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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촬영 제주4.3 제76주년 추념식에 참가하여 기념촬영을 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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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0시 서울제주도민회 회의실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4.3 제76주년 추념식이 봉행됐다. 이날 추념식은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서울제주도민회가 주최한 이날 추념식엔 서울제주도민회 회원들 뿐만 아니라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오전 10시 정각 1분간 4.3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념식의 가장 첫 순서는 제례였다. 초헌관은 강성언 서울제주도민회 회장을 대신해서 김상윤 재경구좌읍민회 회장이 맡았고, 아헌관은 허상수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공동대표가, 종헌관에는 현민종 재경4.3유족청년회장이 각각 맡아서 진행했다. 제관들의 참배가 끝난 뒤에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 유족 등 참가자 전원이 순서대로 4.3희생자 영령들께 참배했다.
맨먼저 인사말에 나선 김상윤 재경구좌읍민회 회장은 "76년 전 4.3 사건으로 무고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머리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며, 이 자리를 빌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라고 말 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이어 "7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유가족인 저희들은 그날의 아픔과 비극을 잊을 수가 없다. 저희 서울제주도민회는 선열들의 뜻을 잘 이어받아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4.3 정신을 잘 유지 발전시켜 나가겠다"라며 "참석해주신 유족분들과 도민회 회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허상수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공동대표는 "4.3 제76주년을 맞고 있지만 아직도 이름도 제대로 짓지 못하고 있다. 법률에는 '4월3일 사건'이라 돼 있고, 저 같은 경우에는 '제주대학살', '4월3일 봉기'라고 부르기도 한다"라며 "'누가 했느냐'와 관련해서 그 당시 미군정 시대니까 당시 미국이 책임있고, 피해규모는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3만명으로 추산했는데, 브루스 커밍스 선생은 그당시 제주도지사의 말을 인용해서 6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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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상수 동동대표 인사말을 하는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공동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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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이제 4.3은 여야를 떠나서,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모두 추념해야할 비극적인 대사건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오늘 참석하신 유족 뿐만 아니라 서울제주도민회 회원들도 좌우를 떠나서 이 사건의 엄청난 비극, 고통, 질곡의 시간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라며 "앞으로 남은 과제는 22대 국회가 들어서면 제주4.3특별법을 개정하는 일로, 아직도 사건의 본질을 폄훼하는 사람들을 필요시 처벌하도록 개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법 개정운동에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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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원용 시안 ‘4월이 오면’이라는 제목의 시를 낭송하는 백원용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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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오면
현산 백원용
4.3희생자유족
사월에 불어오는 외진 섬 외진 바람
밤 이슬 찬 이슬이 사방으로 젖어들고
동백꽃 검붉은 송이 나디ㅜ굴던 붉은 섬
죽창에 찔려 죽고 흉탄에 맞아 죽고
포승줄에 끌려나가 형무소로 교도소로
모질게 살아야 했던 참혹했던 모진 섬
화염에 불 타 죽은 오열하던 그 곡소리
찢어져 죽은 어머니 피 젖줄을 빨아먹던
그렇게도 애처로웠던 암울하던 외진 섬
그래도 흐르는 섬 돌처럼 살아온 섬
제삿날 모여드는 산 까마귀 울음 소리
구천을 떠도는 사월 그 사월이 흐릅니다
제사가 끝나고 서울제주도민회 회원들과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원 등 참가자들은 뒤풀이를 갖고 오랜만에 정다운 이야기와 고향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덧붙이는 글 | 제민일보, 나눔뉴스에도 같은 내용으로 송고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