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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문발차(開門發車), 바이러스공의 핵폭탄이 지축을 뒤흔들었다.

누군가 두드리고 간 북소리의 여운이 촉각으로 전이되어 마음속의 미세한 떨림을 전달해주는 익어가는 가을날의 오후. 서울공국큰서당(서울시립대)의 세경 문제(등록금)를 마무리한 후, 새로운 한성판윤 무념무상 원순희망제작창은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희망에서 서울특별공국의 희망이 되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따뜻한 햇살이 다가오는 겨울 추위를 누그러뜨리며 절뚝거리며 떨어지던 날, 판윤은 좌윤 우윤(부시장)과 각 조의 참판들, 그리고 참군 이상의 벼슬아치들을 백성위안마당(시민광장)으로 불러, 시민무림 강호의 도반으로 쌓은 우리 병장기들의 우수성과 그 사용방법, 그리고 무림 백성들과의 조화를 설명했다.

"내가 우리 서울특별공국의 살림을 아끼면서도 안보 예산에 손대지 않은 까닭은 한성부는 곧 우리 무림 대국의 중추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안전은 곧 나라의 안전이요, 만백성의 편리입니다. 방위와 외교는 국가 존망의 중추이기도 하고요.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것이 바로 조선의 자존심, 바로 '최종병기 활'입니다. 우리 강호의 활은 저 중궈라인민국의 무겁기만 한 것과 니뽄훈또시빤쓰국의 길기만 하고 힘없는 활과 달라서 힘과 탄력이 어느 것보다 강했어요. 재료는 대나무, 참나무, 뽕나무, 벚나무 껍질에 민어부레뿔, 물소뿔, 소힘줄까지 총동원됐지요.

활의 중앙 부위는 나무를, 안쪽 부위는 얇게 자른 물소뿔을, 바깥에는 소의 힘줄을 덧대어 탄력을 보강했습니다. 정 가운데는 나무를 세 겹 잘라 응집시켰고, 시위를 거는 쪽에는 뽕나무와 퉁퉁 불린 참나무를 보강하여 탄성을 강하게 했어요. 이 탄력 좋은 나무들을 이어붙이기 위해 민어의 부레를 끓여 풀을 만들어 사용했다니, 새삼 우리 조상 무경이 실로 존경스러워 탄성이 나옵니다.

경우에 따라 시위를 걸어놓기도 풀어놓기도 했는데. 걸어두면 '얹은 활', 풀어놓으면 '부린 활'이라는 용어까지 있었답니다. 조선 무림의 지혜는 출중했어요. 활 중에는 강노(强弩)라고 부르던 한 번에 여러 개의 활을 쏠 수 있는 활도 있었어요. 세종조의 신기전은 이 강노의 발달 형태였다지요. 우리 선조 무림들의 지혜는 정말로 생각하면 할수록 아름다워요.

이것은 갑옷과 투구입니다. 쇠나 비늘을 붙여 만든 갑옷은 면오갑, 투구는 몽골식 쇠투구나 가죽투구예요. 우리가 몽골 기마민족의 피를 받았잖아요. 고구려 시대의 마상 무예가 저 중화의 자존심 강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기억을 잊으면 안 돼요."

귀산나무 가시에 박혀 힘없이 산을 넘어가는 늑대처럼 공국의 마천루 위로 해가 넘어가려 하였다. 판윤은 갑옷과 투구를 내려놓고 그 부드럽고 유연한 자태는 어느 때의 일이었느냐는 듯이 쏟아지는 폭풍우를 뚫고 적진을 유린하는 한신처럼 용맹하게 다른 병장기를 집어 들었다. 그 서슬에 놀라 마천루를 넘어가던 태양이 숨을 헐떡이며 멈춰 서서 판윤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우리 무림인들의 절대 병기 칼입니다. 환도라고도 하지요. 칼날의 손잡이에 구멍도 있어 전투 시에 끈으로 손목을 묶어 전투능력을 배가시키기도 한 쇠로 만든 실용 예술이에요. 보병용은 73.63cm, 기병용은 65.6cm로 전투병에 따라 갈의 길이도 실용이었지요.

