워줄 루키 '구승민'의 등장

구승민은 청원고 재학 시절 2008년 제15회 무등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경험했다. 대회 수훈상을 수상할 당시 구승민은 청원고의 핫코너를 책임지는 3루수였다. 홍익대 진학 후에도 3루를 지켰으나 구승민의 투수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한 코칭스태프의 추천으로 투수 전업을 하게 됐다.

4학년이 된 2012년, 12경기 출전해 30⅔이닝 3.1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구승민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외야수 조홍석과 상무 복무중인 투수 송주은이 구승민과 입단 동기다.

구승민은 지난해 8월 6일 KIA와의 경기에서 구원투수로 프로 데뷔 후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그 경기는 2014년 구승민의 처음이자 마지막 1군 등판 경기가 됐다.

입단 첫 해부터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주로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구승민은 올 시즌 이종운 감독 부임 후 선발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5월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 출전해 43과 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 2패 4.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된 구승민은 KIA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전을 가졌다. 4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실점.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구승민은 2회 이범호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민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3회와 4회 1점씩을 내준 구승민은 5회 1사 1, 3루의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를 송승준에게 넘겼다. 데뷔 후 첫 선발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볼을 남발하지 않고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를 펼치는 모습으로 기대를 높였다.

패전투수 됐지만 이종운 감독 '흡족'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구승민은 지난 27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5⅔이닝 피안타 사사구 탈삼진 4실점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박재상과 박정권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2실점했지만, 구승민은 5회까지 안정적으로 본인의 공을 던졌다. 구승민이 이날 솎아낸 삼진은 총 3개. 그러나 1회 홈런을 쳐낸 박재상을 4회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6회 선두타자 이명기와 1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브라운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서 타자들을 삼진으로 요리해냈다.

아쉽게 승계주자 실점으로 4실점을 기록했지만, 이날 구승민의 투구 수 조절은 더할 나위 없었다. 1회 21개로 다소 많은 공을 던졌으나, 2회 11구, 3회 8구, 4회 11구, 5회 9구, 6회 교체 전까지 16개의 공을 던지며 이 날 총 76개의 공으로 효율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했다. 적은 투구 수로 이닝을 소화해내는 능력이 돋보였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종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구승민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임시 선발 자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이닝소화력(평균 5이닝)을 선보이고 있는 구승민이 과연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1승 1패씩을 기록한 롯데와 SK는 28일 오후 6시 30분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3연전 위닝시리즈의 주인공 자리를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롯데는 김승회(34)를, SK는 박종훈(24)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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