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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봉, 시루봉, 노적봉, 천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성과 외성으로 성벽을 쌓았다. 산성의 축조 시기는 고려말 이전으로 추정한다. 주변이 절벽이라 접근이 어려워 임진왜란 때는 의병의 거점이 되었고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는 혈전이 벌어진 곳이다. 1996 부터 복원을 시작했다. 전체 성벽의 길이는 7345m
▲ 금성산성 연대봉, 시루봉, 노적봉, 천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성과 외성으로 성벽을 쌓았다. 산성의 축조 시기는 고려말 이전으로 추정한다. 주변이 절벽이라 접근이 어려워 임진왜란 때는 의병의 거점이 되었고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는 혈전이 벌어진 곳이다. 1996 부터 복원을 시작했다. 전체 성벽의 길이는 734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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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금성산성은 호남의 3대 산성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고려 이전에 축조하였고 성안에는 군량미 창고, 객사, 보국사 등 시설이 있었으나 동학농민운동 때 불타 없어졌다. 1996년부터 복원을 시작하여 관광 및 트레킹의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다. 

연동사에서 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다. 어려움이 있으니 거리와 시간 단축은 당연, 토굴법당과 노천법당을 거쳐 간다. 바쁠 것도 없지만 절도 보고 산성도 둘러볼 수 있으니 산수유람 코스로서는 안성맞춤이다. 연동사-보국문 코스를 택했다.

2월 2일. 오전 11시, 연동사에서 출발했다. 오랜만에 산행이라 숨이 차다. 십여 분 걸어 올랐을까. 소나무 숲길이 나타난다. 솔잎이 수북이 쌓여 있다. 잠깐 숨을 돌리고 솔향을 가슴속 깊이 들이마신다.
 
금성 산성 남 문 중 외 문
▲ 보국문 금성 산성 남 문 중 외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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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퇴뫼식과 포곡식에요. 금성산성은 포곡식 산성이고 입보 산성이지요."

동행한 최 교수의 해설이다.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하여 그 주변에 벽을 빙 둘러 지어서 마치 머리띠를 두른 것처럼 보이는 퇴뫼식과 성 안에 넓은 계곡을 포용하고, 계곡을 둘러싼 산능선을 따라 성벽을 지은 포곡식이 있다.

산에 가면 산성이 있다고 했던가. 우리나라는 산성의 나라다. 30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성 밖에서 살다가 외적이 침입하면 산속 성으로 들어가 방어하는 방식이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양규 장군이 백성들을 흥화진 안으로 들어가도록 독려하는 장면이 나온다. 피란하여 방어하는 전략이다.
 
금성산성 남문인 충용문에 외문에 해당
▲ 보국문 금성산성 남문인 충용문에 외문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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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성 남문/내문
▲ 충용문 금성산성 남문/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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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에서 노적봉, 철마봉을 거쳐 서문, 보국사지, 동자암을 거쳐 돌아오기로 했다. 소나무숲을 지났다. 돌로 쌓은 거대한 성벽 사이로 보국문이 우리를 맞이한다. 남문에는 외문인 보국문과 내문인 충용문이 있다. 외문은 내문을 방어하기 위한 옹성의 문인 듯하다. 

금성산성은 동서남북 문의 터가 있는데 이 4개소의 통로 외에는 절벽 등으로 통행할 수 없어, 요새로는 더할 데 없이 좋은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남문인 보국문과 충용문 망루에서 바라보니 담양읍을 비롯한 평야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눈 밑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다. 반듯반듯 줄지어 서있는 비닐하우스들도 눈요깃거리다. 서북쪽으로는 추월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맑은 날에는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보국문 망루는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발길을 돌려 노적봉으로 향한다. "절벽과 바위, 호수 등 자연 산세를 이용한 천혜의 산성, 철옹성 산성일 뿐 아니라 아름다움까지 갖췄다"라고 감탄을 아끼지 않은 최교수 덕분에 나조차 덩달아 신이 난다.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생명력
▲ 노적봉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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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적봉에 오르자 담양호와 추월산이 발아래 굽어보이고, 성곽 밑으로는 낭떠러지 바위다. 천길 단애 끝에 소나무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현애송이다. 강인한 생명력이라니...

서문은 지세가 낮은 계곡에 있다. 큰 하천(담양호)이 천연 해자(성 주위를 둘러싼 못)다. 자연 지형을 이용해 문을 배치한 듯하다. 성곽이 계단 식으로 군데군대 망대를 두었다. 기왓장 등 유물이 발굴 중에 있다고 하니 이후 망루가 복원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끼 낀 바위 사위로 계곡물이 졸졸 소리 내어 흐르고, 절벽에는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발가벗은 나무들을 보고 조금 황량하다고 했더니, 산성의 성곽과 망루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일갈한다. 하긴 우거진 수풀 때문에 누정을 가린 경우가 많긴 했다.
 
오염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 되고 있는 곳. 이끼 낀 비위와 대나무 숲, 부러진 나무들이 보인다.
▲ 금성산성 계곡 오염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 되고 있는 곳. 이끼 낀 비위와 대나무 숲, 부러진 나무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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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국사지에 이어 동자암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을 정도로 자연 생태계가 보전되고 있다. 아름드리나무가 뿌리째 넘어져 있는가 하면 가운데가 꺾여 다른 나무에 걸쳐 있기도 했다. 대나무 숲이 길게 이어진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금성산성 트레킹이 오후 5시에 끝났다.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천혜의 요새인 금성산성에서 풍광에 취했다. 외적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한 산성이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고 힐링의 기회를 주고 있다.

태그:#금성산성, #담양, #보국문, #충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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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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