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사회복지사업 지원 중단을 결정해 학부모 등과 갈등을 빚은 군포시가 이번엔 군포시민단체협의회(아래 시민협)가 위탁 운영하던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아래 군포공활센터)'를 시 직접운영(아래 직영)으로 전환해 또 다른 갈등에 휩싸였다.
시민협은 26일 늦은 오후 직영 전환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군포시가 규정을 어겼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군포공활센터 운영에 관한 위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결정 시 군포시공익활동촉진위원회(아래 공촉위)를 구성하여 심의·자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이유다.
시민협은 "행정심판 청구서에 이 사실을 적시한 뒤 직영 결정 취소가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군포시의 재결을 요구했다. 직영 결정을 취소하고 다시 위탁운영을 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시민협은 같은 날 오전 산본중심상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은호 군포시장에게 '직영전환 결정 취소'를 촉구했다. 직영으로의 전환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조례를 어겼다며, 이에 대한 사과도 요구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시민협에 따르면, 군포시는 공촉위의 임기가 끝난 지난해 7월 이후 새로운 공촉위를 구성하지 않은 채 직영 전환을 결정하고, 지난 9월 20일 군포공활센터에 구두로 통보했다.
이어 이틀 뒤인 22일 공문으로 통보하며, 시청 누리집에 군포공활센터를 운영할 '군포시 지방 임기제 공무원 임용시험'을 공고했다. 나흘 뒤인 26일에야 수탁기관인 시민협에 직영 통보 공문을 팩스로 발송했다.
직영으로 전환하면 현재 있는 직원들(센터장 포함 4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군포시 관계자는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직원보다 1명 적은 3명을 뽑지만, 직원들이 임기제 공모에 응모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사실상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 아니냐'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관계자는 직영 전환 이유에 대해 "지난해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민간위탁 센터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조사해 보니 인건비가 약 2억 5천만 원인데, 사업비가 1억 원 정도였다. 정말 비효율적이란 느낌이 있어 직영 전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직영 전환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촉위를 둔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임의규정일 뿐이지 꼭 해야 한다는 강행 규정은 아니라고 판단, 심의·자문을 구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사업비 삭감, 인건비 비중 높여 센터 비효율적이라는 논리 만들어"
그러나 군포시 관계자 바람대로, 군포공활센터 직원들이 임기제 공모에 응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태우 군포공활센터장은 27일 통화에서 "채용하고자 하는 임기제 공무원의 처우가 기존의 처우보다 열악하고, 그동안 센터를 운영한 직원들의 전문성 등에 대한 인정도 없다"라며 "(채용 응시 바람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논리라면 공무원의 높은 호봉 때문에 인건비가 부담되니 모두 해고한 뒤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면 된다"라고 힐난했다.
또한 인건비가 사업비에 비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하은호 시장 당선 이후 계속 사업비를 삭감했다"고 주장하며 "인건비 비중이 높게 하여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를 만들었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센터장은 공촉위 구성 등이 임의규정이라 하지 않았다는 군포시 측 주장에 대해 "임의규정, 강행규정 따질 필요 없이 센터의 지속성과 운영 등을 검토하기 위한 위원회이기에 상호 간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지켜야 할 절차"라고 반박했다.
군포시는 지난 2012년부터 지원하던 학교사회복지사업 지원 중단을 결정해 학부모와 학생, 군포시민단체 등과 갈등을 빚었다.
군포시가 학교사회복지사업 지원이 중단하면, 8개 학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8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사회복지사들이 관리·지원하던 저소득계층과 다문화가정 학생 등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관련 기사:
학생-학부모 호소에도... 하은호 군포시장, 학교사회복지사업 중단 https://omn.kr/2634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