환도는 조선 무림의 기본 검이었습니다. 다른 칼로는 쌍검으로 길이는 2자 5촌 한 칼집에 두 자루를 넣어 다녔고, 창포검은 날이 양쪽에 있는 칼로 좁은 칼날이 마치 창포의 잎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해요. 대나무 칼집에 숨겨 다니며 중국의 지팡이검처럼 주로 찌르기 용으로 보시다시피 칼날폭이 좁아요.

쌍수도는 무게 4kg에 길이 2m 가까이의 칼로 주로 전시용이었어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쌍수도는 수학여행 때 다 한 번쯤 봤을 겁니다. 이 밖에 운검(雲劒)은 태왕의 보검이었어요. 여기서 자랑은 우리 무림인 들 사이에 태왕을 호위하는 특별 무사 네 명에도 이 태왕검을 허리에 차는 행운이 주어졌던 겁니다."

서울특별공국인 한성부의 고위 아전들을 불러 나눔과 복지의 정도를 실현하고 가장 중요한 안보의 견해를 시민 무림의 절대 강자로서 그동안 내장해 온 공력으로 설명하는 사이, 자신을 보좌하는 소윤(비서실장)이 다가와 서류를 내밀자, 판윤은 자세히 읽고 서명을 마치고는 다시 병장기를 통한 안보의 아지랑이를 올린다.

"방금 나는 잘 사는 한성부의 내일을 위한 청사진의 화룡점정, 마지막 청사진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것은 금속성의 철제와 드릴소리 나는 토목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의 휴먼시티, 나눔과 복지로 하나 되는 한성부를 만드는 일대 전환입니다. 기쁜 마음에 펜을 놓으며 다시 병장기로 돌아갑시다. 자, 다들 편안하게 앉아서 들으세요.

곤봉(棍棒)이 있습니다. 이것은 타격하여 살상하는 막대에 돌을 매단 무기로써 대단히 무식한 무깁니다. 우리 민족은 물론 잘 안 썼어요. 자 그리고 이것이 장창(長槍)과 기창(旗槍)입니다. 장창의 길이는 대략 3m, 손잡이는 주목, 주재료는 대나무였습니다. 중거리에서 찌르기에 용이한 효과만점의 무기로 사가창, 괴도창, 마가창, 월창 등으로도 불렸지요. 기창은 조선조 군무를 시험하던 무기로 노란, 붉은 깃을 달았어요. 직창, 구창, 삼지창 등이 있었어요.

우리 무림의 절대비기 <무예도보통지>의 서문에 무권종결자 덕무도보통자(이덕무)공은 말씀하셨습니다.

'소조(정조)께서 기존의 도보 6기에 죽장창 등 12기를 보태시고, 내가 6기를 더 보태 24기를 만든다. (줄임) 중위 재관들이 날이 갈수록 용호의 진법에 익숙하여지고, 비휴(豼貅)같은 병사들이 저마다 강한 활을 잘 당길 수 있어, 국가에서 계속적으로 우리 무림의 실력파 인재양성을 하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억만년을 두고 닦아가야 할 군사교육이 바로 여기에 있다. 노력하라'라고.

나, 희망제작창 등용하자마자 기관장업무추진비 삭감했습니다. 전용마차도 3대에서 두 대로 줄였어요. 출퇴근은 철마차로 해요. 6735억 원 예산의 한강예술섬 575억 원 집행됐는데, 이제 그만. 서래뱃놀이길, 동부강선도로지하화, 강변북로확장은 유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IT Complex 건설, 우리 한성부 홍보예산은 대폭 삭감 했어요. 그리고 38기동팀을 강화하여 잘 살면서도 세금 안 내는 이기적 부자들 손목 발목 비틀어 나눔 복지 실현할 겁니다.

그리하여 전시성 토건 중심의 한성부의 표플리즘 정책을 사람중심, 시민과 복지중심의 인간적인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킬 것입니다. 여러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밤을 세며 시민들의 신뢰로 조성된 꿈과 희망을 정책에 담아 낼 것입니다. 그리하여 시민들이 내시는 소중한 세금이 하나도 낭비되지 않고, 알뜰살뜰 복지와 일자리, 그리고 시민 여러분의 안전한 가정 살림에 보태겠습니다.

