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마다 보여준 이탈리아 수비수들의 놀라운 움직임은 FIFA컵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잘 말해줬다.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이탈리아는 우리 시각으로 10일 새벽 3시 베를린에 있는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에서 5-3(정규경기 1-1) 으로 물리치고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키다리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실질적으로 이탈리아 수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알레산드로 네스타였지만 그는 2002년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그 자리를 대신해 나온 선수가 바로 키다리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다. 공교롭게도 그는 결승전에서 울다가 웃은 주인공이 됐다. 경기 시작 6분만에 마테라치는 프랑스의 플로랑 말루다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줬다. 수비수가 꼭 챙겨야 할 사항 중 하나인 커버플레이를 하는 과정이었지만 그가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마테라치는 엘리손도(아르헨티나) 주심에게 달려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지단의 오른발 끝에서 페널티킥 선취골이 나왔다. 하지만 마테라치는 큰 키로 결코 잊을 수 없는 골을 만들어냈다. 19분 오른발의 마술사 피를로가 찬 오른쪽 코너킥을 골문 바로 앞에서 솟구쳐 올라 이마로 꽂아넣었다. 프랑스의 수비형 미드필더 비에라와 몸싸움을 이겨낸 움직임이 돋보였다. 챔피언의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의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는 FIFA컵에 처음으로 키스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에 충분한 플레이를 펼쳤다. 가운데 수비수로서 활약은 36분부터 눈에 띄었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라 일컫는 앙리가 재치있게 공을 몰고 페널티지역 안쪽으로 들어왔지만 칸나바로는 바짝 따라붙어 슬라이딩 태클로 막아냈다. 칸나바로의 실력은 위기에서 더 빛났다. 52분 앙리는 또 한 차례 좋은 슛 기회를 잡았지만 바로 앞에서 칸나바로가 골문과 각도를 줄였다. 그는 왼발을 내뻗으며 앙리가 노리는 빈틈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그와 앙리의 불편한 관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65분 미드필더 리베리의 전진 패스가 앙리 쪽으로 들어왔을 때 칸나바로의 움직임은 더욱 놀라웠다. 스피드에서도 뒤지지 않았고 한꺼번에 두 선수와 공 다툼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프랑스의 노련한 수비수 튀랑도 칸나바로에 못지 않는 활약을 펼쳤지만 마지막 승부차기의 결과가 둘 사이를 대조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쪽에선 칸나바로가 동료들의 어깨위에 올라가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고 있었고 한 쪽에선 훌륭한 수비수 튀랑이 눈물을 닦고 있었다.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축구였다.

덧붙이는 글 ※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 결과

★ 이탈리아 1(승부차기5-3)1 프랑스 [득점 : 마테라치(도움-피를로) / 지단PK]

◎ 이탈리아 선수들
골잡이 : 루카 토니
공격형 미드필더 : 페로타(61분↔이아퀸타), 토티(61분↔데 로시), 카모라네시(86분↔델 피에로)
수비형 미드필더 : 가투소, 피를로
수비수: 그로소, 마테라치, 칸나바로, 참브로타
문지기 : 부폰

◎ 프랑스 선수들
골잡이 : 앙리(107분↔윌토르)
공격형 미드필더 : 말루다, 지단(110분 퇴장), 리베리(100분↔트레제게)
수비형 미드필더 : 마켈렐레, 비에라(56분↔디아라)
수비수 : 아비달, 갈라스, 튀랑, 사뇰
문지기 : 바르테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