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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의존은 내성에 흐르는 기의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신화와 전설에 의존해 철학적 양식의 문학을 양산하는 서구의 작품의 형태가 오리엔탈리즘과 가끔 충돌하는 요인도, 신화의 비논리가 인간을 바탕으로 한 동양의 정론과 다르게 생성되기 때문이다. 무림강호에 있어서 신화가 주는 의미는 스토리나 플롯 속에 무의식적인 것을 은밀하게 은폐하고 작품의 외연을 확대 재생산하는 문학과는 다른 무도의 본질 안에 내포된 도덕적인 내상의 치밀성이다.

무림 강호에 퍼져 있는 순수한 진실은 신화적인 외적 플롯에 가려 단 몇 %도 보이질 않는다. 베일은 투명한 막에 가려져 보일 듯 말 듯하면 신비롭지만, 불투명한 차일에 막혀 전혀 보이지 않으면 시큰둥해진다. 어떤 진실이 다가오는 순간의 모습은 마치 진도 9.5의 속도로 내륙을 향해 돌진하는 쓰나미의 속력을 지녔다 해도 그 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충격 정도에 따라 진도의 점성이 유지된다. 소설은 경쾌한 터치로 인간미 그득한 괴짜(eccentric)적인 신화를 내포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 어떤 픽션도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드라마틱한 일들보다 흥미로울 수는 없다.

대한 무림 문예계의 내로라하는 인기썰타령가로 시세를 잘 읽어내는 특유의 반작이는 목전기법(目轉技法)으로 글을 써 쩐공법에 탁월한 지영출판서령의 사고는, 기실 일상적인 속내를 미스테릭한 분위기 속에 융합하고 있지만 배후에 도사리는 밑바탕의 세계에는 그가 신뢰하는 어느 신화적인 무엇에 대한 절대적 진실을 가장한 픽션이다.

"잘 몰라서 묻는 건데, 그분 한나라당에서 파견한 분 맞죠?"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질문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글들만 줄기차게 양산하는 무림문예의 고단수가 '개그콘서트'도 아니고 언어적 유희도 아닌 순수한 의미에서의 질문이었다면, 우리 대한 무림의 문예도덕은 박경리와 박완서, 이청준의 죽음 이후 물 건너 간 거다. 무림의 경외하는 문예작가에게서는 현대가 주는 현실성과 때로는 지나 칠 정도의 겸손이주는 작품의 질적 우수성이 같이 겸비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범문화인들의 정치 무림에 대한 자기표현과 참여의 질은 좋지만, 지나친 자기 정당화나 우월감은 마치 도력을 충분히 체내에 저장하지 못한 체 계백에게 뛰어들던 화랑 관창과 다를 바 없다.

부화뇌동하지 마라.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여 생기는 무조건적인 추종은 하늘이 주신 생명이라는 의미의 전도를 낳는다. 부처의 가르침 '천상천하유아독존'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로서의 나'이다. 이 존귀한 신체에 정과 기를 투여하여 자기혁신으로 스파크 하는 힘은 어디까지나 줏대를 세울 수 있는 스스로의 힘이다.

축구도 잘 모르면서 한국축구의 시사방송을 하던 전직 개그맨 출신 방송인, 말 조금 잘 한다고 어록이 생기는 세종이 울고 갈 신 용비어천가 선생, 책 좀 잘 팔린다고 우쭐 기고만장하는 작가, 인기 연예인이라고 재빠르게 나서는 사람들. 그들의 정열과 신념이 만드는 세상은 아름다울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으나 부화뇌동하는 '줏대' 없는 선량들이 무림에 횡행함은 우리 대한민주무리대국의 미래를 재단해 봐도 전상은 아니다.

