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가 안방에서 3위 GS칼텍스를 상대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29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23, 22-25, 25-21)로 승리했다. 크리스마스 맞대결에서 GS칼텍스에게 0-3으로 패했던 도로공사는 4일 만에 다시 만난 GS칼텍스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면서 최근 4경기에서 3승 1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6승 13패).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가 50.79%의 성공률로 33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도 50%의 성공률로 15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미들블로커 배유나와 교체선수로 들어온 전새얀도 블로킹을 3개씩 잡아내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신인 김새빈은 이날 80%의 공격성공률과 함께 데뷔 후 가장 많은 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신인왕 1순위의 자격을 증명했다.

점점 떨어지고 있는 신인들의 활약
 
 김세빈은 지난 5월 도로공사와 페퍼저축은행의 지명권 트레이드로 인해 페퍼저축은행이 아닌 도로공사에 입단하게 됐다.

김세빈은 지난 5월 도로공사와 페퍼저축은행의 지명권 트레이드로 인해 페퍼저축은행이 아닌 도로공사에 입단하게 됐다. ⓒ 한국배구연맹

 
KBO리그는 입단 5년 이내의 선수 중 투수는 30이닝 이내, 타자는 60타석 이내를 기록한 선수가 신인왕 자격을 얻는다. 남자프로농구에서는 입단 2년 차 이하의 선수 중 해당 시즌 1/2 이상 출전한 선수 중에서 신인왕을 선발한다. 여자프로농구는 프로 2년 차 이내의 선수들 중 등록 시즌 경기수의 2/3 이상 출전해야 신인왕 자격이 생긴다. 다만 V리그는 남녀부 모두 당해년도에 입단한 1년 차 선수에게만 신인왕 수상자격이 주어진다.

물론 프로 원년의 황연주(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시작으로 2005-2006 시즌의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2011-2012 시즌의 박정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처럼 확실한 신인왕 수상자가 나왔던 시즌도 있다. 하지만 최근 5~7시즌으로 범위를 좁히면 2018-2019 시즌의 정지윤(현대건설)과 2021-2022 시즌의 이윤정(도로공사) 정도를 제외하면 최근 신인왕 수상자들의 루키 시즌 활약은 배구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는 '리틀 김연경'으로 불리던 정호영(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을 비롯해 이다현(현대건설), 권민지(GS칼텍스) 등 좋은 유망주들이 대거 배출됐다. 물론 정호영과 이다현은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성장했지만 사실 루키 시즌까지만 해도 소위 '대어'로 꼽히던 신인들의 활약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결국 2019-2020 시즌의 신인왕은 25경기에서 103득점을 기록한 2라운드 출신 박현주(흥국생명)가 수상했다.

2020-2021 시즌 신인 드래프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역대 최초로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그해 대회가 대거 취소되는 바람에 각 구단이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2020-2021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39명의 참석자 중 수련선수 2명을 포함해 단 13명만이 프로입단에 성공했다. 또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루키 시즌 선배들의 벽을 넘지 못했고 신인왕은 17경기에서 41득점을 기록한 이선우(정관장)에게 돌아갔다.

195cm의 귀화선수 염어르헝(페퍼저축은행)이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던 지난 시즌 역시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신인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많은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가운데 지난 시즌 정관장에서 활약했던 세터 박은지(도로공사)와 리베로 최효서가 신인왕을 두고 집안싸움을 했다. 결국 지난 시즌 신인왕은 주전 리베로 노란이 복귀하기 전까지 정관장의 후방을 지켰던 최효서 리베로에게 돌아갔다.

블로킹 7위에 올스타 출전하는 유일한 루키 
 
 김세빈(왼쪽)은 루키 시즌부터 블로킹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도로공사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자리매김했다.

김세빈(왼쪽)은 루키 시즌부터 블로킹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도로공사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자리매김했다. ⓒ 한국배구연맹

 
지금은 아웃사이드히터로 변신한 정지윤과 '유교세터' 이윤정 정도를 제외하면 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대형신인이 나오지 않은 것은 V리그의 큰 고민이었다. 기존 프로선수들이 V리그와 컵대회 일정을 통해 많은 실전을 소화하면서 고교 선수들과의 격차를 벌렸다는 평가와 함께 고교 선수들의 기량이 정체됐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한봄고의 대형 미들블로커 유망주 김세빈의 등장은 배구팬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1990년대 여자배구 대표팀 부동의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김남순과 한국전력 빅스톰 김철수 단장의 둘째딸 김세빈은 여고배구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며 유력한 1순위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FA박정아의 보상선수로 이고은 세터를 지명하고 다시 이고은을 활용한 트레이드를 통해 페퍼저축은행의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그리고 예상대로 페퍼저축은행의 지명권은 전체 1순위가 됐고 도로공사는 망설임 없이 김세빈을 지명했다.

김세빈은 시즌 초반부터 팀의 간판선수 배유나와 함께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며 GS칼텍스로 이적한 리그 최고령 선수 정대영의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3라운드에서 발목을 다친 최가은이 복귀하며 출전시간을 나누고 있지만 29일 현재 김세빈은 18경기에서 94득점을 올리며 9경기에서 20득점을 기록 중인 최가은과의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 최근 입단했던 신인 선수들의 활약을 고려하면 김세빈의 활약과 리그 적응속도는 분명 기대 이상이다.

김세빈은 29일 GS칼텍스와의 경기를 통해 왜 자신이 이번 시즌 신인왕 0순위로 불리는지 확실히 증명했다. 배유나와 함께 도로공사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출전한 김세빈은 80%의 공격성공률과 함께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도로공사의 3-1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김세빈은 이번 시즌 세트당 0.54개의 블로킹으로 블로킹 부문 전체 7위에 올라 있을 만큼 뛰어난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서브를 준비하면서 "갑니다"라고 말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루틴이 있는 김세빈은 지난 12일에 발표된 올스타 팬투표 결과에서 양효진(현대건설)에 이어 K스타 2위에 올라 올스타전 출전을 앞두고 있다(김세빈은 이번 시즌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유일한 신인 선수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한봄고 3학년생인 김세빈은 프로 데뷔 3개월 만에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이번 시즌 최고의 신인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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