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보도스틸

▲ <핸드폰> 보도스틸 ⓒ 씨네토리 제공

핸드폰을 우연히 길에서 줍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당연히 핸드폰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일것이다.

하지만 연락이 오기전까지 핸드폰에 있는 전화목록을 확인해 보고 혹시 핸드폰 주인이 누구일가 하는 마음에 저장되어있는 사진이나 문자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핸드폰에 암호가 설정되어있다면 이 모든 궁금증은 수포로 돌아갈것이다.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220만 관객을 동원했던 김한민 감독은 영화 <핸드폰>을 통해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연쇄살인마를 쫓는 범죄극도, 분노에 찬 피해자 가족의 복수극도 아닌 핸드폰을 분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는 생활스릴러 영화다.

 

 <핸드폰> 보도스틸

<핸드폰> 보도스틸 ⓒ 씨네토리 제공

 

한번쯤 핸드폰을 분실해본 사람이라면 느끼는 공허감과 불안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번호, 사진들과 동영상 등 개인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와 소중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핸드폰이야말로 이제는 손에서 놓을수 없는 일상의 전유물이 되었고, 혹시라도 모든 연락처를 핸드폰에 저장해 놓은 사람이라면 치명적인 상황이 될 것이다.

 

영화는 핸드폰을 분실하면서 되찾게 되는 과정과 이로 인해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 살인과 폭력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불안감과 공포심, 사회상이 잘 반영되고 있다.

 

 <핸드폰> 보도스틸

<핸드폰> 보도스틸 ⓒ 씨네토리 제공

 

<핸드폰>은 일상과 관련된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사용하던 교자상에 문제가 있다며 환불해 달라는 고객, 마트점원을 상대로 성추행하며 오히려 큰소리 치는 남자, 소비자상담실을 상대로 큰소리 치는 고객, 길에서 무차별 폭행   당하고 있는 광경을 구경만 하는 모습등 영화속에 보여지는 모습들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보여지고 있는 일그러진 모습들뿐이다.

 

여기에 연예인과 관련된 기획사의 모습과 동영상유포로 어려움을 겪게되는 여배우의 모습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가 늘상 접하게 되는 사건과 사고의 모습이고 핸드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교차되고 있다.

 

영화속 인물은 핸드폰을 잃어버린 연애기획사 대표 오승민(엄태웅)의 모습에서 본 조급함과 개인주의를, 핸드폰을 줍게된 소시민 정이규(박용우)의 모습에서 느끼는 사회적 약자의 억울함과 분노를 핸드폰이라는 매게체를 이용해서 풀어내고있다.

 

특히 영상통화를 이용한 복수과정은 핸드폰의 첨단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대화없는 가정의 모습과 사생활 엿보기 등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군중속의 고독을 핸드폰이라는 매개채로 사용된다는 설정은 신선하다.

 

 <핸드폰>보도사진

<핸드폰>보도사진 ⓒ 씨네토리 제공

 

반면에 영화속 대리인을 고용해 살인한다는 설정과 마지막에 보여지는 오승민(엄태웅)의 폭행 장면, 차량 파손과 이어지는 할아버지를 향한 폭행, 여기에 만연해 있는 개인이기주의 모습 등은 관객으로 하여금 모방범죄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우려마저 보여주고 있다.

 

영화 <핸드폰>은 구성과 스토리 전개과정에서 자칫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스토리를 마지막에 기막힌 반전으로 이끄는 장면에서 대단함을 엿볼 수 있다. 이런 배경에는 김한민 감독의 전작인 <극락도 살인사건>에서처럼 관객에게 끝까지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철저한 시나리오에 그 근본을 두고 있다.

 

여기에 핸드폰을 통해 보여지는 사회상과 사회적 약자들의 울분을 복수로 끝내는 장면들이 영화속 대화처첨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결말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핸드폰> 보도스틸

<핸드폰> 보도스틸 ⓒ 씨네토리 제공

 

끝으로 관객들은 영화관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해야 할것이다. 얼굴을 모르는 상대방에게 전화에티겟을 꼭 지켜야한다는 점과 잘못된 부분에 일방적으로 항의하기에 앞서 이성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점,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한다는점, 그리고 핸드폰에 비밀번호 설정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극장문을 나오게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그에 동시에 게제된 글입니다.

2009.02.19 16:12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다음블로그에 동시에 게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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