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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정치개혁, 선거법 개악저지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정치개혁, 선거법 개악저지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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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성문'을 썼다. 

"사실 탄핵 이후 집권한 민주당 정권에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민주당이 이 기회를 통해 시대적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몹시 뼈아프게 생각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연합을 통한 승리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크게 성토했다.

"촛불에서 형성된 연합정치의 틀을 누가 깼습니까. 그건 분명합니다. 민주당이 혼자 먹으려고 깬 겁니다. 결과는 어땠습니까. 정권교체 여론이 언제 생겼냐면, (2020년) 총선 이기자마자 생겼습니다. 총선에서 역사적 압승을 거두고 개혁의 동력을 마련했다고 민주당이 장담한 그 순간, 이 정권을 바꿔야 되겠다고 국민이 심판의 결의를 다진 겁니다."

'연합정치 복원'에 공감대... "지역-비례 역할 분담 필요"

두 사람은 물론 20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치개혁과 선거법 개악 저지를 위한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이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민주당부터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녹색당, 사회민주당(창당준비위) 등 원내외 정당부터 민주노총, 참여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등 여러 시민단체가 다같이 어우러진 자리였다. 모두들 2016년 촛불 이후 사라진 '연합정치'의 복원이 시급하다고, 그 전제조건은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유지라고 말하는 모임이었다.

지금의 선거제도는 전체 의석과 정당 득표율을 연동해 비례의석을 배분하기 때문에 지역구 당선자 수가 많은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갈 수 없다. 거대 양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총선 당시 '위성정당'을 만들어 각각 비례의석을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이 '꼼수'가 재연될 수 있다며 차라리 지역구 당선자 따로, 비례대표 따로 뽑는 과거 제도, 병립형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 민주당도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 무엇이 더 좋을지 고민 중이다.
 
정치개혁, 선거법 개악저지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가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정치개혁, 선거법 개악저지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가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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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의원은 그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병립제로의 회귀는 분명한 퇴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실패'를 극복하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민심대로 국회가 구성돼야 한다는 원칙을 대선 결선투표제와 함께 선거제도 개혁의 방향으로 분명하게 확립해야 한다"며 "최소한 현행 준연동제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동형 유지라는 요구와 소선거구제 한계로 인한 국민의힘 다수당 등장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 의원의 생각은 "지역 정당-비례연합 정당의 역할 분담"이었다. 그는 준연동형제라는 현재의 틀 아래 "민주당이 지역구 정당의 주역을 맡아 지역에 출마하고, 제정당이 합의가능한 방법을 찾아 비례연합 정당으로 힘을 모으는 방안이 22대 국회의 민주적 구성을 위해 현실적으로 모색돼야 한다"며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지역구 163석을 확보한 것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내년 총선은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니며, 낙관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태호 위원장은 딱 잘라 "연합정치의 효능감은 민주당이 잘 안다. 연합하지 않고 집권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정치교체' 공약을 언급하며 "지금이라도 그 약속을 지켜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민주당이) 선거법 핑계 대고, 국민의힘 위성정당 핑계 대는데, 그러면 연합정치 하려고 테이블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까 어느 분이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던데, 아니 왜 이게 처음이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연합정치의 시작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라고 거듭 주장했다. 정호진 사회민주당 창준위 공동위원장은 "연합정치의 실패로 인해서 윤석열 정권이 탄생했다는 점 하나는 모두 알고 있다"며 "민주당에 개혁을 바라진 않겠다. 하지만 개악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민주당에게 '국민의힘과 무원칙한 야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을 요구한다"며 "선거제도 개혁을 완수할 것인가, 퇴행할 것인가. 키는 오로지 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정권 심판, 정치개혁... 민주당 힘만으로 못한다"

발제를 맡은 하승수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과 '정치개혁'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까는 민주당 지도부만의 고민이어선 안 된다"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고민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 개혁의 연합정치를 하자"며 "지금 필요한 것은 혁신위, 비대위, 이준석 신당도 아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를 위해선 과연 무엇이 필요한가'다"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실질적 다당제를 달성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을 원합니다. 또 헌법 개정. 국민이 바라는 방향도 나와 있습니다. 대선 결선투표제, 국민소환 등 국민참여 직접민주주의를 원합니다. 이 과제는 민주당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제도 개혁을 위한 연합정치가 정말로 필요합니다."

한편 여야가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이견 등을 이유로 사실상 선거제 협상에 손놓고 있으면서 12월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출마자들은 자신의 선거구가 어디가 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남인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고 국민의 참정권이 온전히 보장받기 위해서 선거구 획정이 시급하다"며 "양당이 서둘러 선거제도 및 선거구 획정 기준에 합의하기 바란다. 지도부의 결단만 남았다"고 촉구했다.

태그:#2024총선, #선거제도, #병립형, #연동형,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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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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