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환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게릿 콜 (출처: 구단 SNS)

올시즌 환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게릿 콜 (출처: 구단 SNS) ⓒ 뉴욕양키스

 
지난 2022시즌 탈삼진왕에 올랐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을 기록하며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뉴욕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의 올시즌 활약이 심상치 않다.
 
콜은 지난 4월 아메리칸리그(아래 AL) '이달의 투수' 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현재까지 13승 4패 평균자책점 2.81 192이닝 208탈삼진 WHIP(이닝 당 주자 허용) 1.05 b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6.3의 성적을 기록하며 AL 사이영 상 수상에 근접한 상태다.
 
2019년 12월 양키스와 9년 3억 2400만 달러(4300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콜은 활약 대비 몸값이 과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지난해 디비전시리즈에 이어 올시즌 내내 팀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치며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향상된 플라이볼 퀄리티 억제 능력, 약점 해결하다
 
지난 시즌 콜은 탈삼진왕에 올랐음에도 9이닝당 피홈런이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단축시즌 제외) 1.48개까지 상승한 탓에 2017시즌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3.50)을 기록하며 양키스 팬덤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하지만 올시즌 콜은 9이닝당 피홈런을 2018시즌 이후 가장 낮은 0.94개까지 낮추는 데 성공하면서 양키스 입단 이후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콜의 피홈런이 이렇게 줄어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플라이볼 타구의 퀄리티를 억제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콜의 포심 패스트볼 상대  플라이볼 타구들의 발사각도 및 발사속도 분포도
(출처:?베이스볼 서번트)

콜의 포심 패스트볼 상대 플라이볼 타구들의 발사각도 및 발사속도 분포도 (출처:?베이스볼 서번트) ⓒ 베이스볼서번트

 
올시즌 들어서 콜이 허용한 플라이볼 타구 가운데 33도 이상의 비교적 높은 발사각도를 가진 플라이볼 타구의 비율은 프로 통산 가장 높은 69%에 이르고 있다. 그런 반면 발사속도 100마일 이상의 플라이볼 타구 비율은 양키스 입단 이후 가장 낮은 24%로 나타나면서 플라이볼 타구의 피장타율이 .613로 크게 낮아졌다. (커리어 평균 .792)
 
콜이 이처럼 잘 맞는 플라이볼 타구를 줄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한 비결은 포심 패스트볼 커맨드의 향상이다. 올시즌 이후 콜은 지난 시즌에 비해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을 다소 낮추는 대신 보다 정교하게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방향으로 투구 전략을 수정했다.
 
그 결과 콜은 하이패스트볼을 통해 빗맞은 플라이볼 타구를 더 많이 유도하는 데 성공했고(포심 패스트볼 상대 플라이볼 타구 피장타율 변화: 지난 시즌 1.125 → 올시즌 .598) 가장 큰 단점이던 잦은 피홈런 문제를 자연스레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보조구종의 발전, 경기 플랜을 다양화시키다
 
올시즌 들어 콜이 기존의 주력 변화구인 슬라이더(탈삼진율 저하)와 체인지업(피장타율 급등)의 위력이 다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포심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보조구종인 너클커브와 커터의 위력 향상 더분이다.
 
리그 내 비슷한 조건(구속 및 릴리스 포인트)의 구종 평균에 대비해 6~12cm가량 움직임이 큰 콜의 너클커브는 2021시즌 이후 위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예년에 비해 한층 더 정교해진 커맨드를 바탕으로 빠른 카운트에서 많은 땅볼을 이끌어내며 0.576이라는 뛰어난 피OPS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부터 구사하기 시작한 커터의 경우, 올시즌 들어서 무브먼트가 5~7cm 가량 향상되며 피OPS가 0.772로 개선되었다. 그뿐 아니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11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는 동안 단타 2개만을 허용했을 정도로 결정구로 효용성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콜이 너클커브를 20개 이상 구사한 경기는 7회, 커터를 15개 이상 구사한 경기는 6회에 이를 정도다. 콜은 당일 경기 상황에 따라서 너클커브와 커터의 비중을 조정하며 이 두 가지 보조 구종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구속이 느린 너클커브는 구사하는 모든 구종이 89마일을(144km) 상회하는 빠른 구속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피칭을 하기 쉽지 않다는 콜의 약점을 훌륭하게 보완해준다.

또 다른 보조 구종인 커터의 경우에는 다른 구종들과 터널링 효과(서로 다른 구종이 유사한 궤적을 보이며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빚어내면서 상대 타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올시즌 콜이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데는 보조 구종의 기여도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생애 첫 사이영 상 수상이 유력한 게릿 콜(출처: 구단 SNS)

생애 첫 사이영 상 수상이 유력한 게릿 콜(출처: 구단 SNS) ⓒ 뉴욕양키스

 
선발 에이스인 콜이 뛰어난 활약을 보였음에도 올시즌 양키스는 정확히 5할 승률(9/21 기준)에 그치고 있다. 선수단 연봉 총액(ML 전체 2위)이나 그간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실망스러운 성적(AL 동부지구 4위) 탓에 와일드카드 레이스에도 사실상 탈락한 상태다.
 
휴스턴 소속이던 지난 2019년, 20승-평균자책점 2.50-326탈삼진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도 팀 동료인 저스틴 벌랜더에게 밀리는 등 그간 사이영상 2위만 두 번 기록하며 '만년 2인자'라 불리던 콜이 생애 첫 사이영 수상을 통해 팀 성적에 실망한 양키스 팬덤에 위안을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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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MLB.com, 베이스볼서번트, 팬그래프, 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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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종석 /감수: 김정학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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