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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국방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특별강연 내용을 군 장병 정신교육 교재로 사용하려다 하루 만에 연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CBS <노컷뉴스>는 3일, 국방부가 지난 1일 전군 각급 부대에 공문을 보내 당초 3일로 예정된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자유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주제로 지휘관 특별정신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군은 매주 수요일마다 장병 정신교육을 실시하는데, 원래 3일 계획됐던 정신교육 주제는 북한의 군사위협과 3축체계, 프라미스 작전(수단 교민 등 철수) 1주년 관련 내용이었다.

지휘관 특별정신교육은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교재를 사전 숙지한 뒤 장병들에게 직접 교육하는 방식인데, 국방부가 지난 1일 하달한 교재는 7페이지 분량으로 "본 교육자료는 3.20(수)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 대통령 특별강연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라는 설명이 달려있었다.

"대통령 발언 가지고 장병 교육? 군 생활 중에 처음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자유주의 경제시스템에서 기업활동의 자유와 국가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2024.3.20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자유주의 경제시스템에서 기업활동의 자유와 국가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2024.3.2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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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노동 개혁과 기업 규제완화, 상속세제 개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자유와 시장경제의 가치 등 군과 직접적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방부는 정신교육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지휘관 특별정신교육 연기를 결정했다. 군 내에선 불과 이틀 전에 갑자기 특별정신교육을 지시한 것도 문제지만,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교육 내용 자체도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야전에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순연하기로 했고, 구체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노컷뉴스>는 전했다.

한 야전부대 영관급 장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발언을 가지고 장병 교육하라는 것은 군 생활 중에 처음 본다"면서 "이런 것을 왜 지금 해야 하나,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하고 군단이나 사단이나 다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태그:#군정신교육, #지휘관특별정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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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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