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에서 이틀 연속으로 흔치 않은 '리버스 스윕' 경기가 나왔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27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3-25, 25-20, 25-19, 15-12)로 승리했다. 여자부 7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시즌을 시작한 GS칼텍스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이어 페퍼저축은행까지 꺾으면서 현존하는 여자부 유일의 무패팀이 됐다(3승).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가 43.48%의 점유율을 책임지며 시즌 개막 3경기 만에 40득점을 기록했고 '살림꾼' 유서연이 8득점을 올렸다. 베테랑 정대영과 한수지 대신 중앙을 지킨 오세연과 문지윤도 13득점을 합작하며 GS칼텍스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날 GS칼텍스 대역전극의 일등공신은 48.94%의 높은 성공률로 25득점을 퍼부은 GS칼텍스의 새로운 캡틴 강소휘였다.

이소영 이적 후 떠맡은 에이스의 중책
 
 GS칼텍스의 토종에이스 강소휘는 이번 시즌부터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GS칼텍스의 토종에이스 강소휘는 이번 시즌부터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 한국배구연맹

 
단체 스포츠에서는 귀여운 막내로 입단했던 선수도 연차가 쌓이고 팀 내 비중이 커지면 팀을 이끌어야 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다. 2015-2016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강소휘는 입단 초기 한송이,이소영(이상 정관장) 같은 든든한 언니들과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순조롭게 성장했다. 강소휘는 입단 3년 차가 되던 2017-2018 시즌 532득점으로 득점 7위(국내선수 2위)에 오르며 리그 정상급 왼쪽 공격수로 성장했다.

2017년과 2020년 컵대회 MVP에 선정된 강소휘는 6년 차 시즌이었던 2020-2021 시즌 드디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V리그 정상에 올랐다. 205cm의 최장신 메레타 러츠, 공수겸장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과 함께 GS칼텍스의 삼각편대로 활약한 강소휘는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쌍둥이 자매 사태'로 어수선하던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3승 무패로 제압하며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컵대회, 정규리그, 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다.

강소휘는 프로 데뷔 첫 챔프전 우승과 데뷔 첫 FA라는 겹경사를 맞았지만 2020-2021 시즌이 끝난 후 마냥 기뻐하기엔 강소휘의 신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바로 팀의 주장이자 '쏘쏘 자매'로 활약하던 이소영이 강소휘와 동시에 FA자격을 얻은 것이다. 2021-2022 시즌 기준 구단의 연봉 총액이 23억 원이었던 V리그 여자부에서 GS칼텍스가 연 5억 원 이상의 연봉이 유력한 이소영과 강소휘를 동시에 붙잡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결국 이소영이 3년 19억 5000만 원이라는 최고의 대우를 받고 정관장으로 이적한 가운데 강소휘는 GS칼텍스와 3년 15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하며 잔류했다. 그리고 2020-2021 시즌까지 이소영과 부담을 나눴던 GS칼텍스의 토종에이스 자리는 강소휘 혼자 떠맡게 됐다. 강소휘는 2021-2022 시즌 복근부상이라는 악재에도 30경기에서 357득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2019-2020 시즌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아웃사이드히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다.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에서도 맹활약
 
 이번 시즌 초반 강소휘보다 리시브를 잘하는 선수는 리그에서 단 3명 뿐이다.

이번 시즌 초반 강소휘보다 리시브를 잘하는 선수는 리그에서 단 3명 뿐이다. ⓒ 한국배구연맹

 
작년 국가대표로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출전했던 강소휘는 7월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난소낭종 제거수술 소견을 받으면서 세계선수권대회와 컵대회에 연이어 불참했다. 강소휘는 2022-2023 시즌 수술과 부상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32경기에 출전해 팀 내 토종 선수 중 가장 많은 457득점을 기록했다. 다만 소속팀 GS칼텍스가 정규리그 5위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강소휘의 분전은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2023-2024 시즌이 끝나면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게 되는 강소휘는 지난 7월 팀의 주장에 선임됐다. VNL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구미에서 열린 컵대회에 출전한 강소휘는 지난 8월 5일 기업은행과의 결승전에서 47.62%의 성공률로 21득점을 올리면서 개인 통산 3번째 컵대회 MVP에 선정됐다. 올해로 18번이 치러진 컵대회에서 세 번의 MVP를 수상한 선수는 남녀부 모두 합쳐 강소휘가 유일하다.

강소휘는 시즌이 개막한 후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GS칼텍스를 개막 3연승으로 이끌고 있다. 3경기에서 52득점을 올리며 득점 10위, 국내 선수 중에서는 김연경(흥국생명)과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는 강소휘는 46.08%의 공격성공률로 김연경(48.48%)과 팀 동료 실바(48.44%)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공격 빈도와 득점력, 효율 모두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강소휘가 시즌 초반 더욱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한층 안정된 서브리시브에 있다. 지난 시즌 37.48%의 리시브 효율로 14위를 기록했던 강소휘는 이번 시즌 리시브 효율이 44.44%로 상승했다. 이는 문정원(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61.22%)과 한다혜(56.25%), 박혜민(정관장, 47.54%)에 이어 리그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GS칼텍스는 유서연도 41.18%의 리시브 효율(6위)을 기록하며 45.58%의 팀 리시브 효율로 이 부문 독보적인 1위에 올라있다.

다만 24.46%를 기록 중인 강소휘의 공격 점유율은 최소 20%대 후반까지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GS칼텍스는 이번 시즌 실바가 무려 46.04%로 지나치게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강소휘가 공격점유율을 조금 더 끌어 올리면서 실바의 부담을 줄여주고 지금의 효율을 유지한다면 GS칼텍스의 상승세는 시즌 초반의 일시적인 현상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종료 후 강소휘의 가치 또한 더욱 상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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