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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굳은 표정의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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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1일 오후 5시 45분]
 
직접 부결도 요청하고, 앞으로 통합적인 당 운영도 약속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끝내 동료 의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2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이재명 대표의 2차 체포동의안을 투표에 부쳤다. 결과는 출석 의원 295명 가운데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이었다. 국민의힘 출석가능 의원 110명, 정의당 6명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국민의힘 탈당 의원 2명이 '가(可)'표를 던졌다고 했을 때, 민주당에서 29명이 합류한 결과였다. 여기에 기권·무효표까지 포함하면 전체 이탈표는 39명에 달한다.

이 대표 부결 요청... 투표 전날,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에는 '부결' 정서가 많았다. 대선 패배 후 약 1년 6개월 동안 이 대표는 계속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다.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처음 날아든 체포동의안을 가결 정족수 미달로 가까스로 피한 뒤에도 수사는 계속 됐다. 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정치 행위'라며 규탄했지만, 검찰은 멈추지 않았다. 그 사이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쇄신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가 19일째인 9월 18일 병원에 옮겨졌다. 같은 날 2시간 후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너무하다'던 의원들의 정서는 20일 낮, 이 대표가 직접 페이스북에 "검찰 독재의 폭주기관차를 멈춰세워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리면서 달라졌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부결 요청이었다. 

앞서 이 대표는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저를 향한 정치 수사에서 불체포 권리를 내려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기 때문에, 이 대표의 부결 요청이 애초 약속을 뒤집는 것으로 비춰지면서 분위기가 급격하게 달라졌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표정이 굳어 있다.
▲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에 굳은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표정이 굳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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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은 박광온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병상 단식중인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은 박광온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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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당 지도부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부결을 호소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진 않았다. 그리고 투표 당일인 21일 오전, 박광온 원내대표는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났고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전 기자들에게 그 결과를 소개했다.

"두분은 앞으로의 민주당 운영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향후 당 운영과 관련해서 통합적 당 운영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고 한다. 현재 당 대표나 지도부의 당 운영에 대해서 우려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런 편향적인 당 운영을 할 의사나 계획이 전혀 없고, 지난 총선TF 구성에 있어서도 다양한 의원들로 구성되도록 노력한 바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당 운영에 있어서도 의원들의 통합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당대표, 지도부가 다함께 마음 모아서 노력하겠다는 대화를 나눴다."

박 원내대표는 투표 전 열린 의총에서 이 대화 내용을 의원들에게 설명하며 다시금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날 이 대표의 메시지를 계기로 돌아선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가 직접 '방탄 단식'임을 자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월 1차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됐을 당시 기권·무효 20표로 '경고'를 보냈던 의원들조차 '더 이상 방탄은 안 된다'는 생각을 굳힌 분위기였다.

한 친명 의원은 의총 전 <오마이뉴스>와 만나 "가결이 조금 더 높은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전날 이 대표의 글을 두고 "불필요한 걸 냈다"며 "(그렇게 올릴 줄 사전에)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결국 '살려달라'고 애걸한 셈인데 최악의 수였다"며 "어제 메시지를 보면서 다들 '다음엔 어떻게 할 건데?'라고 생각했을 거다. 어떻게든 빨리 매듭지어야지, 이번에 그냥 넘기면 총선이 다가오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봤다. 

이재명 지지자들 분노... 지도부는 침묵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지었으나, 일부는 오열하거나 눈물을 흘리며 항의했다.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지었으나, 일부는 오열하거나 눈물을 흘리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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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부결! 부결!"을 외치고 있다.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부결! 부결!"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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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본회의를 방청하던 약 50명의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김진표 의장이 가결을 선포하자 분노를 그대로 표출했다. 이들은 국회 방호과 직원들의 제지를 받아 퇴장하면서도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똑바로 해 XX들아" "니네가 인간이냐" "이 민주당 XXX들아 정신 차려라"라고 소리쳤다. 당사 앞에 모여있던 지지자 30여명도 가결 소식에 격분하며 당사 진입을 시도했다. 10여명은 철제 펜스를 뜯어내려 시도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일부는 오열하기도 했다. 

회의장 밖으로 나온 박광온 원내대표는 '가결됐는데 입장이 있는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많이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지도부가 여러 차례 부결을 호소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다. 긴급하게 모여서 앞으로의 상황과 대책을 논의하고 추후에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이 대표는 조만간 법원에 출석해 배임(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증거인멸교사(검사사칭사건 재판 관련), 뇌물과 외국환거래법 위반(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아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후 7시 50분경 취재진에게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동의통지서'를 송부받았다"고 알렸다. 법원은 곧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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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체포동의안, #민주당,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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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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