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화의 사계 <사랑을 속삭이다> 포스터

▲ 윤석화의 사계 <사랑을 속삭이다> 포스터 ⓒ 돌꽃컴퍼니


윤석화에게 있어 올해는 특별한 의미로 남을 듯하다. 1975년 <꿀맛>으로 무대에 데뷔한 이래 데뷔 4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에 그렇다. 특히 올 겨울은 윤석화에게 있어 참으로 바쁜 계절이다. 윤석화가 연출한 연극 <나는 너다>(송일국 출연)가 끝나자마자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바로 콘서트 사계 <사랑을 속삭이다>로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윤석화의 <사랑을 속삭이다> 콘서트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수민이를 입양한 2003년부터 2년 간격으로 콘서트를 열어왔다. 2년마다 콘서트를 여는 이유는 윤석화가 개인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콘서트에서 발생한 수익은 국내 입양기관과 미혼모 자립을 위해 동방사회복지회와 다일공동체에 기부된다.

동방사회복지회는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해, 다일공동체는 빈곤층 구호를 위해 힘쓰는 단체다. 동방사회복지회는 얼마 전부터 필리핀의 '코피노'를 위해서도 후원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기부할 단체가 한 곳 더 생겼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세울 예정인 호프 스쿨 건립을 위해서도 수익금이 기부될 예정이다.

함춘호 음악감독의 연주 '큐반 하이드 어웨이'(Cuban hide away)가 끝난 다음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다일공동체와 함께 구호 활동을 다녀온 윤석화의 영상이 떠올랐다. 영상에서 윤석화는 영국에서 구입한(윤석화는 영국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여성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선물을 탄자니아 어린이 에녹에게 선물하고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왜일까. 윤석화는 영상을 통해 "더 해주고는 싶지만 (탄자니아에) 전달하는 게 어렵고, 우리가 좀 더 못 도와주는 거 같아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탄자니아 어린이를 위해 하나라도 더 주고 싶지만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더 잘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심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랑한 후에'를 부를 때에는 기존 노래를 부를 때와 창법을 달리 해서 격정적인 감정을 토로하고 있었다. 콘서트 중간 중간에는 윤석화의 젊었을 적 영상이 교차했다. <신의 아그네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던 윤석화의 영상을 통해, 윤석화의 40년 연기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윤석화의 사계 <사랑을 속삭이다> 콘서트를 연 윤석화

▲ 윤석화의 사계 <사랑을 속삭이다> 콘서트를 연 윤석화 ⓒ 돌꽃컴퍼니


후반부 영상에서는 아주 앳된 윤석화의 사진 두 장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귀에 익은 CM송이 들렸다. 앳된 음성의 윤석화가 부른 CM송의 정체는 음료수 오란씨 CM송이었다. 윤석화가 21살 때 부른 CM송이라 윤석화의 당시 사진이 영상에, 그리고 21살 목소리에 맞춰 CM송을 부른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CM송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아이스크림 부라보콘 CM송 역시 윤석화의 작품이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날의 게스트는 박건형이 초대되었다. 윤석화의 남편이 윤석화에게 생일선물로 사준 한정판 핸드백을 경매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경매를 통해 마련되는 기금이 어떤 용도로 기부되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경매에서 낙찰된 기금이 국내 입양기관과 아프리카 호프 스쿨 건립을 위해 사용된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윤석화나 박건형이 경매를 할 때 이런 취지를 관객에게 밝히고 경매를 진행했다면 경매가 보다 빛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윤석화의 사계 <사랑을 속삭이다>는 나눔을 필요로 하는 이를 위해 사랑의 자선 콘서트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10번째 콘서트는 경로당에서 할지도 모른다"는 엄살 아닌 엄살을 떨던 윤석화의 나눔 정신이 빛나는 콘서트라고 평가할 만했다.


윤석화 박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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