'육시랄'이라는 욕이 있다. 이미 죽은 자의 목을 다시 베는 형벌이니 얼마나 끔찍한가. 그러니 이 육시랄이라는 욕은 욕 중에서도 최상급 욕이다. 살다보면 가끔 욱하고 싶을 때가 많다. 참는 데는 도가 터, 늘 당하고만 살던 우리 민초들의 참을성에도 이 욱하는 성격은 진하게 배어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문을 걸어 잠그고 반 가부로 앉아 숨을 몰아쉬고 눈을 감으면 육시랄 로 버텼다. 그런데 눈을 감고 숨을 쉬던 호흡은 명상을 낳았고, 그 명상은 하늘의 이치를 깨닫게 해 육체의 운동성을 개방하여 밖으로 나가 공격적이지 않은 순수 방어기제의 기술로 승화하니, 바로 그것이 우리민족의 비기인 '천룡비결록'의 요지이다.

'나꼼수'의 대세가 기성충돌 봉주타령사의 헛발질 하나에 살짝 돌출간판 하나를 내렸다. 덧칠하기 좋아하는 네티즌스들의 뺨을 부드럽게 문지르니, 카운터펀치가 무수히 꽂이는 거다. 특히 우향우공들의 펀치에는 물먹은 솜이 여러 개 내장되어 있어 맞으면 더럽게 아프다.

"철수바이러스공이 운영하는 무림바이러스연구소 신상털기 들어갔어. 경철대안차랑에게는 세무조사 떴고. 몰랐어? 그 분들의 도장 사범들 지금 힘들어, 마구 떨어."

어떤 우향우표 네티즌스께서 바이러스공에게 낚시꾼의 내공을 선물했다.

"바이러스공은 바이러스만 잡는 게 아니라 낚시에 도가 튼 도인 즉, 전문낚시꾼이야. 서울특별공국 도방선출에 관여하는 모양세를 봐. 자신의 도력은 세상에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이 거친 강호에 발 하나를 슬쩍 담그는 엄청난 내공 에너지.

척척 진행되는 무림국의 대권 시나리오지. 무림의 정치 철학, 외교적인 입장, 국가적인 문제에 대한 고견도 필요한데, 그것 또한 불쑥, 느닷없이, 어느 순간 나올 거야.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 고 말뽄세는. 나 정말 알고 싶어.

바이러스공은 알아. 잘 정비된 고급 장비에 고기를 낚을 수 있는 포인트를 선정하는 방법, 포인트가 선정되면 꾸준히 밀밥을 풀어 고기가 모이게 하고, 고기가 모이면 미끼를 달아 찌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한 타임에 챔질을 하여 손맛을 보면서 대어를 낚는 전문낚시꾼. 이제 바이러스공에게는 새로운 명령어 하나가 더 추가됐어. 낚시꾼."

사회 현실에 관심을 갖는 부류들에게는 애매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자신의 존재의식이 가지고 있는 적당한 공력으로는 존처럼 드러나지 않을 때, 현실 탐구에 대한 적당한 해법으로 댓글이라는 온라인의 기술을 숭상하는 겨레들을 일컫는 말이다.

문학 작품에 적당량의 넌센스라는 유기분이 함유되면 좋은 작품을 낳지만, 너무 과도한 분량이 첨가되면 작품의 승화는커녕 질의 저하라는 부메랑을 낳는다. 안티들의 질 낮은 댓글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안티도 관심이고,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질시의 한 형태이므로 현대사회의 유기적인 삶의 과정 중 하나이다.

같은 시간 무림여론조사 기관인 '바로바로가여론직행연구소'가 조사한 대한민주무림대국의 대권지형도는 다음과 같았다. 진성백신 철수바이러스공 30.9%, 원칙공주 근혜여랑위 26%, 무현신공 재인문향 9.4%, 요즘 도대체가 사면초가인 칩거도인 학규공자 3.2%. 우리 무림계의 순수를 지향하는 맹주들은 우리 민중들이 희망하는 사회를 향한 공력 쌓기를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도력이 전복된 것 같은 착각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들을 감싸고 있는 외연들(네티즌스, 기타 여러 부류의 애매형 인간들)이 추구하는 현실과의 괴리 폭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모처럼 대쪽선사 회창검령사가 한 말씀하셨다. 원론적인 얘기는 정치 무림의 세계에서는 비현실로 분리되어 들릴 때도 있으나 원론은 원론이다.

"기본적으로 스님은 법당에, 신부는 성당에, 목사는 예배당에 있어야 하는겨."


태그:#안철수, #박근혜, #문재인, #이회창,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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