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삼성동에 열린 F1 시티 쇼크

지난 4일 서울 삼성동에 열린 F1 시티 쇼크 ⓒ 카보


이것이 F1 머신이다.

국내 사상 초유의 경주차 도심 주행 행사로 큰 주목을 받은 F1 시티 쇼크의 성공으로 자동차 기술의 총아라 불리는 F1 경주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F1 그랑프리에 쓰이는 경주차는 흔히 자동차가 아닌 '머신(Machine)'이라고 불린다. 양산차와는 달리 오직 레이스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희귀품이기 때문이다. 머신 제조에는 단 0.001초의 기록 단축을 위해 나사 하나라도 손으로 깎아 만든다고 할만큼 많은 정성과 비용이 투입된다.

일단 F1 머신은 엔진의 출력에서 상식을 가볍게 뛰어 넘는다. F1 엔진의 배기량은 2.4리터다. 이는 국산 중형차 정도의 크기다. 동급 시판차의 출력은 170∼180마력, F1은 750마력이다. 마력은 말 한 마리의 힘을 기준으로 한 단위이니 F1 머신 한 대가 말 750마리에 해당하는 괴력을 내는 셈이다.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굉음의 원천은 엔진의 회전속도다. 현재의 F1 머신은 1만9000rpm까지 사용한다. 1분에 1만9000번이나 움직인다는 이야기이니 그 경이적인 소리가 나는 것도 이해가 된다. 보통의 승용차 엔진은 일상적인 주행시 1500∼2500rpm 정도만 쓴다.

F1 머신의 최고시속은 360km 정도다. 이는 코너가 많은 레이싱 트랙에서 실제 측정된 수치여서 고속도로처럼 직선위주로 설계된 도로를 달린다면 시속 400km 이상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4일 서울 삼성동에 모인 관중을 놀라게 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운동 성능이었다. F1 머신은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60km까지 속도를 올린 뒤 다시 완전히 멈춰서는 데까지 단 5∼6초만 소요된다.

이처럼 놀라운 성능에는 필연적으로 엄청난 대가가 뒤따른다. F1 머신은 판매가 되지 않는 차이기에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으나 개발 비용과 비품 가격 등을 감안하면 대당 약 100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다.

F1 머신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성능이 아니라 빠른 진화 능력이다. F1 팀들은 그랑프리가 열릴 때마다 머신의 공기역학적 구조물이나 노면 충격에 대응하는 부품들을 새로 갈아 치운다. 경주장마다 달라지는 코너와 노면의 특성에 맞추기 위해 평균 2주 간격으로 새차를 내놓는다고 할만큼 빠르게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BMW를 비롯해 페라리, 메르세데스 벤츠, 르노, 토요타, 혼다 등 세계적 자동차 기업이 F1에 참가하고 있는 이유도 유연하고 창의적인 개발능력을 겨루는 F1 무대에서 진정한 기술의 한계를 체험하기 때문이다. 양산차 엔지니어가 10년간 일해야 얻을 수 있는 경험을 F1에서는 단 1∼2년이면 깨우칠 수 있다. 결국 F1에서 갈고 닦은 경쟁력이 신차 개발의 질과 속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는 셈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지피코리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F1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