이제부터 우리 한성부, 즉 서울특별공국의 나침반은 '더불어 사는 마을 공동체' '함께 잘 사는 희망의 서울'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믿고 뽑아주신 이 무념무상 원순희망제작창이 이제 시민 무림의 희망이자 서울특별공국의 희망을 제작하려 말의 고삐를 확실히 당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우선 공국의 안보가 무척 중요하기에 내 오늘 특별히 참군 이상 판관과 좌 우윤까지 이곳에서 서로가 강학을 즐겼으니, 여러분들은 이제부터는 눈치, 코치, 자갈치 다 버리시고 오로지 시민들만을 위해 봉사, 봉사해주십시오."

천지간, 한성판윤의 인간적인 서슬이 두려워지는 것을 멈췄던 태양이 마천루를 넘어가자 그 꼬리가 진한 여운을 남기며 한성부에 바람을 몰아왔다. 그러자 그 적당한 밀도의 바람은 붉고 노랗게 물들었던 덕수궁 돌담길의 단풍을 오솔길에 떨어뜨려 퇴근길 시민들에게 바스락 소리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깊어가는 가을과 새로운 시민 복지 패러다임의 등장은 서울특별공국의 상징성에 새로운 무게 하나를 더 얹어준 듯했다.

한성부는 편안할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자리가 주는 상징성과 무개성으로 인해 업적 중심, 최대 신분 도약 중심의 맹주들이 앉아 있던 자리에, 사람 살 내음 중심의 종결자가 판윤으로 시민들의 지도자가 아닌 같은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역사, 문화, 평화가 조화된 특별공국으로 정착될 것이기 때문이다. 눈부신 열매가 꽉 차게 노래하던 결실의 계절이 그리움의 파운데이션을 짙게 바를 즈음, 한성부의 겨울은 미리 마련된 따뜻한 외투를 갈아입고 희망을 제작할 준비를 이미 마친 듯했다.

한성부가 주는 상징성으로 인해 무림의 대권을 향한 주자들이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사이, 바야흐로 무림의 겨울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야권 무림의 도방들이 민주도방 우선이니 혁신과통합 우선이니 하다가 원샷, 투샷으로 올인 하는 사이, 여권 무림에서도 진성 보수와 사이비 보수의 혈전이 막을 올리고 있었다. 뚜렷하게 갈라진 정치 불신과 백성들의 제 권리 찾기가 무림의 혈도를 뚫자 매너리즘에 빠져 새로운 비권 하나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던 정치 무림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다.

대형 불똥이 갑자기 그 거대한 몸통을 드러내며 수줍게 무림 대국 강호 온천지를 뒤흔들었다. 그 불꽃의 발화점은 역시 진성백신 철수바이러스공이었다. 공은 자신이 만들고 키우던 경제도방인 '바른바이러스연구방'의 지분 반을 뚝 잘라, 무림 대국의 자라나는 소외된 아이들의 자녀 교육에 쓰라고 선뜻 통 큰 기부를 한 거다.

최대도방인 한나라방에서는 난리블루스, 근혜여랑위 대세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둥, 우리도 대안으로 은거 중인 강호의 비밀거사를 찾아야 한다는 둥 호들갑을 떨었다. 무림언론이 가만 있겠는가. 달려가 바이러스공에게 물었다. 그의 대답은 정치의 상식을 벗어난 청결무구한 백신스런 강강수월래였다.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 중의 하나가 가치의 혼란과 자원의 편중된 분배 아니었나요? 나는 오랫동안 생각해 온 과제를 순수한 노력으로 성장시킨 내 자신의 경제를 통해 확인하는 것뿐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저의 오늘 뜻이 마중물이 되어 동참하시는 경제 무림의 많은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지요. 다른 생각들 하시지 마세요."

개문발차(開門發車), 문이 열린 채 통합의 우마차는 출발하였고, 희망제작창의 한성판윤 입성과 바이러스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한 핵폭탄은 우리 식상한 정치 무림에 일대 경종을 울렸다. 이제 열린 채 출발하는 우마차의 출입문 안으로 얼마나 많은 신선한 피가 수혈되어 통합과 소통의 바른 정치 무림의 질서를 세울지 지켜보는 일만 남은 것이었다.

덧붙이는 글 | * 병장기의 내용은 네이버에서 발췌.



태그:#안철수, #박원순, #개문발차, #박근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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